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2월이다. 이 때쯤이 되면 의대에 지원한 자녀를 둔 가정 중에 아직 아무 의대에로부터 인터뷰 초청도 받지 못 한 가정과 인터뷰는 다녀왔으나 불합격 통보를 받은 가정들은 캐리비언 의대 진학에 대해 고민을 시작한다. 필자에게는 위험하게 들리는 정보에 의존한 정보에 의존하는 한인가정이 많기에 캐리비언 의대에 대한 깊이 있는 정보를 나누고자 한다.

캐리비언 의대에 진학한다는 의미는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학생이 미국 의대에 진학하지 않고 외국으로 유학을 가서 의대공부를 한다는 의미이다. 그 외국이 유럽이나 한국일 수 있듯 캐리비언 연안에 위치한 쿠바, 자메이카, 도미니카 등일 때 캐리비언 의대에 진학했다고 한다. 의사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어디서든 의사로 살아가도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학생이라면 캐리비언 의대는 좋은 선택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자라고 교육받은 학생이 미국에서 의사로 살아가기를 원하는 경우라면 권하고 싶지 않은 선택이고, 그 이유는 여러 가지로 나뉘지만 가장 현실적인 이유는 미국에서 의사로 살아가지 못 할 가능성이 제법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캐리비언 의대의 학비는 미국내 사립의대의 학비에 비해 저렴하다. 본인이 거주하는 주의 주립의대에 다니는 수준이다. 게다가 Ross, St. George, American University of the Caribbean 의대를 포함한 소수의 학교들은 FAFSA를 통한 Financial Aid 혜택도 주어지니 미국에서 대학이나 의대를 다니는 학생들과 유사하게 학자금 융자 등의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조심할 점은 모든 캐리비언 의대들이 FAFSA 신청자격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으니 학자금 융자를 원하는 가정이라면 이 점이 중점 확인사항이다.

캐리비언 의대 졸업생에게는 미국병원에 레지던시를 신청할 자격이 주어진다는 것은 기본이라고 알고 있지만 꼭 확인할 점은 미국의 어떤 주정부로부터 학력인정을 받았는지를 확인해야만 한다. 일부 캐리비언 의대들은 캘리포니아나 뉴욕 등과 같이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주에서 학력인정을 받았으므로 레지던시만 제대로 마치면 해당 주에서 의사로 살아갈 수 있다. 모든 캐리비언 의대들이 이런 특권을 갖고 있지는 않으므로 학생이 어느 주에서 일하며 살아가고자 하는 지 미리 마음을 정하고 학교를 알아보기 시작해야 한다. 캐리비언 의대 실습을 미국의 병원에서 한다는 것은 그 학교에 제대로 실습할 병원이 없어서 미국병원에 돈 내고 학생들을 보내 실습을 부탁하는 것이지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캘리포니아나 뉴욕 주에서 학력을 인정받은 학교들은 위에서 언급한 학교와 같이 캐리비언 의대 중에서는 좋다는 소리를 듣는 학교들이고, 그렇지 않은 학교들은 MCAT을 요구하지도 않는 곳도 있고, 실제로 원서만 내면 입학이 가능한 학교도 존재한다. 명함에 MD(Doctor of Medicine) 타이틀만 필요한 경우라면 좋은 선택일 수도 있다. 비아냥거림이 아니라 실제로 하이티 지진참사 후 그곳에서 일 년에 가까운 봉사를 했던 A군은 하이티를 비롯한 재난지역에서 봉사하며 선교하는 삶을 살고 싶으나 미국의대에 진학하기에는 MCAT 영어성적이 너무 부족했다. A군에게는 캐리비언 의대진학이 필자가 추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 하지만 아이비 리그 대학에서 학점관리에 실패했고 MCAT 영어성적도 별로 좋지 않게 나오므로 시간을 더 들여서 학점을 올리고 MCAT 성적을 올려 다시 한 번 의대에 도전해 볼 생각 대신에 캐리비언 의대에 가서 열심히 하면 시간도 낭비하지 않고 빨리 미국의사가 될 수 있다고 믿던 B양은 다르게 조언했다. 아이비 리그에 진학할 정도의 기본적인 학습능력이 있으므로 이 학생이 정신차리고 공부한다면 캐리비언 의대에서 일등하고 의사면허시험인 USMLE에서 상위권 성적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을 절약한다는 것은 잘못된 정보다. 캐리비언 의대생들은 구조적으로 USMLE를 보기 전에 일년을 쉬면서 공부하여 좋은 성적을 내도록 독려하므로 어차피 학생의 인생에 일년의 공백은 생기게 되어 있다. 또한 레시던시를 뽑는 병원에서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으므로 미국의대생들보다 더 높은 점수를 보이지 못 한다면 일 년을 더 준비하고도 그 점수밖에 못 받았냐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도 간과하지 말자. B양의 경우에는 재수강을 통한 학점상승과 MCAT 영어 공부는 미국에서 의대를 다닐 기회 뿐 아니라 USMLE를 대비한 가장 기본적인 선택이 된다고 강조하였고 결국은 현명한 판단을 내려 지금은 어엿한 미국 의대생이 되어 있다.

캐리비언 의대를 졸업한 한인학생들이 병원장이 아빠 친구일 확률이 높은 백인이나 유대인 학생들에 비해 레지던시 매칭률이 떨어지는 것은 한인가정에서 태어난 탓이지 그들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는 것도 아쉽지만 아직은 현실로 인정할 점이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컨설턴트
201-983-2851
kynam@GradPrepAcade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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