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2016년 3월이다. 2015년 6월부터 시작된 이번 의대 입시 사이클, 즉 2016년 8월에 의대에 입학할 신입생을 선발하는 사이클은 이제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2015년 8월말부터 시작된 인터뷰에 다녀온 학생이라면 이미 합격, 불합격 혹은 대기자 명단에 올랐다는 연락을 받았다. 물론 예년과 달리 조금 늦어진 이번 사이클의 다른 진행상황들과 마찬가지로 인터뷰도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으므로 3월 현재에도 많은 의대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고 4월 중순까지도 인터뷰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주에 4월 인터뷰에 초대받았다는 한 학생의 연락을 받은 것은 필자에게도 생소한 일이다. 반복적으로 얘기했듯 아마도 새로운 MCAT이 시행된 원년이기 때문으로 사료된다.
인터뷰 초대를 전혀 받지 못 했던 학생이라면 냉철한 자기분석을 해보고 나서 재도전 여부와 그 시기를 결정해야 하겠다. 일단 성적을 보자면 3.6미만의 학점에 MCAT 80 퍼센타일(30점/509점) 미만에 속한 학생이라면 객관적으로 의대에 진학하여 학업을 수행하고 나중에 의사면허시험을 통과하기가 그리 쉽지 않은 부류로 의대에서 분류한다. 흑인이나 히스패닉 혈통의 학생이라면 해당 커뮤니티에 자체적인 언어나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의사가 너무 부족하므로 정책적으로 성적이 부족해도 의대에서도 또한 레지던시 매칭에도 좀 더 유리한 경우가 되지만 경쟁이 가장 치열한 아시안 학생들에게는 적용되지 않을 뿐 아니라 역으로 평균성적보다 월등하게 높은 성적이 아니면 합격이 요원한 경우가 다반사다. 한인학생만의 기준은 학점 3.7과 MCAT 90 퍼센타일(33점/514점)을 컷트라인으로 생각하는 것이 안전하다. MCAT에서 다른 성적은 다 좋은데 영어성적이 80 퍼센타일 이하로 낮다면 이는 심각한 약점이니 전체 성적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영어성적이란 점은 명심하자. 물론 성적만으로 학생을 선발하지 않으므로 본인만의 특별한 매력을 보인다면 아직 가능성은 열려있다. 조심할 점은 높지 않은 성적을 가진 학생이 연구분야에서 두각을 보여서 그 점이 인정되어 낮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의대에 진학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상대적으로 낮은 성적의 학생을 선발하는 의대가 추구하는 것은 지역사회를 책임질 클리니션을 양성하는 것이지 리서치 위주의 피지션을 양성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학교와 학생간에 코드가 잘 맞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학생은 시간을 갖고 C학점을 받았던 과목을 재수강한다거나 MCAT을 다시 철저히 준비해서 성적을 올려야 하겠다. 학점은 좋은데 MCAT이 나쁜 경우가 학점은 나쁜데 MCAT은 좋은 경우보다는 낫다. 치대 진학은 학점이 나빠도 DAT가 훌륭하면 최고명문치대에도 진학할 수 있지만 의대 진학에서는 불가능한 얘기이니 이를 감안하여 전략을 수립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성적은 평균보다 높은데도 인터뷰를 전혀 못 다녀온 학생이라면 대인관계가 약한 학생일 수 있다.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더라도 추천서에 문제가 있을 확률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대인관계의 문제라 함은 어떤 교수와도 친분이 없어서 제대로 된 추천서를 받지 못한 경우도 있겠고, 겉으로만 친해 보이는 교수에게 추천서를 부탁하였는데 그 교수가 너무 성의 있게 그 학생에 대해 모르겠다거나 이런 점은 부족해 보인다고 솔직하게 추천서를 적어 보냈다면 그런 학생을 인터뷰에 부를 만큼 한가한 의대는 존재하지 않는다. 잘 써준 추천서를 받은 학생들 간에도 최종결과가 비슷하다면 조금이라도 더 매력적인 추천서를 받아온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의대에서 학생을 뽑는 방식이다. 아니 미국의 어떤 기관에서도 적용하는 가장 확실하고 합리적인 선발방식이다. 이 부류의 학생이라면 의대 진학이 진정 본인이 원하는 진로인지부터 심각히 고민하라고 권한다. 사람들과 매일 마주하며 일하는 직업을 원하는지 말이다. 그것도 아픈 사람들, 즉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사고가 가끔은 불가능한 심리상태에 처한 사람들과의 일상을 견딜 수 있겠느냐고 자문해야만 한다. 혹은 상대의 속마음을 전혀 읽어내지 못 하는 학생이라면 부모가 말려야 한다. 우리 사회를 위해서 그런 학생은 다른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야 하겠다. 학교 프리메드 어드바이져나 필자 등의 전문가의 눈으로 봐서 성적뿐 아니라 다른 부분에서의 준비도 철저해 보이는데 인터뷰에 못 다녀온 학생은 무엇보다 추천인과의 관계 정립에 나서야 할 때다. 다음 사이클이 시작되는 6월 첫 주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봉사든 새도윙이든 새로운 활동을 통해 만나게 될 새로운 추천인, 혹은 전략적으로 수업을 새로 듣고 그 교수께 추천서를 받는 등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만 다음 사이클이든 필요하다면 내년 6월에 시작하는 사이클에는 의대에서 합격통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분석이 정확해야 대비책도 옳겠지만 아무리 좋은 대비책도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는 효과가 약할 수 있다. 성공의 많은 요소 중에 시간을 나타내는 t-factor가 차지하는 비중은 생각보다 크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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