12학년 자녀를 둔 가정은 지금 이 순간에 자녀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칠 중대한 선택을 해야 한다. 바로 진학할 대학을 선정해야만 하는 시기이다. 여러 대학으로부터 입학허가서를 받아 들은 자녀가 어느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자녀의 인생에 가장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일지에 대한 고민은 의대 진학을 원하는 자녀를 둔 가정의 일만은 아니겠지만, 특별히 의대 진학을 생각하는 가정이라면 큰 고민이다. 앞으로의 4년이 자녀를 어떤 의대로 인도할 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가정도 있을 것이고 의대 진학의 가능성 자체에 대해 걱정하는 가정도 있을 것이므로 대학선택이 자녀의 의대 진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대학에서 학생을 선발할 때는 그 학생의 가능성을 주된 기준으로 본다. 학습능력도 가능성을 판가름 하는데 중요한 요소이고, 리더쉽이나 수상경력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좋아도 추천서 내용이 부실하면 전혀 예상치 않은 결과를 맞이하기도 한다. 나쁜 내용이더라도 솔직하게 적는 것이 미국에서 추천서를 적는 이들의 마음가짐이므로 작은 실수도 언급되는 경우가 생각보다 빈번하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좋은 마음으로 적어준 추천서가 학생의 한계를 언급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가능성 측면에서 배제되는 일도 발생할 수 있다. 여하튼 대학에서 그 학생을 선발했다면 해당 학생은 그 대학에서 제공하는 교육제도를 활용하면 그 대학이 원하는 인재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의미인 것은 확실하다. 그렇다면 자녀가 진학할 그 대학이 원하는 인재상은 무엇인지를 알아야 그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의대 진학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한 답을 유추할 수 있겠다. 아직 인생목표가 확실하지 않은 학생들과 벌써 의대 진학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학생들은 삶의 방식이 달라도 참 많이 다른데 이는 고교졸업을 하기도 전인 이 시기에 대학을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적용되므로 합격한 대학을 방문하여 질문할 내용이 달라져야 한다. 해당 대학이 원하는 졸업생의 모습을 확인하고 나서 진학할 대학을 결정해도 늦지 않는다. 물론 어떤 인재상을 얘기하든 아마도 모두 좋은 얘기들일 것이지만 그 인재상이 자녀가 살아가고자 하는 인생관이나 의사가 되고자 하는 이유와 부합되면 최고의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하버드라는 학교는 글로벌 시대에 적합한 리더를 양성하고자 하므로 전 세계에서 뛰어난 유학생들을 많이 선발하여 미국에서 자란 뛰어난 학생들과 함께 교육을 시키며 일찌감치 인적교류를 시키니 멀지 않은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쉽게 유추할 수 있다. 긍정적으로만 보자면 전 인류를 위하는 방법이고 부정적으로만 보자면 미국의 패권주의를 위한 방법론으로 치부된다. 그에 비해 리버럴 아츠 대학들은 인간과 사회에 대한 애정을 가르치고자 한다. 인문과학이 지향하는 바가 바로 그것이므로 그런 분야의 책을 많이 읽히고 글을 많이 적게 한다. 주립대학의 설립 및 존재의 목적은 해당 주민들의 안녕이 최우선이다. 너무나도 다양한 수많은 대학들의 목표를 극단순화 시켰으므로 동의하지 않는 독자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위와 같은 성향을 보이므로 각 가정에 도움이 되기 바라며 소개했고 이제 그 영향에 대해 알아보자.
글로벌 리더를 양성하기 원하는 대학에 진학한 학생이 자기가 자란 동네에서 부모와 가까이 살며 사회에 봉사하며 기뻐하는 의사로 살아가기를 원한다면 대학선택이 아주 잘 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런 학생이라면 리버럴 아츠 칼러지에 진학하는 것이 더 어울릴 수 있겠고 그런 삶을 살아갈 실질적인 확률도 높아지며 궁극적으로 그런 삶을 살아가며 큰 행복감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이 학생의 영어 독해력이 뛰어나지 않다면 주립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교육의 질도 중요하지만 학생이 그 교육을 소화해 내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주립대학의 교육의 질이 열등하다고 할 지라도 본인만 정신차리면 의대 진학을 못 할 일은 아니다. 학원 하나 없는 작은 지방에서 고교를 다니고도 아이비리그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이 있듯이 자기 하기 나름이다. 하지만 대학이 꼭 의대 진학만을 준비하는 장소는 아니므로 교육의 질과 동시에 평생을 함께할 가치관 확립의 시기이므로 학생의 능력과 성향에 맞는 올바른 목표를 정해야만 한다. 하버드에 합격한 학생의 하버드 의대 진학에 관한 문의가 올해도 끊이지 않고 있고, 프린스턴이나 MIT에 합격한 학생이 의대는 하버드 의대에 꼭 가고 싶다는 말을 하며 울먹이는 일이 어쩜 그리 매년 반복이 되는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하버드대학에 진학한 학생들 모두가 하버드 의대에 진학하지는 못 한다는 말을 매년 반복하지만 매년 꿈에 젖은 상담을 해줘야만 한다. MIT에 합격했다고 잔치를 벌이며 가문의 영광이라고 기뻐하는 가정이 일반적인 모습일 수 있지만 같은 MIT 합격자 중에는 온 가족이 의기소침해서 필자를 방문하여 대학입시에서는 실패했지만 의대 진학만큼은 원하는 목표를 이루고 싶다는 비장한 각오를 보이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다. 작은 주립대학에만 합격한 학생이 기쁜 마음으로 지금부터 어떻게 준비해야 의대에 진학할 수 있냐는 질문을 해오면 이 또한 반갑게 답을 해줄 수 있다. 굳이 전문가의 도움, 그것도 정확한 정보를 토대로 한 제대로 된 조언 다음으로 고려할 기준은 학생 스스로의 결정이다. 단, 학교를 방문한 이후에 내리는 결정이라면 존중해 줘야 한다. 그래야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고 최악의 경우에도 스스로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이러한 선택과정을 거치며 비교분석 하는 능력을 키우고 자신의 선택에 책임지는 자세를 배울 수 있다면 성공적인 의대 진학은 물론이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것이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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