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대학으로부터 입학허가서를 받아 들은 자녀가 어느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좋을지는 비단 의대진학을 원하는 자녀를 둔 가정의 일만은 아니겠지만, 특별히 의대진학을 생각하는 가정이라면 큰 고민이다. 질문 자체가 정답이 없는 질문이지만 애타는 부모심정을 생각해서 굳이 답을 하자면 학생이 진학을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게 하는 것이다. 물론 맹목적으로 특정 대학에 친구들이 많이 가므로 나도 거기에 가겠다는 경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합격한 대학들을 방문해서 직접 기숙사에서 잠을 자보고, 직접 수업도 듣고, 프리메드 어드바이저를 만나본 이후에 본인이 진학할 대학을 정하게 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이다.

“A라는 대학과 B라는 대학 중에 어디를 보내야 의대에 가기가 더 좋아요?”라는 질문에 직접적으로 답하는 것은 필자가 학생에 대해 아주 잘 아는 경우도 조심스러운 일이며 학생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에 답하기는 위험스러운 일이라서 답을 피하는 것이 옳다고 믿는다. 하지만 너무 많은 가정에서 하고 있는 질문이므로 굳이 요령을 알려드린 것이 위에서 말한 학생이 직접 방문하고 느끼게 하고 난 후에 결정하게 하라는 것이다. 대부분 학생들이 합격한 대학들 중에 가장 좋다고 느끼는 두 학교 이름을 거론하며 질문을 하게 되므로 질문의 대상이 되는 두 학교는 그 평판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학교들이다. 올 해의 예를 몇 가지 들자면 하버드와 프린스턴, 예일과 MIT, 코넬과 잔스 합킨스, 노틀데임과 UC 버클리, 브라운과 윌리암스 등 모두 명문대학 두 군데를 비교하는 질문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이 외도 수 백여건의 유사한 질문을 받았으니 이 시기가 되면 우리 한인 부모님들의 가장 큰 고민이 무엇인지를 쉽게 알 수 있다. 매년 연례행사로 치르게 되는 이 궁금증 타파를 위해 학생의 의견 외에 가능하면 피해야 할 것들을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다. 단, 학생 개개인과 각 가정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필자가 아래에 적어놓은 것들에 연연하는 것은 절대로 옳지 않다. 예를 들어 집에서 멀리 떠나기를 싫어하는 여학생을 집에서 멀리 떨어진 학교에 진학시키는 것은 절대로 옳지 않은 일이다. 대도시의 번잡함을 너무 싫어하는 학생을 대도시 한복판에 위치한 대학에 진학시키는 일도 옳지 않고, 대도시 친화적인 학생을 작은 전원도시에 위치한 대학에 진학시키는 것도 옳지 않은 일이다. 아래의 피해야 할 리스트는 이러한 개인적인 성향을 다 감안한 후에야 적용시켜야 할 완벽하지 않은 그저 답답한 마음을 푸는 편법이다.

– 주립대학은 가능한 피하게 하자: 윌리엄 & 매리처럼 주립대학이면서도 적은 학생수 등으로 의대진학에 큰 도움이 되는 주립대학도 있지만, 대부분은 주립대학의 많은 학생수가 의대진학에 걸림돌이 된다. 학생수가 많다는 것은 집중력으로 극복할 수 있지만, 추천서 받기도 어려워진다. 물론 이 점도 미리 알고 교수님과의 관계를 돈독하게 형성하면 문제는 없다. 필자의 학생 중에 UC 버클리에서 유기화학을 1,400명이 함께 수강하며 A를 받고 그 교수님께 좋은 추천서를 받고서 원하는 의대에 진학한 학생도 있으므로 지금 필자의 이 조언은 완벽한 조언은 아니다. 하지만 다른 선택이 있다면 굳이 우리 자녀를 그 1,400명중 한 명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 웨이팅에 걸린 대학에 나중에 합격하면 그 대학은 보내지 말자: 조금 격하게 표현하자면 해당 대학에 꼴찌로 입학한 상황이다. 굳이 성적을 떠나서 해당 대학에서 보기에는 자기네 학교에 잘 안 어울리는 학생이라고 본 경우이므로 이 학생이 이 대학에 진학해서 제대로 적응할 확률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학교에 적응을 잘 못 하는 학생이 어렵다는 의대진학에 성공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목표는 이번에 진학하는 대학이 아니라 4년 후 의대라는 것을 학생과 부모가 함께 인지해야만 한다.
– 영어가 부족한 학생을 리버럴 아츠 칼리지에 보내지 말자: 이제는 많은 한인부모들도 잘 아는 사실이 바로 리버럴 아츠 칼리지에 진학하면 명문 의대나 법대 등에 진학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적용되지는 않는다. 특히 영어능력이 떨어지는 학생의 경우라면 그 깊이 있게 가르치는 학습법을 따라가기에 역부족이 되므로 학점관리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
– 의대진학률을 과장하는 대학에는 보내지 말자: 각 대학은 학생들의 의대진학률을 90% 등의 숫자를 사용하며 설명할 것이지만 여기에 현혹되지는 말자. 아시안 학생이라고 묻지말고 한인학생이 프리메드과정을 거쳐 실제로 의대에 지원하는 퍼센티지를 묻자. 원서를 내면 90%가 합격하는 학교는 있지만 대부분의 프리메드 학생들은 원서조차 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며 만일 프리메드 한인학생의 90%가 의대에 진학했다고 말하는 대학은 보내지 말자. 거짓말로 현혹하거나 모르면서 아는 척을 하는 프리메드 어드바이저가 근무하기 때문이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컨설턴트
201-983-2851
kynam@GradPrepAcade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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