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갈수록 힘들어지는 의대진학의 현실을 감안하여 점점 늘고 있는 대학/의대 통합과정에의 도전이 우리 한인사회에서도 늘고 있다. 그렇다고 통합과정에 진학하는 것이 쉽다는 것은 아니지만 할 수만 있다면 어차피 고생하는 대입시기에 의대진학까지 한꺼번에 마무리 질 수 있다는 장점은 누가 뭐래도 매력적인 부분이 될 수 있다. 프리메드 과정을 밟고 있는 대학생들의 의대진학을 위한 컨설팅을 제공하는 필자지만 매년 극소수의 고교생들을 선발하여 대학/의대 통합과정을 돕고 있고, 올해의 대학입시에서도 역시 그 결과는 비슷했다. 하바드, 프린스턴, MIT 및 UPenn 정도의 대학에도 합격하였으나 이를 뒤로 하고 통합과정 중에 본인의 학습능력, 거주지역 및 통합된 의대의 특성 등을 고려하여 진학할 대학을 선택하는 학생들을 보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물론 안타깝게도 프린스턴과 MIT를 비롯한 다수의 명문대학에는 합격했으나 통합과정에서는 입학허가를 받지 못 한 학생도 있으나 이 학생도 이미 충분히 행복한 의사가 될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으므로 대학시절을 알차게 보내 4년 후에는 본인이 원하는 의대에 진학할 가능성이 다른 학생에 비해 월등히 높다고 확신한다. 이미 얼마 전 지면을 통해 소개했듯, 몇 년 전에 통합과정 진학에 실패하여 하바드에 진학한 뒤 프리메드 과정을 거쳐 지원한 모든 의대로부터 입학허가를 받은 학생을 소개했듯, 올해 프린스턴에 진학할 이 학생 뿐 아니라 이번 통합과정 진학에 실패한 모든 학생들이 본인이 왜 의사가 되고자 하는 지와 통합과정 지원과정에서 드러난 본인의 약점을 대학시절에 차분히 보완한다면 결과는 분명히 일반적인 프리메드 학생들 보다 뛰어날 것임을 확신한다.
그렇다면 실제로 통합과정에 진학한 학생들은 과연 그 과정을 만족하고 있느냐는 질문이 대두된다, 그 대답은 “상당히 만족하며 대학시절을 보낼 뿐 아니라 우수한 성적으로 의대를 졸업하고 희망하는 레지던시에 매칭이 된다.”이다. 물론 모든 학생이 그렇지는 않다. 하바드 대학에 진학하고도 성적관리가 안 되어 한국식으로 말해 학사경고를 받는 학생들 중 가장 많은 인종이 한인학생들이고 최우등 졸업생 명단에도 한인학생들이 자주 포함되듯이 통합과정에 진학한 한인학생들도 크게 둘로 나뉜다. 첫째는 본인이 원해서 그 학교에 진학한 경우이며, 이 학생들은 학부시절에는 학교가 제공하는 다양한 리서치, 봉사, 리더쉽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으며 우수한 성적을 유지하며 참으로 행복한 표정으로 대학을 마치고 의대에 진학해 본인의 역량을 발휘한다. 하지만 그 반대로 마음속에 왜 의사가 되어야 하는지도 잘 모르며 어린 나이에 부모의 뛰어난 역량으로 통합과정에 진학한 경우에는 일단 학교를 마음에 들지 않아한다. 적어도 아이비 리그에 진학할 수 있었던 본인이 주립대학 통합과정에 들어와 있다며 특히 해당 대학에 재학중인 학생들과 자신의 학습능력이 차이가 많이 단다는 생각에 공부도 열심히 안 하는 방심을 보이다 그 통합과정에서 방출되는 수모를 겪기도 한다. 이런 학생은 어차피 의사가 되기에 적합한 재목은 아니므로 본인에게 맞는 커리어를 새로 찾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면 다행이나, 그 상실감에 오랜 시간 방황을 하는 경우도 보이므로 부모의 현명하며 적극적인 대처가 요구된다. 학벌에 연연해서 눈앞에 놓인 의대로의 진로를 버리는 학생이라면 일단 왜 의사가 되고자 하는지에 관해 다시 한 번 심각한 대화를 자녀와 갖기를 강력히 권한다. 물론 리서치 위주의 의사가 되고자 하는 학생이 클리닉 위주의 의대에 진학하는 것은 좋지 않은 모습이기도 하다만, 이 경우라도 학생의 객관적인 학습능력 및 리서치 능력을 고려하여 통합과정을 버리고 다시 프리메드 과정을 통해 리서치 위주의 의대에 재도전하는 것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지난 주말 어떤 부모님께 전화를 받았다. 자녀가 통합과정을 거쳐 현재 만족스러운 의사생활을 하고 있다는 말씀과 함께 자신의 경험담을 다른 부모들과 나누고 싶다며 전해준 몇 가지 사항들이 필자가 항상 느끼던 내용과 거의 동일하였다. 40대에 접어든 그 자녀가 과거에 고교를 일등으로 졸업하고도 거주지역 주립대학과 주립의대를 통합시킨 프로그램에 입학하게 되었다는 것을 주변의 다른 부모들이 알고는 이해하기 힘든 듯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20년 전이니 오늘 현재도 이해하기 쉽지 않은 일을 어찌 쉽게 이해했겠는가? 이 자녀는 아이리 리그에 진학을 포기하고 확정된 의사의 길을 걸었으며 지금은 우리 사회를 위한 의사로서 보람된 삶을 살고 있다고 전하는 그 부모의 음성에서 포근함이 느껴졌다. 자녀가 의사가 되었기에 그 부모가 행복한 것이 아니라, 자녀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성공적으로 인도한 부모가 갖는 안도감을 느낀 것이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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