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2월이다. 내년 가을에 의대 신입생이 되기 위해 올해 원서를 제출한 의대지망생들 중에서 많은 학생들은 이미 여러 군데의 의대로 부터 입학 허가서를 받아 들고 합격발표를 늦게 하는 일부 의대에서 연락이 추가로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시기가 바로 12월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위의 질문에 답을 하도록 하겠다.
의대진학을 위해 재수를 하는 것은 그리 이상한 것은 아니다. 의대 신입생 중에 첫번째 도전에서 합격한 학생이 약 2/3라면 나머지 1/3은 첫 도전에서 실패하고 와신상담하여 재도전에서 입학에 성공한 경우라는 통계를 보면 재수는 분명히 할 만한 도전이다. 마치 학부모들이 한국에서 대학에 진학할 때 고교를 졸업하자 마자 곧바로 대학에 진학한 경우와 재수를 통해 대학에 진학한 경우로 나누어 지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면 틀림이 없겠다. 하바드 의대나 UCLA 의대 등의 일부 의대를 제외하고는 삼수생도 받아준다. 본인의 어떤 점이 의대의 입장에서 부족한 부분이라고 느꼈을런지를 제대로 분석하고 이를 보완한 학생이라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도전이라고 용기를 주어야 할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하지만 재수를 할런지에 대한 마음의 결정을 하는 시기가 아주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는 학생과 부모는 많지 않아 보인다. 바로 지금이 그 시기라고 얘기하면 불쾌해 할 학생과 부모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학생마다의 경우가 다르므로 모든 학생들에게 지금, 즉 12월이 재수를 결정할 시기로 보기는 어렵겠지만 아마도 대부분의 학생들에게는 옳바른 조언이 될 것이다. 예외적인 경우는 이미 여러 의대들에 인터뷰를 다녀왔고, 그 의대들의 합격자 발표시기가 대부분 올 연말이나 내년 봄으로 예정되어 있는 경우로 한정되겠다. 열군데의 의대에 인터뷰를 다녀온 학생이더라도 벌써 대부분의 의대들에서 불합격 통지나 대기자 명단에 올랐다는 통보를 받은 경우라면 이제는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이다. 물론 재수를 위한 액션을 취하고 난 이후라도 얼마든지 인터뷰에 다녀온 의대로 부터 입학 허가서를 받을 수는 있다. 하지만 아무 것도 안 하고 기다리기만 하다가는 내년 의대지원 사이클에서도 보완될 모습을 보여줄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지기가 쉬우므로 보수적인 조언을 하는 것이다.
만일 본인의 경우가 재수를 해야 할런지 아니면 조금 더 기다려 봐야 할런지 명확한 판단이 안 서는 학생이라면 나름대로 준비를 열심히 한 학생일테니 12월은 조금 더 기다리는 시기로 잡아도 좋겠으나, 아직까지 어느 의대에서도 인터뷰 요청을 해오지 않은 학생이라면 더 이상 기다리기만 하는 것은 위험하다. 벌써 열군데 이상의 의대로 부터 입학 허가서를 받은 학생들이 존재하는 12월이다. 6월에 원서접수가 시작되었으니 벌서 6개월 이상 진행된 의대입시에서 인터뷰에 오라는 통보도 못 받은 학생이라면 뭔가가 문제가 있는 경우가 90% 이상일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것이 낮은 학점, 열등한 MCAT 성적, 설득력 없는 에세이, 흥미롭지 못한 추천서, 혹은 부족한 의료경험 때문일지는 경우에 따라 각기 다르겠으나 분명한 것은 학생이 제출한 원서상으로는 그 학생이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는 정확하다. 어떤 경우는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나 음주운전이나 시험부정행위 등의 부정적인 경험을 격은 학생이 그 부정적인 요소를 극복하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자숙하며 인생의 좋은 지침으로 삼았다는 확실한 설득을 하지 못 해서 일수도 있겠다. 오늘 당장 내년 의대지원 사이클을 위해 준비를 시작하더라도 준비할 시간은 5개월 남짓이다. 내년에도 6월부터 시작될 의대지원이기 때문이다. 필요하다면 후년 지원 사이클을 선택하고 이에 맞는 계획을 세워야 할지도 모른다. 학생들 입에서 내년에 지원하면 후년에 의대에 입학하게 되니 너무 오랜 기간이 걸린다는 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 진작에 잘 하지 뭐 했냐고 혼을 내는 것은 답이 아니라는 것은 어떤 부모라도 알 수 있을테고, 백년을 살 이제 20대 초반의 학생들에게 이년 혹은 삼년을 효율적으로 보내면 나머지 인생에 미칠 영향에 대해 차분히 설명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기초가 튼튼하지 않은 구조물은 허물고 다시 기초공사를 하는 것이 그 구조물이 오랫동안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최선의 선택이라는 것을 알려주자. 최선을 다 한 학생에게 이제는 다시 준비를 하자는 말을 하는 것이 쉽지 않은 조언임은 맞지만 의대진학에 대한 열망을 갖고 있는 학생이라면 지금, 이 12월이 재정비를 시작할 적기이다.
남 경윤 / 의대진학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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