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던시 매칭에 대해 자세히 소개한 이후 많은 가정에서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의대에 진학하고 나면 이제 입시지옥은 완전히 벗어난 줄로 생각했는데 레지던시 지원과정에서도 에세이를 적고 추천서를 받아야 하며 인터뷰에도 다녀야 한다면 더 어려운 입시과정이 기다리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냐는 탄식 아닌 탄식을 하며 걱정을 많이 하고 있으므로 모든 가정에 미리 알리고 싶은 사항이 생겼다. 의대 진학시에 제대로 준비한 학생이라면 의대를 마치며 거칠 레지던시 매칭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는 기쁜 소식과 함께 잘 준비된 의대 진학준비가 무엇인지를 소개하여 이를 토대로 4년후 레지던시 지원시에도 좋은 결과를 받을 수 있게 돕고자 한다.
의대 진학준비를 크게 두 시기로 나누자면 지원 준비단계와 지원단계로 나눌 수 있다. 학기중에는 공부 열심히 하고 교내 특별활동에 충실하며 중장기 연구에 꾸준히 참여하여 지도교수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기본적이고도 원론적인 대학생활이 요구된다. 학기와 학기 사이의 방학기간에는 자신만의 관심분야에 대한 경험을 쌓아야 할 것이고 이런 것들이 쌓여야 지원시에 자신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다. 이는 프리메드 학생뿐 아니라 모든 대학생들에게 요구되는 사항이므로 이 점을 힘들어 하며 부담을 느끼는 학생은 해당 대학에 진학한 것이 잘못된 선택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다른 기본 대학생활은 다 잘 유지되었으나 학점관리만 부실했다면 아직 기회는 열려 있다. 포스트백 프로그램이라 불리우는 과정을 통해 프리메드 필수과목들을 재수강하는 재도전을 통해 자신의 학습능력을 의대에 보여주면 된다. 하지만 포스트백 과정을 거친다는 것은 시간과 금전적 투자가 수반되므로 학기중에 공부 열심히 하는 지극히 당연한 일이 자신의 인생을 아끼며 부모의 금전도 아끼는 현실적인 문제라는 것을 학생들이 알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그나마 포스트백을 거치기 마다하지 않는 학생은 가능성이 열려 있지만 시간과 돈을 아끼겠다고 성적이 안 좋은 학생이 MCAT 성적만 잘 받으면 의대에 진학할 수 있다는 무지하고 미련하며 게으른 방법을 택한다면 학원 좋은 일만 시키는 결과가 대부분이다. 어차피 학교성적이 안 좋다는 사실은 해당과목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다는 것이고, 그런 과목을 학원에 가서 문제풀이만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받기도 어렵지만 설혹 좋은 MCAT 성적을 받더라도 안 좋은 학점을 받은 과목을 재수강하며 의대에 진학해서 학습능력 부족으로 동료들의 학습까지 방해하는 문제학생이 되지 않을 각오를 보여주는 것이 의대 진학에 더 유리한 일이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생각을 부모가 자녀들에게 알려주면 좋겠다. 의대 입시는 부모들이 살아가는 치열한 삶의 현장에 적용되는 원칙만 적용하면 그리 어렵지 않게 답을 찾을 수 있는 어른들의 게임의 법칙이 지배하고 있다. 아직 어른이 되지 않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학입시와는 차별화 된다. 바로 그런 이유에서 의대입시를 제대로 준비해서 치룬 학생은 취업의 성격을 띄고 있는 레지던시 지원시에 덜 힘들게 원하는 결과를 얻게 되는 것이다. 공부만 열심히 해서 진학하고 곳이 의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학생활 3년 혹은 4년간 학기중과 방학기간에 쌓은 노력들을 제대로 의대에 보여주는 과정이 지원단계이다. 이 단계에서 의대 진학을 위해 학생들이 해야할 노력 중에 으뜸인 자기소개서 작성이 포함되어 있다. 5,300자 이내에 적어서 제출하는 자기소개서 한 장이 대학생활 4년간의 학점관리보다도 더 큰 비중을 차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깨우치는 학생은 원하는 의대에 진학하게 되고 그렇지 않고 자기소개서의 중요성을 간과한 학생들은 열심히 노력했으나 의대 진학은 너무 어렵다는 푸념을 하게 될 것이다. 학생들이 열심히 살아온 삶의 순간들을 상품이라고 가정하면 자기소개서는 그 상품들을 효율적이고 아름답게 진열하는 노력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물건을 갖고 있는 상점이더라도 그 상품을 눈에 띄게 진열하지 못 한다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 할 수 있다. 반대로 소비자가 처음부터 마음에 두지 않고 있던 물건도 눈에 잘 띄는 곳에 진열되어 소개된다면 선택을 받을 기회가 커질 수 있다는 너무나도 당연한 이치이듯 어떤 자기소개서를 준비하느냐가 의대 진학에 미치는 영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방대하다. 그러므로 의대 진학시에 자기소개서를 제대로 준비해 본 학생이라면 레지던시 지원시에도 자신을 제대로 보여주는 글을 적어 인터뷰에 초대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진열대에서만 매력적인 상품은 반품이 될 가능성이 크지만 기능도 좋은 상품은 소비자에게 기쁨을 주듯 인상적인 자기소개서를 적는 것에서 끝이 아니라 인터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이냐는 것이 최종적으로 학생이 해당 의대로부터 선택을 받는 과정이다. 말만 그럴 듯 하게 한 자기소개서가 아니라 실제 본인의 가치관과 생활태도가 그렇다는 것을 검증 받는 과정이 인터뷰 되겠다. 대학입시에서의 인터뷰가 그 영향력이 5라고 가정하면 의대입시에서의 인터뷰는 50, 레지던시 지원시에는 그 인터뷰가 75라고 봐도 좋다. 점점 더 현실적인 사회생활에 접근하는 과정이다. 가능성에 비중을 두는 대학입시에서 준비상황을 점검하는 의대입시를 거쳐 함께 일할 전문인력을 선발하는 레지던시 선발과정이다 보니 성적의 비중은 점점 줄어들고 자기소개서와 추천서를 보고 인터뷰에 초대하고 그 인터뷰에서 대화를 통해 해당 의대 혹은 병원이 원하는 인물인지를 판단하게 된다. 대학입시처럼 꿈과 희망을 더 강조하고 전국대회 수상경력이 중요시 되는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의대입시에 실패할 테니 레지던시 준비는 아예 하지도 못 할 것이다.
의대입시와 레지던시 지원과정은 젊은 어른들인 대학졸업생 및 의대졸업생들이 자신들의 현실과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노력한 과정을 평가받는 시간이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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