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는 왜 의료분야를 택했는지를 본인의 경험과 인생관에 근거해서 답하면 되나, 특별히 명문 의대에 지원하는 학생이라면 신중히 고려해 봐야 할 문제이다. 굳이 소아과, 외과, 정신과 등으로 진로를 잡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의사가 되고 싶은 지는 학생 스스로가 알고 있는 것이 당연한 일이며, 그 목표를 신중하게 생각해 본 학생이라면 전문분야가 표출되는 것이 자연스럽다. 외과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고 졸업 후에 외과에서 자동으로 받아주는 것은 아니지만 당연히 의대진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수술실 경험이 토대가 되어 그러한 목표를 갖게 된 것은 누가 봐도 무리 없는 자연스러운 자기표현이 되겠다.

의대진학이 대학진학보다 어려운 이유는 단지 의대숫자가 대학숫자의 3% 밖에 안 되기 때문만은 아니다. 좀 더 근본적인 이유라면 가능성을 보고 선발하는 대학입시와 달리 준비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의대입시다. 의료전문가로 육성할 학생들을 선발하는 과정이다 보니 취업관문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해당 의대에서 정해놓은 기준에 좀 더 가까운 학생들을 선발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서류전형을 거쳐 인터뷰에 초대하는 학생을 신중하게 선별하는 것이고, 인터뷰과정을 거치지 않고 의대에 합격하는 학생은 없는 것이다. 성적이 좋다면 인터뷰에 초청되는 확률은 높아지나 아무리 좋은 성적을 보유한 학생이라도 의대합격을 기정사실화 하기 어려운 이유는 본인만의 의료전문인으로서의 소신을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많은 의사 자녀들이 본인의 실질적인 경험은 약하고 어려서부터 접한 얘기를 주로 하다가 낭패를 본다. 부모가 의사인 사실은 스스로가 의사가 되고자 하는 이유 10가지 중 한 가지로 표현되어야지 그것이 주된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대학에 자녀를 보내 본 부모라면 잘 이해하듯 자녀가 대학생이 되면 부모는 학교와의 직접 접촉대상이 아니다. 학비를 부담할 당사자도 학생 본인이다. 학생의 재무상태를 확인한 후에 능력이 없다면 부모의 재무상태도 확인해 부모와 학교가 학생을 돕는다. 성적표조차 부모에게는 공개를 안 한다. 물론 학생의 동의를 통해 부모가 특별히 자녀의 성적표를 볼 수 있는 특혜를 베푸는 대학이 극소수 있지만, 고교를 졸업하면 스스로의 삶을 설계하고 책임지게 하는 것이 미국의 교육제도이다. 성인이 된 의대 지원자가 아직도 부모얘기만 하고 있다면 한심하게 본다. 외과의사인 아빠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수술실이 본인의 놀이터였다고 말할 수 있는 학생이라면 다른 학생보다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는 것이지만, 의대진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수술실에 들어가 본 경험을 토대로 의대에 진학하기를 희망하는 학생이 어릴 적 얘기를 하는 학생보다 유리하다.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수술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학생이라도 그것이 본인이 원해서 그렇게 했다는 것을 보여야겠다. 즉, 의대지원서를 통해 의대가 확인하고자 하는 것은 자기의지로 어떤 경험을 통해 어떤 목표를 세우고 의대에 지원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그 목표가 어느 정도로 확정적이냐는 개인적 차이는 인정되지만 본인이 가고자 하는 길이 스스로의 경험을 토대로 했냐는 단순한 사실이 검증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성적도 의미가 없어지고 아무리 숭고한 목표도 허망한 소리가 된다.

필자에게 의대진학 컨설팅을 받는 학생의 부모인 현직 외과의사가 본인이 의대에 진학할 때에는 어떤 전문분야에 관심이 있다는 얘기를 하는 학생이 거의 없었다고 말한다. 충분히 이해되는 말이다. 30년 전 미국에서 한인학생이 의대에 진학하기는 지금과 비교하자면 참으로 수월했다. 조언의 의미가 별로 없는 경험담이다. 불과 3년전에 의대에 진학한 학생도 모르는 것이 많은 것이 현재의 의대진학제도이다. 현재 레지던스 과정에 있는 의대졸업생들도 MMI라는 인터뷰 방식에 익숙하지 않다. 또한 2차 지원서의 질문도 근간은 유지되고 있지만 듣고자 하는 답이 달라지고 있다. 시대가 바뀌고 의료윤리가 달라지고 있다. 뇌사자의 처리를 두고도 사회규범이 변하듯 동일한 질문에 대해 의대가 원하는 답이 달라지고 있다. 필자에게 자녀를 맡긴 부모들 중 미국에서 의대를 졸업한 부모가 가장 많다. 생명과학분야의 발전과 생명윤리의 변화를 몸소 체험하는 입장이므로 의대에서 학생선발에 대한 기준도 달라지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국에서 의대를 나온 부모들은 더 필요성을 느낀다고 한다. 그렇다고 모두 필자를 찾으라는 의미는 아니다. 필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은 학생 스스로가 흥미를 갖고 있는 분야를 찾게 돕고, 스스로가 그 분야에서 생생한 경험을 통해 인생의 목표를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학생이라면 장학금을 받으며 의대에 진학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컨설턴트
703-835-0604
kynam@GradPrepAcade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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