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초대란 학생 스스로 작성한 일차 원서와 이차 원서에 추천서를 읽어본 의대가 해당 의대에 어울릴 만한 학생이라는 생각이 드는 학생들에게 만나서 얘기 좀 해보자고 학교로 부르는 과정이다. 몇 명이 지원했든 정원의 약 5배에 해당하는 학생들만이 인터뷰에 초대받겠고 그 중에서 합격생, 불합격생 및 대기자가 나오겠다. 학교별로 그 숫자는 조금씩 차이가 있겠으나 약 250명에서 1,000명 사이의 학생들 만이 한 의대로부터 인터뷰 초대를 받게 되고 그 학생들 중에서 평균 140명으로 구성된 각 의대의 신입생들이 선발되는 것이다. 인터뷰에 초대받지 못 한 학생이 합격하는 경우는 전혀 존재하지 않으므로 의대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인터뷰에 꼭 초대를 받아야만 한다.
10월 중순인 현재를 기준으로 아직도 의대 인터뷰 초대를 하나도 못 받은 상황이라면 이번 사이클에 의대에 진학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지금은 인터뷰 초대를 기다릴 때가 아니라 합격통지를 기다릴 때이다. 가장 빠른 그룹(First Batch)에 속해서 인터뷰에 다녀온 학생 중에서는 빠르면 이번 주부터 합격통지를 받게 되는 시점에 아직 아무 의대에서도 인터뷰 초대를 못 받았다는 얘기는 별로 매력적인 학생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물론 원서를 늦게 제출한 학생이라면 아직은 조금 더 기다려 봐야 할 일이다. 하지만 일찌감치 원서를 제출한 학생 중에 아직도 인터뷰 초대를 못 받은 학생이라도 아직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제출한 원서상에서 못 보여준 매력이 있다면 보여줘야 하겠고, 새로운 매력을 만들어서라도 어필을 해 볼 일이다. 즉 장점을 더욱 강조할 만한 일에 시간을 보내고 있든, 단점을 보완할 만한 일에 시간을 보내고 있던 학생들은 아직도 기회가 있다.
예를 들어 특정과목에서의 학점이 C가 나왔던 학생이라면 대학을 졸업한 상태이고 원서도 제출한 상태라 해도 어떤 대학이든 본인이 다녔던 대학과 비슷한 수준의 대학에서 해당 과목을 다시 수강하여 그 과목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노력을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이걸 굳이 의대에 보여주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자기 자신을 위한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재수강 결과를 잘 받아서 의대에 통보해 준다면 의대에서도 그 학생이 자기네 의대에 와서 해당과목 때문에 고생할 일이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얻을 수 있으므로, 또한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서 인터뷰에 초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리더쉽이 부족한 학생이라면 새로운 리더쉽 경험을 쌓고 그 과정에서 어떤 깨달음을 얻었는지에 대한 기쁨을 의대에도 알려준다면 역시 마찬가지 결과를 기대해 볼 수도 있다. 이런 맥락에서 자기 자신을 돌아 본다면 원서를 제출하고 난 이 시점에서도 해야 할 일들이 많이 보일 것이다. 굳이 MCAT 성적을 올리기 위해 다시 시험을 준비하고 리서치 경험을 쌓는 일만이 원서를 제출한 학생들이 해야 할 일은 아니다. 아니 의대에 합격을 하고 나서도 제 3세계 봉사에 참여하고 꾸준히 해오던 호스피스 봉사에 꾸준히 참여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원서제출이 끝나고 난 시점부터는 늦잠과 파티로 일관된 생활을 하는 학생들도 있다. 누가 나중에 더 행복한 의사로 살아갈 지는 벌써 어느 정도는 정해져 있어 보인다. 필자의 경우에는 의대진학을 천명으로 생각하고 삶의 일부로 생각하는 학생들만을 선별해서 진학지도 프로그램에 가입을 받아주고 있다. 그저 일로 생각하는 학생은 가입 자체를 허용하지 않는다. 바로 이 점이 필자가 지도하는 모든 학생들이 의대에 진학한 비결이라고 볼 수 있다. 그저 일로 생각하지 않고 삶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은 학점이 부족해도, MCAT 성적이 덜 나왔어도 혹은 리서치 경력이 미천해도, 여러 번 의대에 낙방했어도 길이 남아있다. 그 열정을 효율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만 지도하면 걱정이 없다.
원서를 제출하고서 의대진학을 위한 노력을 아무 것도 안 하고 있던 학생이라면? 이런 학생이라면 마음가짐 자체가 의대진학에 어울리지는 않는 학생으로 보이므로 다른 목표를 정하라고 강력히 권하고 싶다. 다시 강조하지만 의대진학은 그저 공부를 배우거나 면허를 따는 교육과정이라기 보다는 어떤 삶을 살아가겠다고 스스로에게 약속을 하고 그 삶을 즐길 수 있는 지에 대한 자기검증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의대진학 이후에 벌어질 삶의 방향에 대해 확신도 없고 열정도 없는 학생이라면 아직 의대에 진학하기 이전인 지금이 다른 커리어를 심각하게 고려하여 시간과 금전적인 낭비를 최소화 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의대진학만이 행복한 인생, 자기만족, 사회적 인정, 혹은 금전적 보상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할 때 행복해지겠고 환자를 위한 삶을 살고자 한다면 그 길이 의대진학일 뿐이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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