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성적이어야 의대에 합격한다는 것은 학생의 특별활동경력, 연구실적, 지원학교 및 인종 등 다양한 조건들과 연계해서 검토해야 하므로 획일적으로 얼마의 학점이 안전한 성적이라고 단언하기는 힘들지만 좋은 성적을 유지해야 하는 당위성에 대해 강조하고자 한다. 매년 많은 학생들을 본인이 원하는 의대에 장학금을 받으며 진학시키는 필자의 입장에서 반복 또 반복해서 강조하는 사항은 바로 환자중심의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학생으로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환자중심의 사고방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실행했고 또한 이를 글과 말로 잘 표현하는 학생이 의대에 합격하기 때문이다. 의대입시에서 성적의 의미는 의대에서 공부하고 레지던시를 거치며 연마할 의학지식과 실습에 잘 적응하기 위한 기초적인 준비사항점검이므로 성적마저도 환자중심의 사고방식을 표현하는 방식 중 하나이다. 우리 모두가 따뜻한 마음만이 아닌 해박한 의학지식을 보유한 의사를 원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므로 공부를 게을리 한 학생이 의대에 진학하는 것을 절대로 용납하면 안 되는 것이다.

환자중심의 사고방식을 강조하면서 성적도 아울러 강조하는 의미는 간단하다. 진정 의술로 봉사하는 삶을 생각하는 학생이라면 뛰어난 학습능력도 갖추어야만 한다. 누군가의 질병을 고치는 직업은 그저 따뜻한 마음만으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의학지식을 갖추어야 오진을 막고 초기대응을 제대로 해서 불필요한 심리적, 육체적, 그리고 경제적 고통을 최소화할 수 있다. 죽고 사는 문제를 담당하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인 의대에서 학생을 선발하면서 학습능력을 신중히 고려하는 것은 이래서 당연한 일이고, 의대진학을 원하는 학생이 다른 학생들과는 달리 젊은 대학생으로서 누릴 수 있는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성적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는 일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물론 대학시절은 시행착오가 용납되는 젊은 시절이므로, 또한 본인의 진로를 결정하는 중요한 과정이 꼭 대학을 졸업하기 이전에 이루어져야만 하는 것도 아니므로 그리 좋지 않은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하는 학생들도 있다. 그러면 어떤가? 의술로서 인류에 이바지 하겠다는 마음을 먹는 순간부터 그 이전의 성적과 다른 성적을 받으면 그만이다. 대학을 5년이나 6년에 졸업해도 의대에 갈 수 있고, 졸업 후부터 공부를 열심히 해도 괜찮다. 성적이 좋은 학생이라면 성적 외적인 것들을 챙겨서 원하는 의대에 진학하면 좋을 것이고, 성적이 조금 떨어지는 학생이라도 인생의 전환점부터 좀 더 나은 성적을 받아서 의대에 진학할 수 있으니 조급한 포기는 옳지 않다.

6월초에 LA에서 있었던 필자의 의대진학 세미나에 나와서 많은 청중들에게 본인들의 성공담을 공개하고 질문들에 답변해준 2명의 학생의 예를 들어보자. 한 학생은 고교시절부터 학습능력은 부족함이 없었고 이번 8월에 하버드 의대 신입생이 된다. 물론 하버드 의대가 성적만으로 진학하는 곳은 절대로 아니다. 이 학생은 대학시절에 필자가 지도하면서도 감탄할 정도로 철저한 시간관리하에 아주 다양한 봉사경험을 갖고 있다. 리서치 페이퍼를 저널에 올리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들에 시간을 낭비하는 일은 물론 없었다. 리서치 페이퍼를 몇 개나 퍼블리쉬 했냐는 청중의 질문에 답한 내용은 “하나도 없어요. 그런 거 안 해도 되요.”였다. 또 다른 학생은 뒤늦게 인생의 목표를 세운 학생이었다. 학부도 캘리포니아의 평범한 대학을 다녔고, 그곳에서 조차 평균 B가 넘지 않는 학점으로 졸업한 이 학생은 졸업 후 마음을 다잡고 4년간 부족한 성적을 다시 재수강을 통해 보완했고, 본인이 의료선교 팀을 만들어서 꾸준히 봉사한 결과 수 많은 DO 의대들에서 서로 데려가려고 각축을 벌이는 행복한 과정을 경험했다. 일반 MD 의대가 아닌 DO 의대를 선택한 이유도 선교지에서 아무 장비도 없이 진료할 수도 있는 DO의 특성 때문이라고 하니 지금 이 학생보다 더 행복한 학생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어 보인다. 결론적으로 원래 학습능력이 뛰어난 학생들은 그들만의 경쟁을 통해 그들이 원하는 의대에 진학하려고 노력하면 되고, 학습능력이 월등히 뛰어나지 않은 학생이라도 열정을 갖고 시간을 투자하고 노력한다면 의대진학은 이룰 수 있는 목표라는 것이다. “하버드 대학에서 성적이 좋아서 하버드 의대에 가기 쉬웠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저와 비슷한 학생들끼리의 경쟁이 아주 치열해요.”라는 학생의 애기도 중요하고, “제 성적에 의대를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었지만 의료선교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오랜 시간 준비했더니 가능한 일로 변했어요.”라고 말한 학생의 얘기도 많은 청중들에게 감동을 전해 줬다. 어떤 성적이면 의대에 가냐는 질문은 접어두고 우리 자녀가 과연 본인만의 열정으로 의대진학을 준비하고 있는 지를 먼저 확인하자.

남 경윤 / 의대 진학 컨설턴트
201-983-2851
kynam@GradPrepAcade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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