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신설된 의대가 여러 군데인 것은 사실이다. 이론적으로는 미국에서 의대에 진학하기가 조금은 수월해 졌다. 하지만 의사되기가 쉬워졌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무리가 있다. 그 이유는 여러 번 설명한 바와 같이 레지던시 교육을 담당하는 Teaching Hospital의 정원이 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 오히려 레지던시 선발인원이 줄어들 수도 있는 악재가 있어서 걱정이다.

2000년대에 들어서며 향후에 부족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의사 숫자를 늘리기 위해 2006년부터 의대졸업생의 숫자를 늘리는 프로젝트가 진행되었고, 그 일환으로 2002년부터 많은 의대들의 신설을 허락해 왔다. 참고로 2002년도에 125개교였던 미국내 의대의 숫자는 2013년 현재 141개교로 증가했다. 즉 약 10년 사이에 약 3,000여명이나 많은 의대 신입생을 받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3년 사이에 문을 연 의대만 해도 Florida의 Florida Atlantic 의대, Pennsylvania의 Commonwealth 의대, Virginia의 Virginia Tech 의대, New York의 Hofstra 의대, New Jersey Rowan University의 Cooper 의대, Californial의 UC Riverside 의대, Connecticut Quinnipiac University의 Frank Netter 의대, Arizona의 UA Phoenix 의대, South Carolina의 USC Greenville 의대, Michigan의 3 군데 신설의대가 있고, 여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California, Florida와 Virginia에 각각 한 군데씩의 신설 의대가 추가될 예정이다. 주로 주립의대들이 새로 생기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듯, 앞으로는 부족한 의사수효를 주정부가 앞장 서서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고, 특히 인구의 이동이 남부로 치우치고 있는 통계와 예측에 따리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늘고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학군 따라 거주지를 정하던 열혈 학부모들이 의대진학의 유리함/불리함을 따져 거주지를 정하는 신 맹모삼천지교가 일반화 될 소지를 안고 있다. 많은 부모들이 지금도 이와 유사한 질문을 하고 실제로 주소지를 관리하고 있는 현실에 한국에서 고위 공직자 청문회에서 나오는 위장전입이 생소해 보이지가 않는 것이 필자의 느낌이다. 꼭 부정적으로만 얘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 내에서도 자녀의 의대진학을 용이하게 돕기 위해 기러기 가족이 발생한다는 사실이 조금은 씁쓸한 것은 사실이다. 이는 한인가정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라는 사실도 놀랍다. 아니 놀랄 일은 아니다. 자녀에게 남겨줄 가장 큰 유산은 교육이라는 점은 어느 인종이나 민족에게라도, 특히 오랜 문명을 지닌 민족이라면 공통적인 가치관으로 보인다.

GME(Graduate Medical Education)이라 일컬어지는 의대졸업생 교육제도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알아 볼 필요가 있다. 매년 의대 졸업생들은 본인의 성적, 특별활동 경력, 연구실적, 추천서, 에세이 및 인터뷰 등을 종합한 성적에 따라 본인이 원하는 병원의 특정 과에 원서를 낸다. 병원들은 이 지원자들 중에 해당 병원의 해당 과에서, 즉 외과 따로 내과 따로 합격자를 발표하게 되고 이 과정을 Matching이라고 부른다. 과거의 “사랑의 작대기”나 요즘의 “짝”이라는 TV 프로그램을 보면 파트너를 원하는 남녀가 자신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보여주며 상대방의 마음을 얻어 Matching이 되듯 Teaching Hospital 중에 명성이 높은 곳에 Matching이 되려면 그만큼 매력적인 모습으로 의대를 졸업해야 한다. 이제는 미국에서 의대를 졸업해도 레지던시 자리를 못 잡는 의대 졸업생이 많다. 의대진학 시스템만 매년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Residency Matching도 매년 그 경쟁이나 대비책이 달라지고 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실이 바로 올 3월에 있었던 Matching 결과이다. 현재 미국의대 졸업반 학생들 중에 Matching에 실패한 학생의 수가 아직 채워지지 않은 레지던시 자리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통계가 수집된 이래로 두 번째 발생한 심각한 문제인데, 더 심각한 문제는 지난 30년 동안 이러한 일이 처음으로 발생한 시점이 바로 3년 전인 2010년 3월 Matching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의회에서는 레지던시 교육에 투입되는 연방예산을 삭감하겠다고 한다. 이제 조만간 필자가 진학을 돕는 학생들의 구성비율도 프리메드 학생들 보다 의대 재학생들이 더 많아질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이런 현실을 감안했을 때, 의사라는 직업에 확신과 열망이 없는 자녀를 의대에 억지로 진학시키는 것은 절대로 피하라고 당부 드린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컨설턴트
703-835-0604
kynam@GradPrepAcade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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