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대학의 졸업식이 다가오는 즈음에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단연코 대학원 진학에 관련된 것이다. “미국에서 의대에 가려면 대학원을 졸업한 후에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다는데 사실인가요?”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NO”이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의대진학에 관한 준비는 대학생활 3년동안에 하는 것이다. 물론, 그 준비가 미비한 경우에 대학원에 진학하여 더 많은 준비를 하겠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일부로 대학원을 거쳐서 의대에 진학하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은 대개의 경우 잘못된 편견이다. 준비가 제대로 안된 경우라도 무조건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필자의 의견에 모든 이들이 동의하지는 않고 있다. 간혹 어떤 학생들은 본인들의 지도교수가, 혹은 Pre-Med 어드바이저가 필자와 다르게 말하고 있다고 논쟁을 벌이는 경우도 있다. 각자의 견해에 따라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몇 가지 객관적인 사실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 매년 의대에 입학하는 학생들의 나이에 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매년 약 18,000명의 학생들이 의대에 입학한다. 19세 미만에 의대에 입학하는 학생들도 있고, 50세가 넘어서 의대에 입학하는 학생들도 있다. 하지만 그들의 평균연령은 23세이고, 그 의미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대학을 졸업한 해에 의대에 입학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들이 하니까 나도 그렇게 해야 할 필요는 물론 없다. 단지 남들도 전부 대학원에 진학했다가 의대에 가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이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미국에서도 의대진학에 있어서는 재수가 일반화 되어있다는 사실이다. 약 60%의 학생들만이 의대도전 첫 해에 입학을 한다. 35%의 학생들은 두번째 도전, 즉 재수를 통해 입학한다. 삼수 이상도 5%를 차지한다. 통계만을 토대로 얘기하자면, 미국에서의 의대진학은 대학을 졸업한 해에 재수하지 않고 또한 대학원도 거치지 않고 바로 진학하는 것이 대세다.
대학원에 진학했다가 의대에 진학하는 것을 권하는 경우도 물론 있다. 대학 3년동안 충분히 의대진학에 대한 준비가 끝나지 않은 경우이다. 그 경우라도 무조건 대학원진학을 권하지는 않는다. 학점관리는 그나마 잘 된 경우에 주로 대학원진학을 권하고 있다. 역시 경우에 따라 너무나 판이하게 다양한 대학원과정들이 선정되겠지만, 연구실적이나 봉사실적이 부족한 경우라면 일년과정의 연구위주 대학원을 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의대가 최종목표가 아니라면 또 다른 얘기다. 대학을 졸업할 시기가 되어서도 확실한 진로선택을 못한 경우라면 정규대학원이 더 좋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의사가 되는 것만이 훌륭한 선택은 아니기 때문이다. 본인이 진학한 대학원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계기가 되어 해당 분야에 전문가가 되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학 3년동안 의대진학준비를 제대로 못 한 경우라도 학점이 안 좋은 경우라면 대학원진학을 권하지 않는다. 어떻게든 그 학점들을 상향조정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재학중인 학교에서 학점이 제대로 안 나온 과목을 재수강을 하든지, 아니면 Post Bacc 과정에 입학해서 다시 한 번 학점관리를 하는 것이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차선책이다. Post Bacc 과정이란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시 대학에 재입학하게 해서 원하는 과목들을 택하게 해주는 교육과정이다. 아이비리그 대학들은 물론이고 많은 대학들이 이 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의대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합법적인 학점 상향조정의 기회를 제공해준다.
최선책은 물론 대학 3년동안 잘 준비해서 4학년 1학기에 합격통지를 받고, 졸업후 곧장 의대에 진학하는 것이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라면 차선책에 대한 계획을 효율적으로 세워라. 객관적으로 본인의 의대지원시 단점이 되는 사항이 무엇인가를 찾아내서 그 단점을 최소한의 시간에 극복할 수 있게 해줄 계획을 세워야만 한다. 절대로 남들이 이렇게 했다더라가 아닌, 내 상황에 맞는 계획이 되어야만 시간낭비가 아닌 효율적인 시간활용이 될 것이다.
남 경윤 (kynam@GradPrepAcade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