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진학을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으나 결과가 합당치 않다고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만일 그 이유라도 알 수 있다면 속이라도 답답하지 않겠지만 그 이유조차 가늠하지 못 하는 경우라면 재수를 하기도 불안해 지고, 그렇다고 인생의 목표를 바꾼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수많은 이유들이 존재할 수 있을 터라 이 지면에서 확답을 드린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만 그래도 점검을 해 볼 필요가 있는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추천서 내용과 인터뷰 스킬이라고 본다. 이 두 가지 사항의 경쟁력이 어땠을 지에 대해 학생과 부모가 함께 유추를 해 보자. 지극히 객관적인 판단이 필요하므로 허물도 인정하는 마음가짐으로 다음의 사항들을 점검해 보기를 권한다.
첫째로 추천서의 내용이 과연 경쟁력이 있었을 지에 대한 점검이다. 추천서를 써준 사람, 즉 추천인이 3명이든 10명이든 그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각 추천인과 학생본인 사이에 형성되어 있을 인간관계를 되짚어 보되 아래의 항목들에 대해 학생이 스스로 자신을 평가해 보면 과연 해당 추천인이 학생을 “강력하게 추천함”(My Highest Recommendation)이라고 적어서 보냈을 지 알 수 있겠다. 물론 “잘 좀 써주십시오.”라고 하면 대부분의 추천인들은 웃으며 친절하게 답할 것이다. 하지만 학생을 지도하며 안면이 있는 관계에서 학생들의 추천서 부탁을 단호하게 거절하기가 그리 쉽지는 않다는 점과, 웃으며 잘 써준다고 했다고 해서 꼭 최고점을 줬다고 믿는 것은 성급한 생각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
책임감, 창의력, 정신적 성숙도, 소통력/대화능력, 정직성, 품행과 언행의 방정함, 협동정신/팀웍크, 용모단정, 이해력/판단력, 실행능력, 지시사항 이행도, 친화력, 타 문화에 대한 이해심, 시간엄수 능력 등
위에서 언급한 것들이 전부는 아니지만, 의대뿐 아니라 세상 어디를 가서든 위의 항목들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학생이라면 환영 받을 자격이 있다고 확신한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며, 또한 지켜보는 주변사람의 입장이나 가치관에 따라서 다르게 평가되는 지극히 주관적인 일이라 절대적인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는 점도 절대로 간과하지 말자. 예를 들자면, 학생 스스로가 생각하기에는 본인의 소통력/대화능력은 적어도 “우수함”(Very Good) 정도로 평가 받으리라고 생각할 만큼 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간다고 자부했으나, 해당 추천인은 앞에서는 웃어줬지만 속마음으로는 독단적으로 말을 너무 많이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뛰어남(Excellent)”이란 평가를 받는 학생들도 많은데 만일 “보통(Average)”나 그 보다 못 한 “Fair” 혹은 “Poor”와 같은 단어들이 사용된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그룹 스터디에서 다른 학생들의 의견을 열린 마음으로 들어주며 한 학기를 보냈고, 수업시간에 교수도 다 지켜보고 있었으나 배려심 많은 모습으로 보여졌을 듯 기대했으나 교수가 보기에는 소극적이며 참여도가 떨어지는 학생으로 보일 수도 있다. 말을 많이 하는 것도, 조금 하는 것도 지켜보는 사람의 가치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또한 특정한 상황에 따라 가치관 자체도 유동적일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하겠다.
추천서 내용이 뛰어나지 않은 상황에서 학생을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봤더니 굳이 나쁜 점을 발견하지 못 했더라도 특별한 장점도 발견하지 못 했다면 최악의 상황이 된다. 특히 우리 한인 남학생들의 경우는 활짝 웃지 못 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신중해 보인다고 장점으로 봐줄 심사관도 있겠지만 미국문화에 익숙한 사람일수록 동양남자들의 무뚝뚝한 표정이 어색하게 보일 것이다. 오랜 시간을 지켜본다면 참으로 진중한 모습이라 장점으로 보일 수도 있는 부분이 한 시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결정을 내려야 하는 인터뷰의 특성상 단점으로 보일 수 있으므로 안타까운 일이다. 또한 너무 깊은 생각을 하는 경향이 있는 학생이 불리할 수 있다. 질문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을 하는 것이 우선이고, 그 다음에 추가적인 부연설명을 하는 습관을 어려서부터 길러주자. 지금 자녀와 대화를 해보자. 간단한 질문부터 조금 복잡하게 설명해야 하는 질문을 포함해 주로 부모가 질문을 하는 대화를 하면 아마도 어떤 학생들은 단순하게 대답해도 되는 것을 너무 심오하게 생각하고서 답이 길고 돌아가는 느낌이 들 것이다. 이런 학생들도 불리한 경우가 될 수 있다. 심오한 정신세계를 높이 사주기 보다는 상황판단력이나 분별력이 부족하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불합격한 모든 학생들의 경우에 추천서 내용과 인터뷰 스킬이 부족한 것만이 이유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합격한 학생들의 경우에는 강력한 추천서와 뛰어난 인터뷰 스킬을 갖추고 있으니 꼭 참고하기 바란다. 눈에 보이는 성적과 봉사시간 및 논문발표 건수로만 승부를 걸기에는 인간적인 매력을 중요시 여기는 의대진학의 벽은 너무 높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컨설턴트
201-983-2851
kynam@GradPrepAcade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