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 된 자녀가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을 아버지라고 대답하는 영광을 누릴 수 있다면 더 없이 좋겠으나 그렇지 못 하더라도 자녀와 소통의 창구를 열어놓은 부모라면 모두가 성공적인 자녀교육을 시킨 경우라고 본다. 전화선 너머로 들리는 자녀의 목소리를 듣고 자녀의 상태를 미루어 짐작하지 못 하는 부모는 없다. 적어도 자주 통화를 하는 사이라면 분명히 그러할 것이고, 요즘은 화상통화라는 수단이 보편화되어 있다보니 얼굴을 보며 대화하는 가정도 많이 늘어있으니 좀 더 수월하게 자녀의 심리적 상태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다정하게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가 부모 자식 간에 형성되어 있지 않다면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은 자녀의 의대진학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의대진학시에 검증받아야 할 많은 요소들 중에 소통력을 갖추고 있느냐는 점은 마지막으로 통과하는 관문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대학원 입시제도와 달리 의대진학을 위해서는 누구라도 직접 의대에 방문하여 얼굴을 맞대고 인터뷰라는 것을 해야만 하고, 이러한 시스템의 저변에는 의사라는 직업적 특성이 꼭 환자와 얼굴을 맞대고 소통을 해야만 제대로 진료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었음을 잊어서는 절대로 안되겠다.
물론 전화통화만 자주 한다고 만사가 형통되지는 않겠지만 모든 것의 시작은 대화에서 부터 시작된다는 의미이다. 그 다음에는 어떤 대화를 하느냐는 점을 생각해야 하겠다. 아니 그 이전에 부모의 가치관이 전달되는 통로가 대화라는 점을 미리 상기하자. 예를 들어, 지난 주말에 부모가 참여한 봉사활동에 대해 대화하며 자녀는 자연스럽게 봉사의 가치를 느낄 것이고, 지난 주말에 부모가 즐긴 여행에 대해 대화하며 자녀는 삶의 질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자녀의 가치관 중에 좋은 것도 나쁜 것도 대부분 가정내에서 영향을 받아 형성된 것임을 모르는 부모는 없다고 보나, 자녀를 의대에 진학시키기 위해서는 부모의 가치관도 이타적이며 열정적이어야 한다는 것도 함께 참고한다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부모가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의사지만, 아들이 계속 의대에 낙방하고서 찾아온 가정의 예가 좋은 표본이 되겠다. 직원이 8명이 있는 개인 클리닉에서 점심시간에는 문을 걸어잠그고, 전화도 자동응답기로 돌아가는 형태의 운영을 하는 부모의 모습에서 자녀가 과연 이타적인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었을까? 아이비 리그 대학에서 3.6인 학점과 33점인 MCAT 성적, 부모의 인맥으로 여기저기서 챙긴 특별활동들, 그리고 나는 당연히 의사가 될 것이라는 조금은 안일해 보이는 정신자세로는 미국내 어떤 의대에도 진학할 수가 없었던 것이고, 이러한 사실이 바로 미국 교육제도의 자존심이라고 불리우는 의대입시가 너무도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대학에 간 자녀가 부모를 떠나 기숙사에서 마음껏 언라인 게임을 즐기다 보니 일학년 성적을 망친 경우에도 소통의 통로가 열려있던 가정에서는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 방학에 집에 온 아들에게서 그 게임을 배워 실제로 해본 아빠의 입에서 “야, 이런 게임을 하다보면 넌 나중에 많은 사람을 살리는 솜씨 좋은 외과의사가 되겠구나.”라는 탄성이 나오는 것을 본 아들이 확실한 동기를 부여받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서 자기의 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의대진학을 도와달라고 필자를 찾아왔던 경우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현명한 부모의 모습이다. 실제로도 유능한 파일롯 뿐 아니라 로봇팔을 잘 작동하는 외과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조이스틱 등을 잘 다루는 능력이 필요하다. 대학에 간 자녀를 계속 챙기는 것은 간섭이며 자녀를 망치는 길이라고 믿는 부모도 있고, 이에 굳이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다. 하지만 의대진학을 목표로 하는 자녀라면 다른 얘기다. 일류대학에 진학했으니 의대가는 것이야 스스로 알아서 하겠거니 하는 생각만큼 무책임하고 무식한 얘기는 없다. 그 일류대학에 다니는 학생들 중에 자녀보다 눈에 뜰만큼 모자라는 학생이 얼마나 많이 있을거라고 생각하는가? 같은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이라면 그들도 뛰어난 학생들이다. 자녀의 의대진학 경쟁자들은 조금 덜 좋은 대학에 다니는 백인이나 흑인 학생들이 아니다. 바로 자녀가 다니는 그 좋다는 대학에 다니는 인도계, 중국계, 그리고 한인 학생들이 바로 자녀의 경쟁자 들이며, 그 중에서도 기본적으로 학점관리가 잘 되고 있는 학생들이 대부분 의대진학을 바라고 있으니 부모가 할 일은 자명해 진다. 자주 대화하며 따뜻한 말을 건내서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하고, 실제로 건강을 챙겨줘서 힘든 일정을 잘 소화하도록 돕고, 부모 자신이 건전한 사고방식으로 살아가야 비슷비슷한 조건의 의대 인터뷰 참여자들 중에 자녀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남 경윤 / 의대진학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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