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와 치대에 대한 진로, 즉 의사가 되게 할 것인지 아니면 치과의사가 되게 할 것인지에 관해 고민하는 부모님들이 상당수 되시는 것 같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학생들도 본인이 이 두가지 선택 중에 어떤 것을 선호하는 지를 잘 모르고 있는 것도 사실이므로 부모님의 입장에서는 어느 한 쪽을 집중해서 인도해 주시고자 하는 노력을 하고 계신 것이 무리도 아니겠다. 하지만 어떤 결과가 보장되므로 어느 한 쪽을 선택하게 하는 것은 무리가 있으므로, 이 선택에 대한 기준은 철저하게 학생을 분석하는 것으로 부터 시작되고 그 분석에 의거하여 판단하여야만 되겠다.
의대든 치대든 이 과정은 실용과학자를 양성하는 과정이며, 이 과정을 거치게 되면 거의 모든 경우에 인간을 대상으로 치료하는 의사라는 직업을 평생 유지하며 살게된다. 그렇다면 인간을 아끼며 귀히 여기는 마음을 어려서 부터 갖고 있는 학생들만이 추구해야 할 진로가 되겠다. 의대나 치대에서 이 점부터 선별해 내고 있으므로 이 점에 대한 답을 부모님들은 갖고 계셔야만 하겠다. “우리 아이가 과학과목들을 워낙 잘 해서 의대나 치대에 보내고 싶습니다.”라는 표현은 필자가 부모님들과 만나 상담을 시작할 때 듣는 표현 중에 가장 우려하며 듣는 대목이다. 과학과목을 못 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지만, 과학과목을 잘 한다는 사실이 의대나 치대로 진학하고자 하는 시발점은 절대로 아니라는 것이다. 의대/치대진학에서 가장 사소한 부분이 과학과목에 대한 우수성인데 어찌 이 점을 들어 의대/치대진학을 결정할 수 있겠는가? 부디 자녀의 의대/치대진학에 대한 고민은 “내 아이가 남을 돕는 삶을 즐길 수 있겠는가?”에서 부터 출발하시기 바란다. 의대/치대진학의 핵심은 Patient Oriented Heart, 즉 환자중심의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지 여부를 의대/치대에 보여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꾸준한 봉사를 통해 보여줘야 할 것이고, 누구에게나 선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글을 써야 할 것이고, 또한 학생안에 자리잡은 이 소중한 마음을 면접관에게 얼마나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느냐가 당락을 결정짓는 모든 것이다. 대부분의 열심히 공부한 한국계 학생들이 의대/치대에 진학을 못 하고 평생 대학시절 프리메드/프리덴트를 했다는 말만 입에 달고 살아가는 이유가 바로 “과학과목을 잘 하므로 의대/치대에 진학한다.”라는 엄청나게 잘못된 한인사회의 고정관념에 기인한다고 확신하므로 이 글을 읽으시는 부모님들 부터 사고의 전환을 통해 자녀의 성공적인 의대/치대진학을 이루시기 바란다.
의대냐 치대냐에 관한 고민은 그 다음 단계이며 이는 학생 스스로가 왜 의사/치과의사가 되고 싶은지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를 찾게 도와주시며 함께 하셔야겠다. 대학에서의 성적이 안 좋아서 의대를 포기하고 치대에 지원하겠다는 전략은 피해야 될 일이다. 치대측에서도 그 정도는 예상하고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치대측이 학생들보다 바보는 아니라는 점을 간과하지 말자. “Why Dental?”, 즉 의대가 아니고 치대에 지원하는 확실한 이유를 보여달라고 묻는 것이 치대입시의 마지막 관문인 인터뷰 과정이다. 치과병원에서 Shadowing 한 번도 안 했던 지원자를 뽑아줄 치대는 존재하지 않는데도, 일반병원에서 봉사하고 경험을 쌓은 것들만을 토대로 원서를 제출한다면 치대측은 모멸감을 느끼며 학생을 불합격시킬 것이다. 어려서 부터 어떤 의사가 되고 싶다는 확신이 없는 학생이라면 경험을 통해 스스로 느끼게 해주는 것이 바로 부모의 역할이다. 성적을 갖고 의대냐 치대냐를 고민할 일은 절대로 아니므로 성적이 부족해도 의대에 진학을 원한다면 차라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진학을 시키면 그만이다. 치과의사를 꿈꾸며 이에 적합한 성향을 지닌 자녀를 성적이 좋다고 무조건 의대에 진학시키려다 끝내 실패하고 찾아오는 경우에는 필자도 도울 길이 많지 않다. 물론 이런 경우에 부모님이 마음을 바꾸시면 간단하게 해결이 되겠다. 구체적으로 의대/치대의 장단점을 언급하지 않는 이유는 결과에 얽매인 진학결정은 피해야 되기 때문이며, 자녀의 취향을 분석하는 것만이 옳바른 선택기준이라는 것을 재차 강조하고 싶다.
남 경윤 / 의대진학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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