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립대에 진학했다고 해서 모든 학생들이 의대에 진학하기 힘든 것은 절대로 아니라는 사실은 명확히 한다. 하지만 실제로 주립대학을 다닌 학생들의 의대에 진학하는 성공률이 명문 사립대학 출신 학생들과 비교하면 조금 떨어지는 것 또한 사실이므로 그 이유를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보기로 하자.
일단 주립대학 중에 진학이 아주 어려운 명문 주립대학과 상대적으로 진학이 수월한 일반 주립대학은 구분이 되어야 한다. 경제적인 이유나 개인적으로 특별한 이유를 갖고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진학이 그리 어렵지 않은 주립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의 학습능력은 UC 버클리나 UVA 등의 명문 주립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과 비교하여 상대적 열세에 처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은 냉정하게 인지하고 의대 진학에 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나마 명문 주립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은 자신의 의지만 확실하다면 열악한 환경에서도 그 환경을 십분 활용하고 학교 밖의 리소스들을 잘 활용하여 원하는 의대에 진학하고 있다. 물론 명문 사립대학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의대 진학 보조 프로그램들을 제공받지 못 한다는 단점을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는 불리한 싸움을 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프리메드 어드바이징 시스템이다. 굳이 하버드나 프린스턴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일반적으로 좋다고 말하는 사립대학들은 모두 제공하고 있는 학생지원 프로그램으로 보스턴 컬리지의 경우는 내년 6월에 의대에 지원할 학생들에게 올 11월 1일을 마감일로 그 첫번째 과제물을 제출하라고 요구한다. 반년 후 의대에 지원할 때 부족한 점은 없을 지에 대한 점검차원으로 실제 의대지원서에서 물어볼 질문들 중 기초적인 것들에 대한 답을 적어 보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명문 주립대학에서는 학생 수가 워낙 많고 학교재정이 넉넉치 못하다는 이유를 제공하지 못 하는 서비스다. 비싼 학비를 받는 학교들만 제공하는 서비스이니 공정하다고 말하는 주립대학 관계자들도 만나봤듯이 의대에 지원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주립대학이 불리하다고 말하는 이유 중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가장 큰 불리함은 단연코 수업의 질이다. 명문 주립대학일수록 클래스 당 학생 숫자가 크다. 버클리의 경우 프리메드 핵심과목들의 경우에 한 클래스에 1,000명이 넘는 학생들이 함께 수강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보니 집중도가 떨어지는 학생이 발생하며 해당 교수에게 인상적인 추천서를 받는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리 프리메드 핵심과목이라도 40명을 넘기지 않는 일반적인 리터벌 아츠 컬리지들과 비교하면 그 수업의 질을 비교하는 것 조차 의미가 없어진다. 클래스 사이즈가 적은 대학들은 노벨상을 받은 석학들도 학부학생들을 직접 지도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클래스 사이즈가 큰 대학에서는 주로 조교들의 도움이 현실적인 지도가 되는 것도 일반적이므로 수업의 질을 논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훌륭하게 본인에게 필요한 것들을 잘 챙기는 학생들은 존재하므로 그런 학생들은 주립대에 다녀도 원하는 의대에 진학하고 있고, 그러므로 모든 학생이 주립대학에 진학하면 의대 진학이 힘들어진다는 이론은 타당하지 않은 것이다. 더 힘든 싸움이 될 것이냐는 질문에도 외형적으로 보자면 꼭 그렇지 만은 않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어떤 명문 주립대학이라 하더라도 프린스턴이나 윌리엄스 컬리지보다 학점관리가 어려운 학교는 없기 때문이고, 경쟁대상이 되는 동급생들의 학습능력 평균치도 명문 사립대학들 보다는 조금 낮은 것도 냉정한 현실이므로 그나마 상대평가제인 학점관리에서 조금 수월하다고 볼 수 있다. SAT 성적이 당연히 전부는 아니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이를 단순화시켜 활용하자면, 과목별로 800점을 받은 학생들이 보편적인 대학에서 경쟁하는 것보다 700점을 받은 학생들이 보편적인 대학에서 경쟁하는 것이 객관적으로 조금 덜 힘든 경쟁이 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 한인학생들의 경우라면 조금 더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 한민족의 특성 중에 도전이 강하면 반응도 거기에 맞게 강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이 포함되어 있다. 역으로 도전이 약하면 반응도 약해진다. 즉, 일반적으로 기본이 제대로 잡혀 있는 한인학생들은 아주 잘 하는 학생들 틈에 놔둬도 자기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만 조금 덜 열심히 해도 되는 분위기에 놔두면 조금 덜 열심히 하는 성향이 있으므로 학교를 낮춰서 명문 주립대학에 진학한 경우라도 거기서 일등만 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관찰을 여러분과 공유하는 것이다. 그 여파가 MCAT 성적에도 미친다. 필자가 지도하는 학생들 중에 명문 주립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에게는 MCAT 준비의 심각성을 의도적으로 더욱 강조해도 학교 분위기가 고득점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 캘택에 다니던 한 학생은 학교평균 MCAT 성적이 과거점수로 35점 이었으므로 자기 자신이 35점도 못 받으면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는 심리상황이 된다. 하지만 버클리 다니는 학생에게 35점은 어깨를 으쓱댈 수 있는 좋은 점수로 느껴지는 분위기를 말하는 것이다. 참고로 35점은 좋은 성적이며 현재 점수로 환산하면 상위 4%에 드는 96 퍼센타일, 517점을 의미한다. 학교분위기가 주는 마음가짐이 주립대학에 진학하면 의대에 진학하기 힘들어 지는 요소 중에 간과하기 쉬운 요소이니 이 점을 잊지 말고 대처해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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