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라고 보면 되겠다. 굉장히 어려운 과정을 뚫고 입학한 의대지만 입학만 한다고 무조건 졸업이 되고 의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의대 신입생들의 경우 첫 학기가 끝나면 약 6~7%가 그렇게 가고 싶던 의대를 그만 둬야만 한다. 2학기를 못 넘기는 경우가 또 약 2~3%를 차지한다. 그렇게 지옥 같은 의대 1학년을 과정을 넘기고 나면 그 이후에 Drop Out 당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므로 1학년을 잘 견뎌야 한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능력을 검증 받은 학생들만이 입학한 의대에서 열에 하나 꼴로 쫓겨난다는 것이 쉽게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그 이유가 대부분 학업부진으로 인해서라니 쉽게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 학생들이 머리가 나빠서 그런 경우는 별로 없다. 하지만 학습습관은 문제가 된다. 이왕 의대에 입학한 신입생을 둔 학부모라면 “모르면 물어라.”라는 충고를 해주시기 바란다. 초등학교 때부터 줄곧 상위권을 유지한 학생들이기 때문에 이 문제는 심각하다. 학습적으로 도움을 받아본 적이 별로 없는 학생들이 참 많다. 그나마 과학고등학교를 거쳐 최상위권의 대학을 다닌 학생이라면 그새 어깨에 힘이 많이 빠져있어서 좀 낳다. 본인이 모든 면에서 누구보다도 뛰어나지는 않다는 사실을 아픈 경험을 통해 배웠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홈스쿨만 다니다 중위권 대학에서 최상위 성적을 유지해 의대에 진학한 학생이라면 문제는 심각하다. 학업에 관해 다른 누구에게 도움을 청해본 적이 없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이런 학생들이 의대 신입생 과정에 적응하지 못하고 꿈을 접게 된다. 지금은 1학년 과정의 1/4을 훌쩍 넘어 절반을 향해 치닫고 있는 시점이다. 만일 지금 현재의 성적이 걱정스러운 수준이라면 빨리 도움을 받아야 한다. 카운셀러를 만나고 주변의 동료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등 받을 수 있는 모든 도움을 요청하고 받아들여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이번 추수감사절 연휴에 집에 오는 의대 신입생 자녀가 있다면 조심스럽게 말을 전해야 한다. 힘들지는 않냐고, 힘들면 도움을 받는 것이 맞다고…
또 다른 이유도 있다. 학생들마다 성향이 다른 두뇌를 갖고 있다. 물론 의대에 입학한 학생이라면 대부분 우수한 두뇌의 소유자일 것이다. 하지만 어떤 두뇌가 우수한 두뇌인가? 창의력이 뛰어난 두뇌가 암기력이 뛰어난 두뇌보다 더 뛰어난 것인가? 암기력보다는 창의력이 뛰어난 두뇌를 소유한 학생이라면 의대를 선택한 것이 잘못된 결정이다. 의대 신입생에게 요구되는 것은 방대한 양의 정보를 짧은 시간 내에 습득하라는 사뭇 무식해 보이는 학습방법이다. 그 시기에 창의력은 쓸모 없는 사치품일 뿐이다. 특히, 수학과 물리 등의 과목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이던 학생들이 의대에 가서 힘들어 하는 경우를 많이 접한다. 하물며 고교시절 전국 수학경시대회에서 일등을 한 학생이 의대에서 쫓겨난다면 의아해 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정도 학생이라면 수재를 넘어 거의 천재라고 봐도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공을 잘못 선택한 것이다. 그 학생이 대학원에서 수학이나 물리학을 전공했다면 아주 우수한 성적을 받으며 본인에 어울리는 커리어를 쌓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남들보다 아주 쉽게 말이다. 또한 창의력이 아주 뛰어나 훌륭한 작가가 될 수 있는 학생이 의대에서 적응하기란 또한 쉽지 않을 것이다.
열명의 의대 신입생 중 한 명은 Drop Out을 당하고 있는 통계는 가히 공포스럽다. 그렇게 힘든 선발과정을 거친 학생들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일차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는 바로 부모님이다. 걸음마하던 순간부터 지켜봤으니 누구보다 자녀의 성향을 잘 안다. 자녀가 의대를 가야만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가장 뛰어난 창의력을 소유한 학생은 과학분야나 창작분야에서 절실히 필요로 하며 바로 그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의대는 그 다음 단계의 학생들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전공이니 자부심을 갖고 의대를 포기해도 좋을 것이다.
남 경윤 / KyungYoon Nam
(kynam@GradPrepAcademy.com)
Vice President / East Coast Divi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