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의대 웹사이트에서 발견할 수 있는 문구는 Serving Medically Under Privileged Community라는 표현이며, 실제로 많은 의대들이 2차 지원서나 인터뷰에서 중점적으로 관심을 갖고 질문을 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즉 학생이 의대에 지원하기 이전에 의료적으로 불리한 환경에 처한 사회의 구성원들을 위해서 어떤 관심과 행동을 취했는지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의대가 요구하는 요소를 충족시키기 위해 많은 학생들이 제 3세계 나라들로 의료봉사를 다녀오고 도심 빈민들을 위한 무료 진료소 등에서 땀을 흘리며 봉사하고 있으며 이는 아주 고무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이 정도의 봉사참여 자체로만 학생의 의대진학을 가늠하기는 어렵다. 거의 모든 프리메드 학생들이 이러한 봉사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 왜 이런 봉사에 참여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스스로의 명확한 이유와 이러한 봉사참여를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에 대해 확실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학생들이 많기 때문이다.
Health Disparity라든지 Underserved Community라든지 하는 개념은 막연하게는 누구에게나 쉽게 이해될 수 있을 듯 싶은 단어들이지만 만일 의대 인터뷰에서 이에 대해 집중적으로 학생의 이해도를 측정하고자 시도한다면 그리 많지 않은 학생들만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어 보인다. 일단 열악한 환경이라는 표현을 쓰기 위해서는 어떤 기준을 적용했느냐가 관건이다. 열악하다 혹은 우수하다 라는 이분화된 표현을 쓰기 이전에 어떤 관점에서 어떻게 평가했을 경우에 어떤 근거에 의거해서 구분을 지었는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 꼭 수입이 적은 가정을 의료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처했다고 구분하는 것이 항상 옳은 표현일까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 봐야 한다. 특히 요즘은 오바마 케어라고 불리고 있는 Affordable Care Act를 둘러싼 여러 이견 덕분에 연방정부가 그 기능을 상실한 Shut Down에 까지 처해있으니 과연 어떤 진영의 의견이 옳은 것이냐에 대해서도 신중한 고찰을 해봐야 할 일이다. 또한 흑인 밀집지역에서 봉사를 했다고 해서 그것이 Underserved Community에 대한 Passion과 Compassion을 보이는 훌륭한 방법이 되었는지도 고민해 보게 하자. 과연 행복지수가 금전과 절대적 비례관계를 보인다는 단순한 사고가 안전한 발상일까? 많은 자연과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의 사고방식은 이러한 극단순화를 거쳐 정립된다. 실험실에서 익숙해진 방법론이기도 하지만 폭넓은 인문학적 사고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해프닝이기도 하다. 이런 단순 접근방식으로는 원하는 의대에, 특히 상위권의 의대에 진학하기란 옆집 아들이 대학을 졸업하고도 몇 년째 의대진학 준비를 하며 의대진학은 하늘의 별 따기 보다 어렵다고 푸념을 하는 것보다도 훨씬 더 어려운 일이 될 수도 있다. 일류대학에서 완벽한 학점을 유지하고도 의대진학에 실패하는 대다수의 학생들이 이런 경우에 속하기 일쑤이다. 가뜩이나 의대 인터뷰에서 점점 의료윤리나 일반상식에 대한 질문들의 비중이 점점 높아져 가는 현 시점에서 부모들의 역할이 한층 더 중요해졌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지식에만 의존하지 말고 가정에서 가르쳐야만 하는 지혜를 늘려주기 바란다. 이야 말로 자녀를 의대에 진학시키는 부모가 할 수 있는 비법이다. 굳이 전문지식을 요구하는 의료혜택 불평등에 접근하는 기준설정에 대한 유효성 측정을 자녀와 연구할 수는 없더라도 인간의 기본적인 행복권에 대해, 아니 좀 더 쉽게 표현하자면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것에 대한 부모의 인생경험에서 배어 나오는 경륜에 의거한 진솔한 대화를 통한 삶의 지혜를 전달하는 것이 다른 때보다 훨씬 더 많이 요구되는 시대이다.
평범한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 삶의 지혜를 전달하고 나서 할 수 있는 대화의 일례를 들어본다. 비만에 속한 사람들이라고 해서 전부 건강상태가 나쁜 것은 아니라는 연구결과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보게 시키면 학생 스스로가 인터넷 서치를 통해 많은 자료들을 접할 수 있을 것이며, 이렇게 접한 자료들을 통해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알게 되어 그저 단순한 사고에서 벗어나는 연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다양한 사회현상 및 과학적 발견에 대해 본인만의 독자적인 분석력을 키우지 않고서는 의대 인터뷰 자리에서 또 한 명의 공부는 열심히 했지만 인간과 사회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 하는 재미없는 안경 쓴 동양학생으로 취급 받으며 대기자 명단에 쉽게 속하게 될 것이다. 그나마 성적이라도 좋은 경우에 대기자 명단이지 거기에 그저 평균 성적에 속하는, 명문대학 3.7에 MCAT 30대 초반의 점수라면 그 대기자 명단에 오르는 것 조차 쉽지 않은 일이 되니 안타까운 일이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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