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잔인한 4월은 돌아왔다. 12학년 학생들이 약 17년 동안의 본인의 삶에 대한 냉정하고도 객관적인 평가를 받은 결과물인 대학 입학허가서를 받고 인생설계를 신중하게 시작하게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4월을 환희에 찬 감격으로 맞이하는 12학년생도 있을 것이고, 와신상담의 기회로 활용해야만 하는 12학년생도 있을 것이다. 원하는 커리어에 따라 조금은 다를 수 있는 얘기이긴 하지만, 만일 의대진학을 원하는 학생의 경우라면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는 사실을 문두에서 강조하고자 한다. 하바드에 진학한 학생이 어줍지 않은 기준으로 분류된 랭킹시스템 상의 하위권 대학에 진학한 학생보다 의대진학에 유리하다고 그 누가 감히 장담할 수 있겠는가? 의대진학이 그렇게 단순명료하다면 그 많은 명문대 졸업생들이 왜 의대에 진학하지 못 하고 수년전 4월에 기쁨으로 가득 찼던 많은 부모님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겠는가? 의대진학은 결코 쉽지도 않고 단순하지도 않은 과정이므로 며칠 전에 받은 대학 입학허가서는 의대진학과의 개연성이 그리 크지 않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대학진학은 의대진학을 위해 거쳐야 할 여러가지 과정의 일부라는 사실을 인정하며, 이제부터 어떤 전략과 마음가짐으로 준비하느냐에 촛점을 맞추시기를 강조하고 또 강조하고 싶다.
올해는 다른 해보다 조금 이르게 3월 하순부터 수많은 학부모님들로 부터 “이러이러한 대학에 합격했는데 과연 어떤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나중에 의대에 진학하는데 도움이 될까요?”라는 질문을 받는 일로 분주하게 시작되었다. 여러번에 거쳐 해당 대학 졸업생들의 의대진학 Track Record를 확인하시라는 점과 제공되는 학자금 지원금을 기준으로 학교를 선택하시라고 권해드린 바가 있다. 아울러 학생의 성향 및 냉정한 학습능력도 함께 감안하시기 바란다. 자녀의 실질적 능력에 대해서는 부모님, 특히 대부분의 경우 어머님들 만큼 잘 인지하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예를 들어 SAT Math를 800점을 받았더라도 자녀가 수학분야에서 월등히 뛰어난 능력을 지녔는지, 아니면 억지로 혹은 운좋게 800점을 받았는지를 생각하자는 것이다. 자녀의 성적표가 A로만 기입되어 있더라도, 그래서 명문대학에 입학이 결정되었더라도, 과연 자녀가 재학중인 고교의 수준이 어떠한지도 냉정하게 분석해 보는 것이 추후 의대진학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고 계실 많은 대학생 부모님들은 필자의 말에 공감을 하시기가 쉬울 것이나, 이제 막 명문대학에서 입학 허가서를 받으신 부모님들은 필자에게 헛소리하지 말라고, 내 자녀는 이 세상에서 제일 똑똑하다고 하시기 쉬울 것임을 오랜 시간동안 학생들의 의대진학을 돕는 의대진학 컨설턴트로서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 또한 필자 역시 대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된다. 굳이 하바드 낙제생 중 한인학생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인다는 구태의연한 얘기를 떠나서, 의대진학을 원하는 자녀를 두신 부모님이라면 합격한 대학의 오픈 하우스에 참가하셔서 해당 대학의 의대진학 현황을 정확히 문의하시기 바란다. 입학시에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Pre-med 학생이었는지, 그들 중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실제로 의대에 원서라도 내볼 수 있었는지, 또한 그들 중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의대에 진학했는지를 문의하시면 진학할 대학을 결정하시는데 도움이 되실 것이다. 좋다는 대학들은 각기 매력적인 숫자를 제시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실제로 진학한 의대가 어떤 의대인지 까지도 알아보시기를 권한다. 이때 주의하실 사항은 눈에 보이는 통계에만 의존하여 우리 한인학생들의 경우를 유추해서는 안 되겠다는 점이다. 동양계 학생들에게 의대의 문턱은 유난히 높다는 점도 감안하시기 바란다. 즉, 특정 대학에서 3.5라는 학점을 받고 A라는 의대에 진학한 통계자료를 마주하셨을 경우에 우리 자녀들의 경우에도 이러한 통계자료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생각을 하시지 마시고, 어떤 통계자료의 숫자보다 더 좋은 성적을 받아야만 하겠다는 사실을 자녀에게 주지시켜 주셔야만 하겠다.
미국 고교에서의 교육제도가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합리적인 사고능력을 갖추게 해주는 장점은 분명히 존재하고, 우리 자녀들도 감사하게 이러한 합리적 사고능력을 갖추고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올해의 경우에는 두드러지게 의대진학을 원하는 12학년 학생들이 진학하고자 하는 대학이 합리적인 사고에 의해 결정되고 있는 분위기라 아주 고무적이다. 예년의 경우 이 즈음에 문의되는 내용은 부모님과 학생이 알아보니 특정 명문대학이 의대진학에 불리한 면을 갖고 있더라도 그 대학에 진학해서도 좋다는 의대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방법론에 관한 것들이 대부분이었으나, 올해는 Williams를 비롯한 공부하기 좋은 분위기의 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의 의견에 부모님들이 동의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문의가 주를 이루고 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한 일이다. 이제 우리 부모들만 깨우치면 되겠다. 물론 전공에 따라서는 깊이있는 학문에 푹 빠져지낼 리버럴 아츠대학에 진학하는 것보다는 많은 사람들과 만나 다양한 교류와 경험을 할 수 있는 종합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유리한 경우도 존재하나, 의대진학을 원하는 학생이라면 조금 다르게 접근해도 좋다는 의미이다. 부모님이 주변사람들에게 자랑하기 위한 자녀의 대학선택은 적어도 자녀의 의대진학에는 방해요소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과, 최종목표는 대학이 아니라 의대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합격한 대학들을 탐방하고 오기 바란다.
남 경윤 / 의대진학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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