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4월이다. 모든 대학에서 합격자 발표를 한 이 시점이면 자녀가 합격한 대학들 중에 과연 어떤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의대 진학에 유리할 지에 대해 심사숙고하는 일은 만족스러운 결과에 축제분위기에 빠진 가정이든 속상한 결과에 가슴이 저미는 가정이든 공통적인 현상이므로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이 대학 선택을 할 때의 기준점을 알아보자.
오랜 세월 동안 놀랍게도 매년 변하지 않는 대표적인 질문들은 HYP, 즉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에 모두 합격한 학생이 어느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하버드 의대에 진학하는데 가장 유리할 지에 대한 질문과 캘리포니아의 유명 주립대학과 동부의 명문사립대학 중에 어느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유리할 지에 대한 고민이다. 결론을 미리 말하자면 학생의 능력과 성향에 맞는 올바른 목표를 정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진학할 대학을 현명하게 선택할 수 있다. 대도시의 경쟁력 있는 고교를 졸업한 학생의 경우와 그렇지 않은 고교를 졸업한 학생의 경우에는 같은 대학에 합격했더라도 객관적 학습능력에 큰 차이가 있을 확률이 상당히 높다는 점도 최종결정을 하기 전에 감안해야 할 중요한 요소가 된다. 예를 들어 TJ나 엑스터 등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하여 고교시절에 이미 치열한 경쟁을 시키는 고교를 졸업한 학생과 지방의 작은 고교를 졸업한 학생이 똑같이 프린스턴에 진학하는 경우에 대학에서의 학업성취도를 비교할 때 아마도 고교에서 엄청난 경쟁을 하고서 프린스턴에 진학한 학생이 더 좋은 성적을 얻을 확률이 높다고 예측할 수 있을 것이고, 이는 특히 우리 한인 학생들의 경우에 두드러진 특성이라는 것을 여러 가정에 필히 알리고 싶다.
HYP 중 한 곳에 진학할 것을 고민하는 한인 가정은 대부분 어차피 하버드를 선택하므로 굳이 그 차이를 지금 설명하지 않겠다. 하지만 유명 주립대학과 명문사립대학을 놓고 고민하는 가정에게는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학생의 성향과 장래의 꿈에 대한 명확한 분석이 절실하다.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주립대학에 진학하는 것은 의대 진학에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일단 학생수가 많다는 것이 최대의 단점이다. 특히 UC Berkeley라는 대학에서 프리메드 과목을 수강하려면 심한 경우에는 1,400명이 한 교실에서 수업을 한다. 같은 과목을 20명이 수강하는 리버럴 아츠 칼리지 학생과 비교하면 수업내용은 차이가 없다고 가정하더라도 수업집중도나 교수와의 친밀도 및 해당 과목에 대한 리서치 참여 가능성 게다가 해당교수에게서 강력한 추천서를 받을 확률 등 모든 점에서 차이가 존재한다. 물론 1,400명이 듣는 수업에서도 눈에 띄게 뛰어난 학생이 존재할 수 있고, 그 학생이 리서치 기회도 잡고 강력한 추천서도 확보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확률적 측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모든 학생에게 리버럴 아츠 칼리지가 어울리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아무리 좋은 교육환경과 뛰어난 교수진이 제공되더라도 학생의 영어독해력이 따르지 않는다면 후회할 선택이 될 수도 있다. 리버럴 아츠 칼리지의 특성은 대학시절에 깊은 학문적 고찰을 시켜서 졸업을 시킨다는 점이다 보니 엄청난 양의 글을 읽고 적어야 한다. 분명 이런 뛰어난 교육분위기가 의대에 진학해서는 도움이 되겠지만 대학시절 학점관리에는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음을 인지하자. 지금부터 5개월 동안 영어독해력을 향상시키는 훈련을 거치고서 진학한다는 전략이 없이 그저 주립대학보다 좋다는 필자의 단순화시킨 일반적 논리를 기준 삼아서는 안될 일이다. 또한 학생이나 부모의 인생관을 감안하자. 집에서 가까운 주립대학을 나와도 의대에 진학할 수는 있다. 가족 구성원이 자주 모여 얼굴 보며 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감안하고 진학할 대학을 선택하자. 고교생 자녀를 둔 가정에서는 아직 이 말의 무게를 느끼기 어려울 수도 있겠으나 일단 자녀가 대학에 진학하고 나면 대부분의 경우에는 부모의 집에서 함께 잠을 자는 일이 일년에 한 달이 안 될 것이다. 특히 프리메드 학생이라면 방학기간에도 봉사다 리서치다 해야 할 일이 엄청 많으므로 집에 있다면 오히려 부모가 불안해 질 일이다. 이제 자녀를 부모 품에서 떠나 보내줘야 할 때인 것도 맞고, 교육의 질만 따진다면 분명히 명문사립대학보다 떨어지는 주립대학이지만 부모와 자식간의 교류를 감안하여 가까운 곳에서 대학을 다니는 것을 선호하는 가정의 선택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단, 부모의 제한적인 정보력에 의존하여 자주 들어본 이름의 주립대학이 마치 명문 리버럴 아츠 칼리지보다 좋은 교육을 제공하는 듯이 오판을 할 수 있으므로 이는 경계해야 할 점이다. 어떤 결론을 내리더라도 정확한 정보에 근거하여 각 가정 및 학생의 가치관에 맞는 결정을 내린다면 축복이다. 올해는 단지 주변사람들이 다 아는 이름의 대학이라 그곳에 진학하라고 강요하는 한인 부모가 조금 줄었으면 좋겠다.
본인만 열심히 한다면 의대 진학은 어느 대학에 진학하든 가능한 일이지만 대학이 결코 의대 진학만을 위해 다니는 곳은 아니므로 교육의 질, 가족 구성원간의 유대관계, 혹은 재정적 부담 등은 의대 진학 여부와 상관없이 중요한 요소이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컨설턴트
201-983-2851
kyNam@GradPrepAcade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