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먼저 자신감을 되찾게 해주어야 한다. 물론 어떻게 자신감을 되찾아 주냐는 것이 관건이지만 약 20년간 자녀를 지켜본 부모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제법 많이 있을 수 있다.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냉정한 지적과 따뜻한 격려를 함께 할 수 있는 지혜로운 마음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 자식이므로 무조건 다 잘 하고 있다고 말해서는 자신감을 북돋아 주기보다 더 큰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누구나 실수를 한다. 그 실수에 발목이 잡혀 모든 것을 망치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그 실수를 발판으로 새로운 도약을 하는 사람도 있다. 일부 프리메드 학생들은 일학년 시절에 너무 어려운 과목에 도전하다 학점을 망쳐서 그때부터 자신감을 잃고 방황한다. 몇 과목 망쳤다고 의대에 절대로 못 가는 것은 아니므로 그 과목을 재수강해서 본인의 학습능력에 문제가 없음을 보여주게 하자. 해당과목보다 상위의 수업을 들어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도 나쁜 방법은 아니므로 대학마다 다른 재수강 허용정책에 너무 연연해 할 필요조차 없다. 학생 스스로가 원해서 준비하는 의대진학이라면 시간이 조금 더 걸리든 아니면 진학하게 될 의대의 평판이 조금 안 좋은 곳이든 하는 작은 문제에서 마음을 열게 하면 세상이 다시 아름답게 보일 것이다. 성적이 아닌 개인적인 문제라도 살인이나 마약매매가 아니라면 어떤 실수라도 충분히 반성했고 그 나쁜 경험을 통해 인생의 더 큰 의미를 깨달았다는 것을 의대 측에 보여줄 수 있으면 된다. 많은 프리메드 학생들이 성적에 대한 부담감에 유혹에 지는 경우가 있다. 부정시험이나 부정논문 등이 이에 해당하고 기준이 애매한 경우도 왕왕 있으므로 한 학기나 일년간의 정학에 처해지고서 이제 의대진학은 이루지 못 할 꿈이 되었다고 낙망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 부정시험으로 일년간 정학에 처해졌던 여러 학생을 의대에 입학시킨 필자의 경험이 이를 증명한다. 어떤 경우라도 충분히 반성했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서는 조급하게 대처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병이 걸렸다면 그 병을 치료하는 시간을 보내고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듯, 실수가 있었다면 그것이 성적이든 정학이든 해당 실수를 처리하는데 당연히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인정하고 그에 맞는 계획을 짜야만 한다. 불행한 결과를 불러오는 것은 실수를 했다는 사실이 아니고 그 실수를 만회하는데 충분한 시간을 잡지 않는다는 사실에 있다. 학생은 아직 혈기왕성하고 인생의 경륜이 부족하므로 조급할 수 있지만 적합한 조언을 할 임무는 부모의 몫이다. 좋은 대학에 보냈으니 훌륭한 교수와 동료들이 많은 학교에서 모든 것을 다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일부 부모의 그 무지하고 무모한 만용이 도무지 어디서 나오는지 답답한 경우를 너무 많이 겪은 필자의 간곡한 부탁이다. 내가 챙기지 않는 내 자식을 잘 챙겨줄 사람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누구나 약점이 있다. 학습능력 전반이 부족한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프리메드 학생의 경우 특정분야의 과목에서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 대부분의 과목에서 C를 받아오는 학생이라면 공부하는 법을 모를 수도 있고 공부보다는 다른 쪽에 두뇌가 발달되어 있을 것이다. 그런 학생이 의대진학을 원한다면 아주 긴 시간을 두고 다시 기초부터 준비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특정과목을 힘들어 하는 학생이라면 일단은 그 과목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할 것이며, 최악의 경우에는 목표를 하향 수정하여야 할 필요도 있다. 대화능력이 부족한 학생도 있을 수 있다. 환자로 분류되는 대상들과 자주 접하는 것만이 해결책이다.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싫어하고 특히 환자들과 시간 보내는 것은 더더욱 싫어하는 학생이라면 의사라는 직업이 무엇을 하는 것인지를 다시 상기시켜주고 그래도 그 길을 가겠다고 하면 어려서 양파를 안 먹겠다고 하는 자녀에게 그것을 먹게 했던 모든 육아경험을 동원해서 응용하자. 그래도 환자들과 잘 어울리지 못 한다면 어차피 의대에 합격하기는 힘들 테니 목표를 바꾸게 하자. 이 경우만큼은 목표를 바꾸게 하는 것이 부모가 할 일이다. 실험실에 있는 것을 답답해 하며 너무 싫어하는 경우라면 Clinical Training 위주의 의대들에 지원하면 된다. 연구경험도 중요하지만 모든 의대가 실험을 사랑하는 학생들만을 원하지는 않는다. 연구보다는 환자를 직접 도와준 경험이 훨씬 더 중요하고 근본적인 학생선발 기준이기 때문이다.

실수를 했든 약점이 있든 학생 스스로가 의대에 진학하겠다는 절박함을 갖고 있다면 어떻게든 실수는 만회할 수 있다는 점과 약점은 인정하며 보완하는 자세를 취하면 된다고 알려주자. 불안한 마음으로는 될 일도 안 되지만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고 목표를 세운다면 의대진학이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자.

남 경윤 / 의대 진학 컨설턴트
703-835-0604
kynam@GradPrepAcade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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