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념적으로 대학에 지원할 때는 약 10군데의 학교에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듯 의대에 지원할 때도 일반적으로 몇 군데에 원서를 제출하는 것인지를 궁금해 하는 가정이 많이 있다. 일반론으로 답하자면 대학에 지원하는 것보다 합격의 확률이 낮으므로 10군데 보다는 많이 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대학지원 시에도 5군데만 지원하는 학생도 있고 20군데 지원하는 학생도 있다는 것을 감안하여 의대지원 시에도 준비가 잘 되어 있다면 10군데를 넘지 않는 의대에 지원하는 학생도 있고 불안하여 50군데에 가깝게 지원하는 학생도 있다. 몇 군데에 지원했냐는 것에 따라 비난 받아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하지만 학생 스스로가 본인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분석하여 판단하는 과정은 꼭 필요한 일이다.
단 한군데만 지원하여 결과를 보는 제도도 있다. 대학지원 시에도 얼리가 있듯 의대지원에도 얼리가 있기 때문이다. 단 모든 의대지원시의 얼리는 미리 결과를 알고 다른 학교에도 지원할 수 있는 얼리 초이스는 존재하지 않고 단 한군데만 지원하여 그 결과가 구속력을 갖는 얼리 디시젼을 의미한다. Early Decision을 통해 특정 의대에 진학하여 공부하고 싶다는 확신을 전달하는 것은 당연히 합격의 확률을 높여준다. 하지만 ED를 활용하는 의대들은 대부분이 주립의대들이다 보니 거주하는 주의 의대가 ED로 학생을 선발하는 지에 대한 문제와 그 해당의대에 진학하면 만족한 결과라고 믿는지에 대한 면밀한 고찰이 필요하다. 말 그대로 Early Decision은 합격하면 더 이상 다른 의대에는 지원도 못 하고 그 의대에 진학해야만 하는 계약이기 때문이다. 또한 ED를 통해 지원한 학생은 그 결과 즉 합격여부가 발표되기 전까지는 다른 의대에 지원하지 못 한다는 규칙에 따라 하므로 8월에서 9월 사이가 되어야 결과를 알 수 있는 ED를 선뜻 택하기가 쉽지 않다. 또 한가지 ED를 망설이게 되는 이유는 해당의대에 ED로 합격할 자신은 있듯 다른 의대에도 합격할 자신이 있는 학생이 다른 모든 기회를 버리고 해당의대에만 지원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다. 그렇다 보니 단 한 군데 의대에 지원해사 그곳에 합격하여 의대지원의 모든 부담에서 해방되는 ED는 목표가 뚜렷한 학생들만을 위한 모험이다.
준비가 제법 잘 된 학생들은 10군데 남짓 되는 의대에 지원한다. 8군데가 되든 아니면 15군데가 되든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여기서 준비가 잘 되었다는 의미는 실제 준비상황과 목표가 어울리는 경우를 의미한다. 하버드 3.98에 MCAT 41점, 그리고 다양한 추천서와 왕성한 활동내역 등을 갖춘 경우라면 필자도 굳이 15군데를 넘겨서 원서를 내도록 권하지는 않는다. 단, 10군데만 지원하고 나서도 그 학생의 부모의 의견에 따라 하나 둘 학교가 늘어나는 경우는 일반적이다. 대학수준, 학점수준, MCAT 성적수준, 활동내역, 자기소개서의 완성도, 추천서의 다양성 등을 감안하고 최종적으로 학생의 비젼을 감안하여 학교선정을 돕고 있다. 동네 주립대학 3.7학점에 MCAT이 30점을 조금 넘고 추천서는 의무적으로 제출하는 3장에 활동내역도 남들 다 하는 평범한 상태에서 10군데만 원서를 내겠다고 하면 필자가 봐도 불안하다. 물론 이런 경우에 합격 자체가 불확실하기도 하지만 좀 더 절박한 마음과 강한 의지를 갖고 도전한다면 일단 지원학교 숫자부터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 30군데라도 상관없지만 학생들은 두 가지 이유에서 망설인다. 비용이 많이 드니 부모에게 갈 부담이 죄송해서 학교 수를 줄이거나 나중에 2차 지원서를 작성하는 것이 힘드니까 미리 학교 수를 줄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 이유가 착한 마음에서 비롯되었다면 그나마 다독여서 학교 수를 늘려 합격의 확률을 키워볼 수 있다. 따뜻한 의술을 기대하며 최선을 다해 지도하게 되며 그 결과가 크게 어긋나지 않고 있다. 의대도 그런 따뜻한 의술을 기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알아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힘들고 귀찮아서 조금만 지원하는 학생을 설득해 결과적으로 의대에 진학시키고 나면 마음이 안 좋다. 그런 정신자세로 나중에 환자진료를 하면 귀찮고 힘든 진료는 피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에 의대진학을 도운 필자 스스로가 자책감을 느낀다.
남 경윤 / 의대진학 전문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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