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신입생 부모들이 주로 묻는 내용이기도 하지만 고교생 부모들이 AP나 IB과목 수강에 대해서 혹은 대학 재학생 부모들이 수강신청을 목전에 두고서 묻는 주된 내용이 바로 어려운 과목을 듣는 것이 의대진학에 유리한가에 관한 질문이다. 필자의 대답은 역시 학생의 능력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는 원칙적인 것이다. 굳이 최고의 학습능력을 갖춘 학생에게 쉬운 과목만 들으라고 하는 것도 맞지 않지만 그렇지 못 한 학생에게 어려운 과목을 듣게 하는 것은 절망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 스스로가 본인의 능력을 모르는 경우에는 지금까지의 객관적인 요소들을 감안하는 것이 현명하겠다. 또한 학생 스스로의 자신감도 중요한 요소가 되니 자녀와 지금까지의 성적표를 앞에 놓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다음 학기 수강과목 선정을 위한 첫 걸음이다. 이때 감안해야 하는 변수가 학생의 관심분야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과학과목 중에도 생물을 선호하는 학생이 있고 화학을 선호하는 학생이 있다. 그 일례로 Biochem이란 과목은 생물학적 측면에서 접근하는 Biochem이 있는 가 하면 화학적 측면에서 접근하는 Biochem이 있다. 동일한 제목의 과목이더라도 학생의 성향에 따라 어떤 강좌를 듣는 것이 좋을 지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을 해 나가며 매일 선택을 할 때에도 이와 비슷한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집들이에 가 보면 실내장식이나 가구가 그 집의 규모에 맞지 않는 경우도 있고, 작은 규모의 집이지만 실내를 꾸며 놓은 모습이 너무 알찬 경우도 경험해본 부모라면 어려운 과목을 힘들게 공부하는 것과 능력에 맞는 수준의 과목을 알차게 공부하는 것과의 차이를 쉽게 알 수 있다. 또한 과도한 모기지 부담에 여행이라고는 몇 년에 한 번도 못 가는 가정과 적정한 규모의 모기지를 내며 삶의 여유를 누리는 가정의 차이도 의대진학을 준비하는 자녀에게 적용하여 기준으로 삼기에 좋은 예로 보인다. 어려운 과목을 죽을 힘을 다해 좋은 성적을 받는 것 까지는 성공했지만 공부 외적인 요소들은 봉사가 되었든 아니면 리더쉽을 발휘할 만한 경험을 쌓는 것이 되었든 전혀 챙기지 못 했다면 바로 모기지 부담에서 허덕이며 너무 큰 규모의 집을 장만한 가정의 모습으로 보일 것이다. 근사한 집이나 좋다는 자동차를 일부러 싫어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들을 장만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는 것을 냉정히 분석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듯, 수강과목을 선택할 때도 학생 스스로의 학습능력과 성향을 아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물론 누구나 거주할 공간이 필요하듯 의대진학을 위해 필수적으로 수강해야 하는 과목들이 있다. 생물, 화학, 물리, 수학, 영어 등의 프리메드 코어 과목들을 듣지 않고는 의대에 진학하지 못 하므로 이런 과목들을 수강하는 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거주할 공간의 형태 및 규모는 신중히 고민하여 결정하듯 해당 과목의 난이도를 결정할 때는 본인의 선택이 의대진학의 성패를 결정하게 된다.

어려서부터 해당 학생의 성장과정을 직접 지켜본 입장, 즉 부모만이 도울 수 있는 요령이 있다. 어려서 그 자녀에게 처음 운동이나 취미활동을 가르칠 때 그 자녀에게 벌어졌던 일들이 아마도 앞으로 그 자녀에게 벌어질 일들을 가늠하는 좋은 기준이 될 수 있다. 피아노를 배울 때는 열정적으로 연습을 하던 자녀가 미술을 배울 때는 이리저리 꾀만 내고 제대로 하지 않았던 자녀라면 대부분은 지금 피아노를 비롯한 많은 악기를 잘 다룰 것이다. 좋아서 하는 일이 잘 하는 일이 될 확률이 크다는 것이다. 또한 스키를 타는 것이 더 좋은 것인지 스노우 보드를 타는 것이 더 좋은 것인지는 지극히 개인적 성향이다.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배우고 즐겨야 평생 취미로 남을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본인이 관심과 능력을 갖고 있는 공부도 분명히 존재한다. 누구나 생물을 전공할 필요가 없듯 누구나 최고로 어려운 과목을 들을 필요는 없다. 물론 간혹 모든 것을 잘 하는 학생도 있다. 이런 경우라면 특히 중요한 것이 우선순위를 정하게 하는 것이다. 의대진학이 최우선 순위에 있다면 그에 맞게 수강계획을 짜야 할 것이고, 대학졸업 때까지는 이것 저것 다 경험해 보고 싶다면 그에 맞는 또 다른 계획을 세우게 하자. 스키가 너무 좋고 잘 타므로 스키선수가 되겠다는 자녀가 있다면 사줘야 할 스키의 종류가 일년에 한 두번 스키를 타는 자녀에게 사줘야 할 스키의 종류와 달라야만 한다.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장비부터 다르게 준비하듯 명문의대를 목표로 하는 학생이라면 수강과목도 물론 남달라야 한다. 하지만 선수라도 자기 신체조건을 무시하고 장비를 선택하지 않듯 학습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수강신청은 의대진학을 막는 최대의 적이 될 수 있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컨설턴트
703-835-0604
kynam@GradPrepAcade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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