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언급한 의대진학을 위한 시기에 대해 많은 부모님들이 질문을 주셨고, 소개하는 질문은 그 중 한 부모님이 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인 여식에 대해 걱정하시며 물으신 내용이다. 고교시절까지는 과학분야에 두각과 관심을 보이며 의대진학을 염두에 두고 있었으나, 예일대학에 진학한 후로는 인문과학분야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며 의대진학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고,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서 아직도 진로를 결정하지 못 하고 고민만 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필자의 답은 평소와는 조금 다른 강압적인 분위기였다. 주로 학생본인의 의사를 존중하는 개인적 취향을 가진 필자가 이번에는 부모님이 학생의 진로를 결정해서 제시하시라고 권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그것이 의대진학이든 법대진학이든 상관없이 어느 한가지 방안을 제시했을 때, 이 학생이 세상없어도 그것만은 싫다면 분명하게 그에 대한 답을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즉 죽어도 하기 싫은 그 진로에 대해서 왜 싫은가를 생각하는 과정에서 스스로가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명문대학에 진학하여 다양한 경험을 지난 4년간 쌓은 학생이므로 충분히 사고능력을 갖췄을 것이고, 단지 성격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과정이 남들보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리는 것 뿐이므로 긴박감을 조성해 준다면 의사결정능력이 순간적으로 집중되어 좋은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혹시라도 너무 성급한 결정을 내리게 되면 어떻게 하나에 대한 고민은 잠시 접어도 좋겠다. 왜냐하면 지금 이 순간에 스스로 결정을 내리지 못 한다면 어차피 모든 절차들이 중단되기 때문이다. 대학원진학이든 취업이든 어차피 졸업 후 일년을 쉬지 않는다면 하기 조금 늦은 시기이기도 하거니와 지금이라도 어느 분야이든 방향을 잡지 않고 그냥 쉰다면 쉬는 시간이 길어져 엉뚱한 방향으로 인생항로가 잡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쉬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적어도 가닥은 잡고 천천히 그 준비를 하는 것과 방향감을 잃고 무작정 쉬는 것은 다르겠다. 아니 어떤 경우에는 다 접어두고 천천히 생각하는 것도 좋은 해결책이 되겠지만, 의대진학을 돕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또한 의대진학을 염두에 두고 질문을 하신 부모님의 입장을 고려한다면 지금 방향을 잡고 부족한 부분에 대한 보완을 해나가기를 권하는 것이다. 성적이 부족하다면 어떤 방법이든 공부를 보완해야 할 것이고, 대환자경험이 부족하다면 적극적인 환자대상 봉사활동에 참여해야 할 것이고, 연구실적이 부족하다면 이 시기를 연구실적을 쌓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Gap Year가 나쁜 것은 절대로 아니며, 어떻게 시간을 보내느냐에 따라 훨씬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경우도 있으므로 현명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를 부모님이 만들어 주시라는 것이다.
만일 그 과정에서 학생이 진정으로 원하는 다른 진로를 발견했다면, 학습능력을 보완했거나, 봉사활동에 참여했거나, 연구에 몰두했던 시간들이 새로운 진로를 개척하는 것에도 분명히 도움이 될 긍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연관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접으셔도 좋겠다. 아무 것도 안 하고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는 분명히 나은 선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진로결정을 못 했다고 아무 것도 안 하고 지내지는 않겠지만, 어차피 확신없이 무엇인가에 시간을 보낼 것이라면 가장 어렵다는 의대진학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 활용도면에서 가장 유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주에도 말씀드렸지만, 의대진학준비를 시작할 최적의 시기는 개인적으로 천차만별로 다르겠다. 하지만, 첫발을 띄지 않는다면 목적지에 도착하는 일은 없으므로 지금 상황이 어떤 상황이든 상관없이 너무 늦은 시기는 절대로 없겠다. 부모님들은 자녀의 신념에 용기를 주시는 역할과 함께 필요하다면 약간의 강압적 지도를 하시는 것도 필요할 때가 있지 않을까 하는 필자의 의견을 조심스럽게 전한다.
남 경윤 / 의대진학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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