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끝나지 않았다.
미국 내 모든 의대는 2013년 8월에 의대 신입생이 될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해 각 의대는 지난 2012년 6월 5일부터 원서접수를 시작하여 학교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빠른 학교는 8월 말부터 인터뷰를 했고, 일반적으로는 9월부터 본격적으로 인터뷰를 했다. 물론 2013년 2월 현재도 소수지만 인터뷰는 진행되고 있다. 대부분의 뛰어난 학생들은 지원한 많은 의대 중 일부로부터는 합격통보를 받고 3월 1일에 있을 마지막 라운드의 합격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Rolling Admission, 즉 수시전형제도가 대부분인 의대입시제도이므로 10월에 합격통보를 받은 학생들도 제법 되나, 하버드 의대 등 극소수의 의대에서는 3월 1일에 일괄적으로 합격생을 발표하므로 이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거의 모든 수시전형인 의대들도 공식적으로는 3월 1일이 최종 합격자 발표일이므로 의대 진학을 원하는 학생과 그 가족들에게는 지금이 참으로 시간이 더디 가는 시기이다. 대학 수험생들도 물론 4월 1일을 기다리고 있지만, 의대 수험생들의 긴장과는 사뭇 다른 수준이다. 대학 진학은 대부분 어떤 학교에 진학하느냐는 긴장감이지만 의대 진학은 어떤 의대라도 진학하느냐 못 하느냐에 대한 절체절명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3월 1일이 지났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5월 15일이라는 날짜를 기억하고 있어야 하겠다. 왜냐하면, 5월 15일 이전까지는 여러 의대에 합격한 학생들이 여러 의대에 본인의 자리를 확보해 둘 수가 있으나 5월 15일 이후에는 하나의 의대에만 본인의 자리를 확보해야 하는 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대기자 명단에 올라있던 학생들에게는 이 시기에 기다리던 소식이 올 확률이 다른 시기보다 상당히 높다. 물론 12월에도 1월에도 대기자 명단에 있던 학생에게 합격통보를 하는 일도 있으나 일반적으로 5월 15일 이후가 대기자 명단에 올랐다가 합격하는 학생들의 대다수가 합격통보를 받는 시기가 된다. 합격자 중에 일부는 건강상의 이유나 금전적인 문제로 계획대로 입학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입학식 이틀 전에 합격통보를 받는 학생도 있고, 의대 신입생 수업이 시작되는 날 아침에 입학통지를 받는 극적인 경우도 매년 목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한다면 5월 말이 실질적인 의대입시의 마감이 되는 것이다. 즉, 2013년 의대 신입생을 선발하기 위해 2012년 6월 초 원서접수 개시일로부터 시작된 의대입시과정이 꼭 일 년 만인 2013년 5월에 마감되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극적인 경우까지 고려한다면 전년도 6월에 시작해서 올 8월에 마감되기 때문에 일부 의대에서는 15달의 입시전형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고, 약 6개월의 대학입시도 길게 느끼는 우리 한인사회에 비춰지는 의대입시는 지옥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물론 그러한 지옥 같은 느낌의 가장 큰 이유는 지원한 한인학생들의 대부분이 불합격을 하기 때문이라는 것도 사실이다.
지금은 2월이다. 그러므로 아직은 끝이 아니라고 정확히 말씀드릴 수 있고, 지금도 본인이 부족한 부분이 있거나 특별한 관심분야가 있다면 그런 분야에 시간과 정성을 투자해야 하겠다. 혹시 모를 재수를 대비해서도 이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지 않고서 다시 지원한다는 것은 돈과 시간만 낭비하는 일이고, 본인은 물론이고 부모의 애간강도 다 녹여놓는 무모하고 미련한 일이다. 위에서 자세히 설명했듯이 재수를 원하는 학생이 새로운 학년, 즉 2014년도 의대 신입생이 되기 위해서 원서를 접수할 시기는 올 6월이고 이제 무엇인가를 보완할 시간도 3달 남짓뿐이다. 굳이 재수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중에 의대에 진학한 후를 위해서라도 영어가 부족한 학생은 영어공부를 하며 지내고, 봉사경험이 부족한 학생은 봉사를 하며 지내야 할 시간이다. 의대에 진학한다고 그냥 의사가 되는 것이 절대로 아닌 것을 자녀에게 상기시키자. 대학 시절에 준비해서 의대에 가면, 의대 시절에 준비해서 레지던시에 가야 하기 때문이다. 대학 시절에 MCAT(Medical College Admission Test)을 준비했다면, 의대 시절에는 USMLE(United States Medical Licensing Examination)를 준비해야 한다. 대학 시절에 만일 서른 군데의 의대에 원서를 제출했다면, 의대 시절에는 그보다 많은 병원의 레지던시 포지션에 도전해야 할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모든 입시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지만, 특히 의대입시에서의 결과는 더 힘든 4년의 의대와 그 이후의 평균 4년의 레지던시를 앞둔 서곡에 불과하므로 좋은 결과를 받은 학생이든, 아직도 원하는 결과를 기다리는 학생이든 계속해서 본인의 약점보완과 강점증진에 힘써야 한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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