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2012년 11월 현재로서 추정하자면 의대진학이 쉬워지리라고 보긴 어렵겠다. 일각에서는 의료개혁으로 인해 2020년에는 90,000명의 의사가 부족하게 되므로 의대에서 더 많은 학생들을 받아들일 것이므로 앞으로는 의대진학이 수월해 질 것이라고 얘기한다. 참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눈으로 세상을 보는 비전문가적 견해이다. 한 명의 의사를 양성하기 위해서 투자되는 시간과 돈은 막대하므로 향후의 수요를 미리 예상하고 정부가 이에 맞는 투자를 해야만 어느 시점에서든 우리 사회에서 필요한 충분한 의사들을 양성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미국의 국가재정상황과 새롭게 선보일 건강보험정책은 엇갈리고 있으므로 10년 혹은 20년 후에 충분한 숫자의 의사를 확보하기 위해 의대진학을 쉽게 하는 일은 예상되기 어렵다는 의미이다.

문제는 의대 정원에 있지않고, 레지던스를 교육시키는 병원들에서 받을 수 있는 의대 졸업생의 숫자에 있다. 지난 10년 동안 의대는 12개가 새로 생겼으나 지난 15년 동안 레지던스를 받을 수 있는 자리는 법률적 제약에 걸려서 늘어나지 못 하고 있다. 국민을 위해야 하는 법이 왜 레지던시 숫자를 안 늘리냐고 화만 낼 문제는 아니다. 정부에서 레지던스 한 사람을 교육시키는데 대략 일년에 십만불이라는 지원을 병원에 해주고 있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그 숫자를 늘리는 만큼 우리가 낸 세금에서 더 많은 지출이 병원에 제공되어야 하는 것이고, 현재 미국의 재정현실은 그 부담을 늘이는 것은 고사하고 그 부담을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래야 고용을 창출하고 세금부담을 줄여주는 등의 당면과제를 풀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가난한 집에서 10년 후를 바라보지 못 하고 당장 이번 달 페이먼트를 걱정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그 비근한 예로 지난 2011년말에 상정되었던 Resident Physician Shortage Reduction Act가 상원에서 부결되었다. 부족한 레지던스 숫자를 15% 늘리려던 노력이 실패한 것이다. 이제는 왜 이 법안이 부결되었는지에 대한 이유를 예상하기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현재 미국내에 병원이라고 등록된, 즉 6개 이상의 병상과 24시간 진료가 가능한 약 6,000곳의 병원 중에 약 1,000곳의 병원에서 약 115,000명의 의대졸업생들이 전문의가 되기 위해 레지던스로서 교육을 받고 있다. 한 명당 약 $100,000에 가까운 정부지원금이 소요되니, 15%를 늘린다면 약 17,500명을 늘린다는 계산이고 그렇다면 약 $17,500,000의 세금이 의대 졸업생을 전문의로 교육시키는 곳에 매년 추가로 지출되어야 한다는 산술적 계산이다. 10년 후면 약 100,000명의 의사가 부족하다고 예상되니 이 정도 지출은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현재 쓰는 예산을 60%로 축소시키고자 하는 법안이 상정되어 있는 시점에서는 어렵다. 그래서 가난한 가정의 예를 들은 것이다. 암에 걸리지 않으려면 정기검진이 얼마나 중요한데 왜 병원에 가서 매년 정기검진을 안 받는지 모르겠다고 얘기하면 당장 이달 페이먼트를 고민하는 집에서는 한숨만 나올 것이다. 몰라서 못 하는 것이 아니라 없어서 못 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의대에서 신입생을 많이 뽑는 것이 어쩌면 나중에 취직 못 하는 의사를 만들 수도 있는 위험한 일이 될 수도 있다. 마치 법대를 나온 졸업생들의 경우처럼 말이다. 지난 10년간 12개의 의대가 신설된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지금 현재도 6개의 의대가 정부로 부터 허가를 기다리고 있으므로 최소한 몇 년 사이에 약 1,000명의 의대 신입생의 수는 늘어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히 의료계가 법조계 등 다른 분야보다 고용시장이 좋을 것이라는 전망은 능력있는 학생들에게 계속해서 의대진학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할 것이고, 그렇다면 지난 10년간 의대가 많이 새로 생겼다고 해서 의대입시 경쟁률이 낮아지기는 커녕 매년 신기록을 세우며 높아져 가는 현상이 앞으로 몇 년 동안 지속되지는 않을까?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의대가 아니더라도 안정된 의료 전문인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는 더 커진다는 것이다. 간호대나 Physician’s Assistant, 혹은 Physical Therapist 등의 의료 전문가들이 모자란 의사를 대체해 그 영역을 넓혀갈 것은 자명하다. 캐리비안 의대를 가는 것은 레지던스 자리가 늘어나지 않는 한은 미국내에서 PA나 PT를 공부하는 것보다 좋은 선택이 아닐 수도 있다. 물론 레지던스 자리가 늘어난다면 캐리비언 의대도 좋은 선택이 되겠다.

남 경윤 / 의대진학 컨설턴트
703-835-0604
kynam@GradPrepAcade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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