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가장 좋은 멘토는 부모라고 생각한다. 인생 전반에 대한 멘토로서의 역할은 말 할 나위도 없거니와, 의대진학을 위한 멘토 역할도 부모가 할 때 최선이고 최상이라고 믿는다. 필요한 부분은 외부의 도움을 받아가며 자녀의 멘토가 되어보자. 물론 모든 부모가 이에 해당되지는 않을 수도 있다. 적어도 자녀와의 소통에 문제가 없는 부모라면 시도해 볼 만 하다. 아니 자녀와의 소통에 문제가 있는 부모라면 더욱 분발해서 자네의 멘토가 되어보면 어떨까?

의대진학을 바라는 자녀를 둔 부모로서 멘토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미국에서의 의대진학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알고 있어야 한다.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저기에 전문가라는 사람들도 있고, 온라인 상에 수도 없이 다양한 정보가 돌아 다닌다. 하지만 가장 정확한 정보는 자녀가 재학중인 대학의 프리메드 담당부서에서 제공하는 정보와 각 의대 웹사이트를 방문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얻을 수 있다. 일반적인 정보를 알고 있어야 그 다음 단계로 자녀에 적용되는 최선의 정보를 취합할 수 있다. 내 자녀만의 특별한 사항을 기준으로 한 정보는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않고서 일반적인 정보들에 자녀를 끼워 맞추는 식의 멘토는 없느니만 못 하다. 이 세상 어느 누구도 나보다 내 자녀를 더 잘 이해하지 못 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나약해 보여도 목표만 제대로 설정하면 그 분야에서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면이 있다면, 그에 맞는 목표를 함께 설정하도록 고민하고 용기를 주는 역할은 부모의 몫이다. 봉사정신이 뛰어나 보여도 유독 피를 무서워한다든지 아니면 병원냄새만 맡아도 머리가 아파서 고생한다든지 하는 점들은 심리치료를 통해 극복을 시키든 아니면 의료분야의 전문가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조언을 해야 한다.

일반적 정보를 습득한 멘토로서의 부모가 해야 할 일은 또 하나가 있다. 모든 부모가 동일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으므로 본인이 취약한 부분은 외부의 도움을 받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부모의 친구 중에 현직 의사가 있다면 자녀를 만나게 해 주는 것도 요령이다. 주변사람 자녀 중에 의대생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만나게 해 주는 것 또한 방법이다. 대학 후배가 연구직에 종사하고 있다면 만나게 해주는 것도 부모의 역할이 되니 눈을 크게 뜨고 내 주변에서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 찾아보자. 이 때 조심할 점이 있다. 고맙게도 내 자녀를 만나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하여 내 자녀에게 올바르게 적용할 알맹이 정보를 정리하는 것은 멘토로서 부모가 할 가장 중요한 일이다. 현직 의사 한 명의 의견이 자녀의 의대진학에 모든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되고, 한 명의 의대생이 말한 방법론이 내 자녀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것이라고 믿어서도 낭패를 본다. 연구에 주안점을 둔 대학교수 친구가 강조한 리서치의 중요성이 내 자녀를 의대에서 멀어지게 할 수도 있고, 봉사만 강조하는 의료선교인의 의견이 꼭 내 자녀에게 최고의 조언이 될 수도 없다. 내 자녀는 내가 제일 잘 안다는 전제하에 여러 분야의 조언들을 토대로 내 자녀만의 의대진학 계획을 세워야 한다. 조언은 누구에게라도 받을 수 있지만 무조건 그 조언을 따르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의대진학 컨설팅을 전문직으로 삼고 있는 필자도 학생을 분석하고 그에 따른 조언을 하지만, 그 조언이 학생에게 잘 적용되고 있는지를 학생과의 대화를 통해 꾸준히 관찰하며 몇 년간 함께 고민하고 의논한다.

결론적으로 멘토인 부모는 삶의 지혜를 발휘하여 정보의 유효성을 분석하는 역할을 하며, 누구로부터 조언을 들어야 하는 지를 정하는 것도 인생경험을 발휘해야 한다. 지난 5년 사이에도 엄청난 변화가 있었던 의대진학에 관한 정보를 30년 전에 의대에 입학했던 인물에게서 얻어내려 한다면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현직 의사에게서 얻는 조언은 의사로서의 삶을 미리 들어보게 하는 것에 국한시켜야 한다. 자녀를 의대에 보낸 옆집 부모에게 듣는 정보는 모든 것이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감안을 하고 들어야지 옆집 아이의 장단점과 그에 따른 보완책 전부를 들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MCAT 과목이 어떻게 변했는지도 모르는 대학입시 학원선생에게 의대진학을 도와달라고 하는 것은 부모의 직무유기이다. 하지만 많은 의견들을 듣고서 그것들을 토대로 자녀와 대화하며 방향을 잡는다면 아마도 최선책이 될 것이다. 하지만 돈과 시간을 투자해서 이런 멘토 역할을 할 의지는 없이 그저 한 가지 정보에 목을 매고 잔소리를 할 생각이라면 차라리 자녀에게 전적으로 맡기자. 아빠의 무관심이 성공적인 입시에 꼭 필요한 요소라는 우스개 소리가 결코 우스개 소리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컨설턴트
703-835-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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