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가 3월 28일로 일단락이 되고 나니 12학년 부모라면 이제 자녀의 미래를 위해 최선의 진로결정을 돕고자 이 대학이 더 좋겠다 혹은 저 대학이 더 좋겠다 라고 조언을 해야만 할 시기가 된 것이다. 이제는 법적 성인이 되었거나 조만간 될 자녀의 대학 선택이 부모의 체면치레가 되면 안 되는 것은 기본이고, 그 외의 장단점을 잘 판단하여 자녀가 최종결정을 내리는 것을 도와야 하겠다. 어려운 과정이고 신중해야만 하는 과정이다. 의대진학을 원하는 자녀의 대학진로는 더욱 어렵기 마련이고, 그것이 대학/의대 통합과정과 관련이 있다면 문제는 한층 더 어려워진다.
예일 대학에 합격한 동시에 케이스 웨스턴 대학/의대 통합과정에도 합격을 했는데 어떤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의대진학을 원하는 자녀의 미래를 위해 더 좋은 결정인지 모르겠다는 부모의 질문이 부러운 다른 부모들이 많겠지만 해당 부모는 속이 탄다. 매년 이와 유사한 질문은 끊이지 않고 들어오지만 이에 대한 정답은 매년 동일하다. 부모만 욕심을 버리면 된다. 다른 욕심이 아니라 한국에 있는 친지들에게 우리 아이가 예일에 다닌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그 욕심을 버리면 된다는 것이다. 주변에 얘기를 할 때, 특히 한국의 친지들과 대화할 때 케이스 웨스턴 통합과정에 합격했다고 하면 상대가 알아보고 축하해 줄 확률은 극히 낮다. 하지만 예일이라는 브랜드 네임은 대부분이 다 알고 있는 것이 현실이니 엄마 아빠의 마음에는 예일 학부모라는 브랜드 혜택을 보고 싶은 것이 당연한 마음일수도 있다. 문제는 진학할 당사자인 자녀의 마음은 어떤 지를 헤아리는 것이다. 물론 한국에서 최근에 온 학생이라면 대학 브랜드에 조금 더 민감할 수도 있겠고, 미국에서 태어나서 소녀시대의 춤이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학생이라면 대학 브랜드에 조금은 덜 민감할 수도 있겠다. 어떤 경우에 해당되는 학생이든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의사가 되겠다는 열망이 강한 학생이라면 아마도 예일이 아닌 케이스 웨스턴 통합과정을 택할 확률이 높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뭔가 큰 일이 나는 것은 아니지만 가치관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확률적으로 그 경우의 수를 따져서 내리는 결론이다.
필자가 의대진학을 돕는 대상은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지만 매년 약 5명의 고교생을 선별적으로 택하여 대학진학을 돕고 있는데, 그 특별한 선별기준은 다름 아닌 의대진학에 대한 열정에 달려있다. 일반 대학에 진학을 원하는 학생이 굳이 필자처럼 비용도 많이 드는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을 필요는 없겠거니와 오로지 의료 전문인으로서의 가치관 정립을 목표로 하는 과정을 밟을 필요도 없을 것이다. 필자가 선발하여 지도한 고교생들의 경우를 보면 위와 같은 상황에서 그 대답이 명확하다. 예일이 아닌 케이스 웨스턴의 대학/의대 통합과정을 택할 것이다. 그것이 의대로 가는 명확한 길이므로 그 길을 택하는 것이다. 예일 대학이 의사가 되고자 하는 학생에게 보장해 주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예일 대학이 나쁘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고, 의사가 되겠다는 학생에게 합격통보를 해준 케이스 웨스턴 통합과정이 주는 것보다는 많은 혜택과 비교하자면 상대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없다는 의미이다. 물론 예일 대학에 진학하여 프리메드 과정을 거쳐서 더 좋은 의대에 진학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부모나 학생이 있을 수도 있겠고, 실현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단, 그런 학생이라면 아마도 지극히 이타적인 성향의 학생은 아닐 것이다. 처음부터 브라운이나 노스 웨스턴, 혹은 라이스/베일러 통합과정에도 지원했으나 인기가 있고 브랜드도 좀 더 널리 알려진 대학/의대 통합과정은 다 떨어진 상태이다 보니 고민이 시작되었을 지 모르겠다. 오늘 현재 하버드, 프린스턴 혹은 MIT 등에 합격한 필자가 지도한 5명의 12학년생들은 지난 3월 28일이 기쁜 날이긴 했어도 그들이 진학하게 될 통합과정에 대한 기쁨 혹은 기다림으로 인하여 일반적인 다른 학생들이 받았을 감흥에는 미치지 못 하는 것을 보며 이타적인 의사로 성장할 그릇들을 키웠다는 기쁨과 감사를 느꼈다.
모든 12학년생들이 통합과정에 합격할 수는 없다. 수년 전에 브라운 통합과정에 떨어진 덕에 하버드 대학에 진학하여 와신상담하여 하버드 의대, 존스 합킨스 의대 등 최고의 의대들에 두루 합격한 학생이 본인을 떨어뜨려 준 브라운 통합과정 덕에 정신차리고 스스로가 왜 의사가 되고자 하는 지를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는 기회가 되어 감사하다고 말한 것이 생각난다. 이 학생에게는 그 때가 일생에서 가장 감사한 순간이 되었듯이 귀댁의 자녀가 만일 원하는 것을 얻지 못 한 대학입시라면 4년 후에는 지금 이 순간을 감사할 수 있도록 조언을 주기를 당부한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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