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대가 대학 학점만을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하지는 절대로 않고 있지만 학점관리를 잘 한 학생들은 여러 중요한 선발요소 중에 한 가지는 충족시킨 경우이니 적어도 학점관리가 잘 안 된 학생들보다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것은 사실이다. 또한 학습능력이 부족한 학생이 의대에 진학한다면 스스로도 엄청난 부담을 안고 의대생활을 해야 하며, 또한 의사면허시험을 통과하기가 어려운 경우도 있으므로 학생본인이 냉정하게 판단하여 결정할 일이다. 하지만 이 냉정한 자아판단을 할 때 굳이 대학 초반의 성적만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일은 피하기를 권한다. 분명히 훌륭한 학습능력을 보유한 학생들 중에도 고교를 졸업하고 부모의 콘트롤을 벗어난 대학생활에서 초기에 잘못된 습관으로 인해 성적관리가 부실한 경우가 다반사다. 특히 고교시절까지 부모의 콘트롤이 심했던 경우라면 그 확률은 더욱 높아진다. 이렇게 대학생활을 조금 느슨하게 시작한 학생들 중에도 학습능력을 갖춘 학생들은 마음가짐과 긴장도에 따라 대학 후반부에는 월등히 좋은 성적을 보이는 경우도 있으니 속단은 금물이다. 특히 대학은 어차피 비슷한 학습능력을 가진 학생들이 함께 공부하고 있는 집단이므로 잠깐의 방심으로 인해 학점관리에 문제점이 보일 수도 있으나, 동기부여만 제대로 된다면 굳이 좋은 성적을 받지 못 할 이유도 별로 없는 집단이라는 것도 상기하자.
그렇다면 질문에서 언급하고 있는 바와 같이 의대진학을 생각하는 학생이 학점관리에 충실하지 못 한 경우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보자. 일반적인 대학생의 경우 4.0만점에 3.5 이상의 학점을 받으면 Dean’s List에 오른다. 즉 학장이 인정하는 우등생이라는 의미이다. 하지만 프리메드 학생의 경우에 3.5라는 학점은 의대진학을 포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라틴계 등 전체 인구에 비해 의사의 숫자가 너무도 부족한 인종까지 다 포함한 모든 인종의 학생들의 평균을 내어도 의대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3.6이 넘지 않으면 어렵다고 보는데, 우리 한인학생들의 경우라면 이 숫자는 더욱 올라가서 3.7 이상으로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즉, 우리 자녀가 대학에서 3.7 미만의 학점을 유지하고 있다면 다른 한인학생들 보다는 의대진학 가능성이 조금은 낮다고 볼 수 있다. 가능성이 있다 없다가 아니라 조금 더 높거나 낮거나에 관한 표현이다. 우리 아이는 명문 아이비 리그 대학에 다니므로 학점이 조금 더 낮아도 되겠다는 생각은 접어두자. 명문대학에 다니지 않는 한인학생이 의대에 진학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경우이므로 어차피 명문대학에 다니는 한인학생들끼리의 경쟁이라고 생각해야 현실적이다. 좀더 정확히 표현하면 현재 자녀가 다니고 있는 그 대학의 다른 한인학생들이 바로 최종 경쟁자이므로 옆에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 학점은 신경을 쓸 필요도 없다. 최상위권 대학에 다니든 아니면 대학시절에 공부만큼은 제대로 시켜서 대학원에 보냈다는 평가를 받는 명문 리버럴 아츠 컬리지들에 다닐지라도 한 대학출신 한인학생 여러 명을 한 의대에서 뽑아주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평균적으로 한 의대에서 선발하는 신입생 수는 약 150명 수준이고 명문대학 50군데에서만 만일 신입생을 다 뽑는다고 해도 한 대학에서 3명을 뽑게 되고, 명문대학에는 한인학생들만 다니는 것이 아니므로 우리 아이가 어느 대학을 다니므로 조금 유리하겠다는 생각은 접고 학점관리가 조금 부족했다면 해당 과목을 재수강하고 MCAT 성적에 조금 더 민감하게 대처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예를 들어 C학점을 받은 과목이 있다고 한다면 재학중인 대학에서 동일한 과목을 재수강하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다. 물론 교양과목 단 한 과목에서만 C를 받았다면 다른 얘기지만 프리메드 핵심과목이라면 재수강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어차피 그 과목의 내용을 MCAT에서도 질문할 테니 다시 공부해서 잘 이해하는 것이 현실적인 준비가 된다. 이 때 대다수의 학교 프리메드 어드바이져들은 동일한 과목을 수강하지 말고 그 과목보다 상위의 수업을 들으면 오히려 더 좋다고들 말하는데 항상 맞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말만 그럴 듯 하고 실상은 학생이 동일한 과목을 재수강했으나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을 경우에 피해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더 지배적인 것이다.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C받은 과목을 재수강해서 또 C가 나올 학생이라면 마음가짐을 재점검하는 기회로 삼고 최악의 경우에는 장래희망을 바꾸는 것도 고려하자. 그러나러나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동일과목을 재수강해서 성적을 올리는 학생이라면 여러 선발기준 중의 하나일 뿐인 학점 때문에 의대진학을 포기해서는 절대로 안 되겠다. 또한 해당 대학에서는 재수강 학점을 전체 학점평균계산시에 반영하지 않는다고 해도 섭섭해 할 일은 아니다. 의대에서는 재수강 학점도 다 감안한 전체학점을 AMCAS로부터 보고받으니 끝까지 최선을 다 한다면 의대진학기회는 대학 초반기 성적이 안 좋은 학생에게도 열려있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컨설턴트
201-983-2851
kynam@GradPrepAcade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