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은 필자에게 있어 매우 행복한 순간이었다. 필자의 컨설팅을 통해 의대와 치대에 합격한 많은 학생들이 본인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4년간 땀을 흘릴 각 학교의 기숙사 혹은 학교인근의 아파트로 이사를 한 주말이었기 때문이다. 다음 주말이면 새내기 의사지망생들을 위한 오리엔테이션이 학교별로 시작되므로 지난 주말이 새 보금자리로 옮길 적기이었다. 그들의 노력과 성취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허나, 필자를 더욱 기쁘게 해준 전화 한 통이 있어 의대 혹은 치대를 지망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님들과 그 내용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뉴욕에 거주하는 J학생을 처음 만난 때는 약 5개월 전인 지난 3월에 뉴욕시내에서 열린 의대/치대 진학 세미나에서였다. 1시간 남짓 진행된 필자의 세미나를 듣던 참석자들중 유난히 눈이 반짝이는 학생이 있었다. 세미나가 진행되는 내내 열심히 들으며 메모를 하던 J학생은 필자와의 상담시간에 고민을 털어놓았다. 2년째 치대에 응시했지만 3월 현재까지 어떤 치대에서도 합격통지를 받지 못하고 있었으나, 전년도에 이어 올해도 인터뷰를 다녀 온 많은 학교들의 Waiting List에는 올라있다는 것이다. 차라리 불합격 통지를 받았으면 다른 길을 택하든 아니면 다시 새로운 준비를 시작하든 해 볼텐데, 기다리라고만 하니 심리적으로 거의 탈진상태에 빠져있던 것이다. 상담을 통해 내려진 결론은 다음 해를 준비하는 작업과 병행해서 그 당시 대기명단에 올라있던 학교들에 대해 계속되는 시도를 해보자는 것이었고, 지난 5개월간 J학생은 열심히 Post Interview Plan을 따라줬으며 그 결과 본인이 가장 원하던 1지망 치대로부터 합격통지를 받을 수 있었다. 바로 지난 금요일에 통보를 받고 필자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전화를 준 것이다. “선생님, 이런 전화를 받았는데 믿어지지가 않아서 전화를 드렸어요. 제가 잘못 들은건 아니겠죠? 선생님께서 확실하게 말씀해 주셔야만 안심될 것 같아서 전화드렸어요.”라는 전화내용과 함께 학교측으로 부터 들은 내용을 전해들은 필자는 “축하해, J학생. 합격이 맞네.”라고 대답할 수 있어서 너무나 기뻤고, 아울러 희망을 잃지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한 J학생의 열심에 찬사를 보낸다.
지난 서울월드컵 이후에 우리에게 친숙한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문구가 새삼 떠오른다. 하지만 아무에게나 벌어지는 일은 아닌 것이다. 희망을 잃지않고 최선을 다하는 이들만이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의대/치대진학은 참으로 힘든 여정이다. 혹시라도 이 글을 읽는 학부모의 자녀가 그 힘든 여정의 중간기점에서 난관에 봉착하여 마음고생을 하게되는 경우를 겪게 된다면, 즉 인터뷰를 다녀온 결과가 대기자 명단에 오르는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포기하지 말고 계속해서 그 학교에 진학하고자 하는 의지를 학교측에 보여주게끔 용기와 격려를 아끼지 마시기 바란다. 즉, 체계적인 Post Interview Plan을 세워서 꾸준히 시행해야 한다는 말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Letter of Progress 혹은 Letter of Intend등의 서식을 동원해서 꾸준히 학교측의 기준에 맞추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을 학교측에 전달해야만 한다. Community Service 시간이 모자란 듯한 학생이라면 Waiting List 통보를 받은 후에 계속해서 지속된 봉사활동에 관한 내역을 알려줘야 할 것이며, MCAT 이나 DAT 성적이 감점요인이었다고 사료되는 학생이라면 더 좋은 성적을 받아서 본인의 끊임없는 노력을 보여줘야만 한다. 즉, 계속되는 Update Letter들을 통해 최종합격통지서를 받는 그 날까지 포기하지 말고 “나를 안 뽑으면 학교가 손해”라는 개념을 전달해 줘야만 한다. 물론 굳건한 의지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말이 쉽지 그 조마조마한 심리적 부담감에 하루하루 시간이 흘려감에 따른 허탈감까지 겹쳐지니 끝까지 원하는 학교의 문을 두드리기란 힘든 일이다. 그렇기에 지난 주말에 받은 J학생의 전화가 아주 많이 반가웠다.
하늘만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것이 아니라 의대도 그런 자를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