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에 진학하고자 하는 이유를 묻는 이유에 많은 한인 학생들이 의료봉사를 통해 선교를 돕는 삶을 살고자 한다는 답을 한다. 기독교 문화권에서 자란 한인 학생들로서는 더 없이 긍정적인 사고방식이라고 칭찬해 주고 싶다. 물론, 기독교나 천주교 외의 신앙을 가진 학생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며, 무신론자 학생이라도 의사가 되서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은 가상한 생각이므로 칭찬을 받아 마땅한 일이 되겠다. 단지, 오늘의 글은 기독교적 삶의 지표와 의사가 되고자 하는 이유를 하나로 묶어서 생각하며 이를 의대진학에서 어떻게 표현할 지를 놓고 고민하며 질문하는 많은 학생들에게 대답을 하는 글이므로 참고하기 바란다.
결론부터 먼저 얘기하자면, 너무 신앙적을 치우친 모습은 피하기를 권한다. 예를 들자면, 해외봉사의 경험도 선교여행 그 자체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지만, 기왕이면 의료선교봉사를 다녀오라는 것이다. 제 3세계로의 봉사여행은 누구에게나, 신앙적인 사람이게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게든 본인의 현실에 감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다른 인류의 모습을 경험하며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잠시나마 할 수 있는 점에 감사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모든 것들에 감사하는 마음이 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선교여행이라면 그 나름대로의 목적이 따로 존재한다. 의료선교도 물론 궁극적 목적은 같을 것이나, 의대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이라면 선교 측면 보다는 의료봉사 측면에 중점을 맞춰서 경험하고 표현하기를 권한다. 기독교 재단을 둔 의대들 조차도 의사라는 직업적 특성을 고려해서 너무 신앙적으로 치우친 학생들은 조심스럽게 대하고 있다. 의사라는 직업은 전쟁터에서 조차 적군이라 할 지라도 환자라면 치료를 해야하는 근본적 의무를 짊어지고 있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다른 종교에 대해 배타적인 모습을 보이는 의대지원자라면 절대로 의사라는 직업이 어울리지 않는다면 평가를 받을 것이다. 본인의 신앙적 가치관을 바꾸라는 얘기가 아니라, 의대진학을 신앙과는 분리해서 생각하라는 것이다. 의사가 되서 본인의 가치관이든 신앙관이든 마음껏 펼치는 것은 그 이후의 문제이니, 일단은 의대에 입학을 위한 조건들에 충실해야 하겠다.
봉사하는 의사의 전형으로 알려진 쉬바이쩌 박사의 삶도 오해하지 말도록 해야 하겠다. 그는 의사로서 아프리카 땅에서 평생을 헌신하다 숨진 경우라고 보기 힘들다. 루터교 목사였던 그의 다른 면모도 함께 봐야만 하겠다. 선교사로서 의술을 활용한 경우이지, 의사가 봉사하기 위해 일부러 모든 것을 버린 경우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선교를 위해 의사가 되겠다는 학생들에게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선교를 위해 의술은 도구일 뿐이지, 의사가 되지 않으면 선교가 없다라는 사고방식은 위험하다. 꼭 의대를 가지 않고도 남을 돕거나 선교를 할 수 있는 방법은 많이 있다. 하지만, 봉사하는 삶을 살기에 적합한 직업이 의사라는 것은 확실하겠다.
최근에 상담을 하던 학생이 “울지마, 톤즈”라는 다큐먼터리 영화를 보고 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한국판 쉬바이쩌라고 평가받는 한 의사의 생애를 소개하는 필림이다. 물론 그도 신부의 삶이 먼저인 경우이며, 그가 선교를 하는 도구 중 하나가 의술이었다. 유튜브에 올라있는 “울지마, 톤즈”의 극장판을 자녀와 함께 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아울러, 한국말이 서툴러서 이해가 어려운 학생이라면 쉬바이쩌의 삶에 대해 책을 읽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나, 어짜피 이 미국사회에서 Korean American으로 살아갈 학생들이라면 그 정도의 한국말은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의대에서 인구구성에 신경을 쓰며 학생을 선발하는 이유 중에 한국계 미국인이라면 한국말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며, 이는 의대진학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남 경윤
의대진학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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