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일류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해서 흐믓해 하시던 부모님께서 어느 날 과년한 따님에게서 충격적인 말씀을 들으신다. 지금 하고있는 일은 적성에 맞지 않으니 의사가 되기 위한 길을 걷겠으니 도와달라는 요청이다. 바로 질문을 해주신 부모님의 경우이다. 또한, 어떤 부모님께도 닥칠 수 있는 일이 되겠다. 이런 경우 어떻게 대처하셔야 할 지에 대해 가능한 자세히 말씀드리고자 한다.

질문을 해주신 부모님과 마찬가지로 필자가 쓰고 있는 “미국에서 의대보내기” 칼럼을 매주 관심을 갖고 읽고 계신 부모님들은 이미 잘 알고 계시는 바와 같이, 미국에서 의대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대학재학시 전공에 관계없이 Pre-Med 과정을 밟으면 된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이 과정을 거치지 않고 대학을 졸업한 후에 의사가 되기를 원하고 있고, 이런 경우에 있는 학생들을 돕기 위해 개설된 프로그램이 바로 Post Baccalaureate Premedical Program이다. 굳이 번역을 하자면 “학사학위 취득후 밟는 의대진학 준비과정”이라고 부를 수 있겠으며, 통상적으로 Postbac이라고 불리운다. 예를 들자면,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학생이 의대에 직접 지원할 수는 없다. 본인의 전공과목만 열심히 공부했다는 가정하에서 그렇다. 물론, 이 학생이 경제학을 전공하면서 Pre-Med 과정인 BCPM(Biology, Chemistry, Physics & Math) 과목들을 두루 거쳤다면 졸업한 후라도 언제든지 의대에 지원할 수는 있지만, 대다수의 경우는 그렇지 않으므로 대학을 졸업한 후에 Postbac 과정을 거쳐야만 MCAT(Medical College Admission Test)을 치루고서 의대에 지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Postbac은 미국내 약 100여 군데의 대학에서 126가지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제공되고 있으며, 그 학교들은 Harvard를 비롯한 명문대에서 부터 Virginia Commonwealth University등의 주립대학까지 다양한 대학들로 구성이 되어있다. Columbia나 Georgetown처럼 특수 대학원과정 및 Certificate Program으로 나누어서 다양하게 제공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은 Extension Course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점도 눈여겨 볼 사항이다. 꼭 참고하실 점은 특정대학에서 학부과정을 했다고 해서 그 대학의 의대에 자동으로 진학할 수 있지는 않은 것처럼, 특정대학의 Postbac을 마쳤다고 그 대학의 의대에 자동으로 진학할 수 있지는 않다. 주제에서 조금 벗어나지만, 많은 고교생 학부모님들이 특정대학에 자녀를 진학시키시고자 하는 목적이 그 대학을 졸업하면 그 대학의 의대에 진학하는 것이 훨씬 수월하다고 생각하고 계시기 때문에 다시 한 번 강조한다. Johns Hopkins 대학에 진학했다고 Johns Hopkins 의대에 진학하는 것이 수월하다고 절대로 생각하시지 말길 바란다. 이 백여군데의 Postbac중 어디에서 공부해야 더 좋느냐는 것은 각 학생별로 분석을 해서 그에 맞는 답이 있는 것이지 어떤 경우라도 절대적인 답은 있을 수 없다. 학생 개개인의 대학시절의 전공, 학점을 취득한 과목, MCAT을 본 적이 있는 지 여부, 학습능력 등의 여러가지 상황이 고려되어야만 한다. 아울러서 부모님들의 재정능력도 역시 고려대상이다. 왜냐하면, 극소수의 학생들만이 Merit Based Scholarship의 혜택을 받게되며 FAFSA를 통한 Need Based Financial Aid는 기본적으로 Grant 없이 Loan만 제공받게 된다. 다시 말해, 대학에서 공부를 아주 잘 했고, 계속해서 우수한 성적을 보이는 극소수의 학생들은 성적을 기준으로 장학금을 받겠으나, 대다수의 학생들은 가정형편에 따른 융자혜택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가정형편이 아무리 어려워도 대학때처럼 무상으로 지급되는 Grant의 혜택은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시민권 및 영주권자에 국한된 얘기이다. 유학생들은 그나마의 혜택도 없으므로 스스로 학비를 해결할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Postbac에도 입학조차 할 수 없겠다.

통상적으로 2년 과정으로 구성된 Postbac은 대학에서 Pre-Med 과정을 밟지 않은 학생들에게만 그 문호가 열려있는 것만은 아니다. 학교에 따라 대학에서 Pre-Med 과정을 밟은 학생에게는 입학을 허용하지 않는 경우도 물론 있지만, 대다수의 경우에는 “학점세탁”을 위해 진학하는 학생들에게도 입학을 허용하고 있다. 즉, 대학시절 Pre-Med 과정의 학점이 만족한 상황이 아닌 학생들이 Second Chance로 Postbac에 진학해서 다시 한번 그 과정들 혹은 상위과목들에서 좀 더 나은 성적을 받아 의대지원시 합격할 수 있는 확률을 높히고자 밟는 과정이 되겠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Harvard에서 Postbac을 한 학생이 뉴욕시립대학중 하나인 CUNY Hunter College에서 Postbac을 한 학생에 비해 의대에 진학할 확률이 높냐고 묻는 질문은 의미가 없다. 비용의 차이를 제외하고는 어느 것도 상대평가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다. 개인 연습용 아이스링크를 보유한 아사다 마오가 여러명이 함께 연습링크를 사용하던 김 연아보다 금메달을 딸 확률이 높았다고만 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분명한 점은 여러가지 조건들이 다 잘 어우러져야 성공적인 진학이 된다. 김 연아의 올림픽 금메달 획득과정과 동일한 노력을 통해서만 우리 자녀들의 의대진학도 이루어지게 된다. 점프만 잘 한다고 주어지는 것이 금메달이 아니듯, Pre-Med 과목들에서의 성적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의대진학이 아니다. 매번 강조하듯, Patient Oriented Heart, 즉 환자를 궁휼히 여기는 마음가짐이 의대에서 학생을 선발하는데 적용하는 가장 우선되는 기준이다. 그러므로, 그 기준에 부합되기 위해서 의료봉사를 경험해야 하는 것이고, 바쁜 시간을 쪼개서 Community Service를 해야하는 것이다. 어디서 공부를 했냐는 사실보다는 어떠한 Patient Contact을 했냐에 더 무게를 두기를 권하고 싶다.

부모님은 자녀를 믿고 힘껏 지원해 주며, 학생은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 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결과물이 바로 성공적인 의대진학이다.

남 경윤 / KyungYoon Nam
(kynam@GradPrepAcademy.com)
Vice President / East Coast Divi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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