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의대에 입학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최종과정이 인터뷰이며, 그 이유는 미국의 의료계가 믿고 있는 의사가 갖추어야 할 많은 중요한 자질 중에 단연코 으뜸으로 중요한 것을 소통능력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료계의 믿음과 철학이 의대가 학생을 선발할 때 극단적으로 드러나고 있고, 이것이 바로 모든 지원자들을 직접 만나보고서 원활한 소통능력 및 건전한 윤리의식을 소요한 지원자들 중에서 최종 합격자를 결정한다는 점이다. 학습능력이 뛰어나고 리서치 실적도 우수하지만 실제로 환자들을 만나서 대화해 본 경험이 별로 없는 학생들이 명문의대에 합격하지 못 하는 이유 중에 대부분은 이러한 소통능력의 부족에서 온다고 본다. 이는 2014년 의대 신입생을 뽑는 과정에서도 예외 없이 적용되어 지난 2월 28일에 있었던 컬럼비아 의대 합격생 발표에서도 그 희비가 갈리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이 점은 단지 의대에 진학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고 의대를 졸업하고 레지던시에 지원할 때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아니 레지던시 과정이 끝나고 Fellow 교육을 받을 때도 환자와 어떻게 소통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교육은 끝날 수가 없는 것이다. Academic Medicine이라는 출판물 3월호에서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내용도 1년차 암전문의 Fellow 교육생들에게 어떻게 암환자들과 대화하는 것이 효율적이며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Role Play, 보고서, 토론 등을 통해 정기적으로 교육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는 암전문의를 양성하는 교육과정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며 모든 전문의 교육과정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연구실에서 세포들과 싸우며 살아갈 과학자를 양성하는 과정과 진료실과 병실에서 인간들을 만나 진료하며 살아갈 의사를 양성하는 과정의 가장 큰 차이점이 바로 소통능력이며 이 점은 교육을 통해서도 증진되겠지만 의대에 진학하기 이전에 벌써 많은 부분이 이루어져 있다고 보므로 기왕이면 긍정적인 대화기술을 보여주는 지원자를 의대에서는 선호하게 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므로 성적과 이력서만 보고 최종 합격자를 절대로 선발하지 않고, 학교로 불러서 직접 얼굴을 마주하며 해당 지원자의 대화능력을 포함한 인성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며, 이것이 의대 인터뷰가 갖는 의미이며 이유가 되겠다.

그렇다면 우리 자녀들이 인터뷰에서 좋은 인상을 줘서 원하는 의대에 합격할 수 있게 부모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해 알아보자. 가장 좋은 답은 많은 사람을 만나보게 하자. 물론 그 과정에는 당연히 환자, 장애우, 노인 등 의료적 도움이 보통의 경우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포함되어 있어야 하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일단 사람과 사람이 모여서 살아가는 환경 자체에 잘 적응이 되어 있어야 하겠다. 즉, 특별하게 다르지 않게만 키우면 된다. 아이비 리그 대학에서도 만점에 가까운 학점을 받고 있는 대학생들의 의대진학을 주로 지도하는 필자의 입장에서 안타까운 경우가 왕왕 보이기 때문에 드리는 조언이다. 미국에서 자라는 학생들에게 가장 큰 추억 중의 하나인 Sweet Sixteen 생일, 즉 16살이 되는 생일을 어떤 모습으로 보냈는지를 보면 그 학생의 대인관계가 어떤지를 짐작할 수 있다. 물론 모두가 광적인 생일을 보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그 날도 공부하느냐고 엄마와 둘이 가까운 Cheese Cake Factory에 가서 보냈다면 이 학생은 의대진학도 힘들 것이고 어떤 직장에도 취업이 힘들지 않을까 우려된다. 공부하느냐고 친구가 생일파티에 초대해도 가본적이 없는 학생은 적어도 의사보다는 그저 연구하는 과학자가 더 어울린다. 의대가 원하는 것은 천재성을 지닌 학생이 아니라 인간을 사랑하는 열정을 갖고 있으며 그것을 표현할 줄 아는 학생이다. 이력서가 화려해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의료분야에서의 봉사경력, 즉 환자를 만나서 대화를 해본 경험이 별로 없는 학생을 선발할 의대는 거의 없다. 특히나 명문의대를 목표로 하는 학생이라면 어차피 공부는 모든 지원자들이 잘 하는 학생들이므로 공부하면서 어떻게 환자를 많이 만나냐는 궁색한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오늘 바로 환자를 한 명이라도 더 만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게 하자. 만일 학기 중에 그럴 기회를 잡기가 너무 어렵다고 한다면 학교에서라도 사람을 만나게 하자. 프리메드 클럽도 좋고 힙합댄스 동아리여도 좋다. 우리 한인 대학생들이 학교 내의 활동에도 적극적이지 못 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눈에 띄는 약점 중의 하나이며, 그 이유도 다름아닌 공부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란다. 인간을 위하는 첨병인 의사가 되겠다는 학생들이 하는 말이다. 인간을 이해하지 못 하면서 세포만 이해하는 학생을 미국의대는 과감히 거부하고 있다. 살아있는 교육제도가 존재하므로 살아있는 진학준비를 시켜야 하겠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컨설턴트
201-983-2851
kynam@GradPrepAcade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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