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8월 의대에 입학할 신입생을 선발하는 입시가 시작되는 시기는 바로 지금이다. 2015년 6월 2일 오전 9시 30분에 원서접수가 개시되어 일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내년 신입생을 선발하게 되는 것이다. 무척 긴 시간이고 일부 학생들에게는 아직도 지난 사이클, 즉 2015년 8월에 입학할 의대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2015년 6월 현재도 대기자 상태에서 합격했다고 연락이 오고 있으니 내년 입시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학생이라면 동일한 결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원서접수가 6월 2일에 시작된다는 것의 의미를 살펴보자. 접수 개시일이 있다면 접수 마감일도 있을 것이고, 이 마감일은 각 의대가 정한다. 일반적으로는 10월 말에 마감되지만 극소수의 의대들은 12월 말까지도 원서를 접수하고 있다. 하지만 필자가 7년째 이 칼럼을 집필하며 마감일에 대해 강조하지 않은 이유가 있다. 만일 이번 사이클에 의대지원을 계획하는 자녀가 마감일에 대해 얘기한다면 아마도 의대진학을 못 할 확률이 상당히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 의대지원은 다른 대학원 진학과 마찬가지로 롤링 어드미션, 즉 선착순으로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이다. 물론 소수의 의대는 롤링 어드미션 제도를 사용하지 않지만 그 의대들에만 지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버드 의대, 예일 의대, 컬럼비아 의대, 유펜 의대, 듀크 의대 등이 이에 속하므로 이 소수의 의대에만 지원할 계획이라 6월에 서둘러 지원할 필요가 없다는 학생은 다시 한 번 생각할 기회를 갖게 하자. 잔스 합킨스 의대나 스탠포드 의대도 롤링 어드미션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아무리 공부를 잘 했고 준비를 철저히 한 학생이더라도 원서접수 개시일보다 마감일을 염두에 두고 일정을 잡아서 의대에 지원한다면 맨발로 작두타기보다 더 불안한 입시를 치르게 될 것이 예상된다. 명문대학에서 만점의 학점을 지니고 MCAT 성적 상위 1%에 들었으며 꾸준한 의료봉사와 연구에 참여한 한인학생을 만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놀라울 정도로 열심히 대학생활을 한 자랑스러운 한인학생들이 제법 된다는 기쁜 소식은 역으로 말해 그렇게 열심히 준비했어도 의대진학에서 뜻 밖의 난감한 결과를 받아들여야만 할 수도 있다는 조건으로 볼 수도 있다. 특히 같은 대학 출신의 한인학생끼리의 경쟁이고 조금 더 나아가 같은 대학 출신의 아시안 학생들 간의 경쟁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는 작금의 현실에서 동급생이나 한 두해 선후배까지 같은 사이클에 지원할 경우 해당 학교에서 학점관리를 4.0 만점에 3.9 이상으로 유지한 학생의 숫자는 명문의대에 진학할 수 있는 전체 학생의 숫자보다 훨씬 많다는 점을 감안해서 신중하게 의대입시에 임하게 하자. 적어도 이번 사이클이 끝날 즈음, 즉 내년 봄에는 명문대학 만점학점을 보유한 학생이 필자를 찾아와 의대재수에 대해 상담하는 안타까운 반복이 없었으면 좋겠다.
6월 2일에 원서접수를 시키면 합격하고 7월 초에 접수시키면 합격하지 않는다는 흑백논리는 아니다. 아니 어떤 극단적인 경우에는 11월에 원서를 내고도 합격의 기쁨을 누리기도 한다. 다만 선착순의 의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고 각 의대 웹사이트에서도 일찍 지원한 학생들이 합격할 확률이 높다고 공공연하게 알려주고 있는데 굳이 차일피일 미루어 상대적으로 늦게 지원해서 좋을 이유는 단 하나도 없기에 매년 이맘때면 “선착순”이란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해 가며 조속한 지원을 독려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준비가 제대로 안 된 학생이 서둘러 지원서를 제출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다. 최선책은 철저히 준비해서 6월 2일에 지원하는 것이지만 차선책은 학생 개개인의 상황에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준비해서 너무 늦지 않게 지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직 학기말 고사가 끝나지 않은 쿼터제 학기에 재학 중인 학생 중에 특히 학점이 그리 높지 않은 학생에게는 6월 2일에 지원할 원서를 준비하는 것보다는 학기말 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옳은 선택이다. 논문 마무리 작업이 열흘 남은 학생이 만사 제쳐두고 의대원서를 쓰고 있는 것도 옳지 않다. 이런 특별한 상황에 처한 학생들이라면 현재의 주요사항을 잘 마무리하고서 경쟁자들 보다는 불리해 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늦게라도 집중하여 원서작성을 하여 가능한 조속한 시일 내에 원서접수를 시켜야 하는 것과 이차 지원서를 받고 나서 추월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각 의대의 2차 지원서 질문내용을 알아보는 노력을 하는 것이 병행되어야 하겠고, 특히나 추천서가 늦게 접수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하겠다. 일차 지원서, 성적표, 이차 지원서, 추천서 등이 모두 접수된 학생들 중에 인터뷰에 초대할 학생을 고르는 작업이 시작되므로 6월 2일에 일차 지원서를 접수시키지 못 했다고 인터뷰 초대도 꼭 남들보다 늦게 받지는 않는다. 여러 의대 인터뷰까지 초대 받았으나 끝내 의대에 합격하지 못 하는 경우라면 진학준비의 문제라기 보다는 개인적 문제로 보는 것이 맞다. 특히 태도불량이나 추천서 내용이 부실함 등 짧은 시간에 해결될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므로 일단은 인터뷰에 초대받는 과정까지가 일반적인 입시절차라고 봐도 좋겠고, 그것을 위해 철저히 준비된 원서를 조속히 제출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남 경윤 / 의대진학 전문 컨설턴트
201-983-2851
kyNam@GradPrepAcade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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