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교육은 의대진학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부모로서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기도 하지만 부모가 자녀를 위해 꼭 해야만 할 책임사항이라고 본다. 물론 의대진학에 더 도움이 되는 교육방식이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적인 사회규범을 익히고 이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이 될 수 있는 근본적인 것들부터 챙겨야 하겠다.

일반적인 인성교육이라면 작은 것에 감사하고 소중한 것을 나눌 줄 아는 성향을 길러주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봉사에 참여한 자녀들이 이런 것들을 자연스럽게 습득할 확률이 높아진다. 스스로 봉사에 참여하여 감사함과 기쁨을 누려본 학생이라면 의대진학을 위해서 어떤 봉사를 몇 시간 해야 하며, 제 3세계 봉사를 꼭 다녀와야 되냐는 식의 질문은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질문을 한 학생이나 부모를 면박주기 위함이 아니다. 열심히 의대진학을 준비하다 보면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단지 어려서부터 부모의 봉사하는 모습을 보고 자라며 스스로도 봉사에 참여하여 봉사의 참뜻을 이해하고 보람을 느껴본 자녀라면 의대에서 찾는 모습의 지원자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고 당연히 그 결과로 의대에 합격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더욱 중요한 사항은 이런 자녀가 의대에 진학해야만 스스로도 행복한 의료 전문인이 될 것이고, 나아가서 사회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안정된 직업을 추구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고 존경 받는 전문직을 선호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공부 좀 잘 한다고 누구나 의대에 진학할 필요는 없다. 다행히도 미국의 의대들은 학습능력과 리서치능력 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지 않다. 미국에서 자녀를 키우는 모든 부모들이 감사할 일이다. 의대진학에 대해 자녀와 대화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학습능력과 리서치능력에 대해서 절대로 언급하지 말라. 불우한 처지에 있는 환자들을 돕는 경험을 하게 한 후에 그들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지를 먼저 확인하고서 그 다음에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실행해야 할 몇 가지 필요한 사항 중에 좀 더 좋은 학점을 받아야 하는 당위성에 대해 설명하여 자녀 스스로가 학습의지를 갖게 해야만 성적을 올릴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진다. 그저 학점이 얼마 이상이 되지 않으면 의대에 가지 못 하니 성적을 올리라고 처음부터 접근한다면 성적을 올리는 것 조차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다. 재미있고 관심도 있는 일에서 좀 더 좋은 성과가 나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의대진학을 위한 긴 여정도 재미있어야 좋은 성과가 나오겠다. 의대에 관심이 없더라도 매사에 감사하고 나눌 줄 아는 자녀로 키운다면 어떤 분야에서도 긍정적인 삶을 살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의대진학에 특화된 인성교육에는 생명의 존중함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들 수 있겠다. 자녀에게 신문이나 잡지를 정기적으로 구독시키는 부모라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자녀와의 여행길이나 특별활동에 오가는 차 안에서 의료윤리에 대한 주제들에 대해 대화를 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굳이 분야를 규정짓다 보니 의료윤리 혹은 생명윤리라고 불리는 것들이지만 사실은 우리 모두가 안고 사는 죽음이라는 명제에 대해 깊이 있는 고찰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안락사(Euthanasia)라는 주제는 우리 어른들, 아니 필자와 같이 전문적으로 생명윤리학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에게도 끝없는 고민을 하게 하며 흑백논리로 맞고 그름을 논할 수 없다. 자녀들도 아마 수업시간이나 친구들 간의 대화에서 논쟁 아닌 논쟁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부모와 자녀가 논쟁을 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자녀들에게 스스로의 의견에 대한 근거자료를 찾아 정리하는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자녀가 너무 어리거나 주제가 너무 무겁다고 느낀다면 좀 더 가벼운 주제들로 대화를 하자. 예를 들자면 청소년들의 의료선택에 대한 자기 선택권과 같은 것들을 어렵지 않고 쉽게 질문할 수 있을 것이다. 아플 때 병원에 가고 안 가고의 문제부터 실질적으로 자녀들과 이견이 생길 수 있는 생활 속의 주제들에 대해 의견을 나누며 의료보험이 있는 가정과 없는 가정의 경우에 대해서 등으로 조금씩 대화의 범위를 넓혀 간다면 자녀들에게 의료 전문인으로서의 기본 인성과 더불어 본인의 의견이 옳다고 무조건 목소리를 높이는 단계를 벗어나 자료를 찾아 남에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연습, 즉 리서치의 핵심을 가르칠 수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쉽게 할 수 있는 의대진학의 비결은 상큼하게 웃으며 감사를 말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다. 이 간단해 보이는 것을 못 하는 의사를 만나 본 경험이 있는 부모라면 의대가 어째서 꼭 인터뷰 과정을 통해 향후 해당 의대를 빛낼 동문을 선별하려고 노력하는 지에 대한 이유를 쉽게 이해할 것이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컨설턴트
703-835-0604
kynam@GradPrepAcade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