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명문 주립대학을 졸업한 A군의 어머님이 안타까운 마음으로 문의하신 내용이다. 전체적으로 다시 질문을 소개하자면, 4년간 평균 학점이 3.71이고 그 중 과학과목의 평균 학점은 4.0이며 MCAT 성적은 33점인 이 학생은 주립대학만 모아 순위를 매겨 논 대학 Ranking에서 상위권에 드는 주립대를 졸업했다. 착실하고 얌전하며 절대 한 눈 파는 일 없이 공부만 열심히 한 학생이 작년에 의대에 지원했으나, 단 한 군데도 합격을 못 해서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는 말씀이시다.
도무지 필자가 답을 할 수 없는 상태의 질문이므로 몇 가지 추가적인 사항들을 확인했다. 그 중에서 가장 마음에 걸렸던 “얌전하게 공부만 했다”는 점을 확인한 결과 이 학생은 그저 수학과 과학과목만 좋아하며 졸업식에서 함께 사진을 찍은 친구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벌써 답을 찾을 수 있었으며, MCAT 성적에서도 이러한 성향은 어김없이 드러났다. 역시 과학과목에서는 발군의 점수인 Physical Section 13점과 Biological Section 12점을 받았으나, Verbal Reasoning에서는 8점을 받았으며 Writing은 “O”를 받았다. 사람이 많은 모이는 곳에는 가기를 꺼려하지만 의대진학을 위해서 봉사활동은 꾸준히 다닌 것을 확인했다. 본 칼럼을 꾸준히 읽어오신 부모님이시라면 어째서 이 학생이 좋은 성적으로도 의대에 진학이 어려운지를 쉽게 짐작하실 수 있으시리라 믿는다. 바로 People Skill이 결여된 학생이므로 의대에서 선발을 안 했을 확률이 아주 높겠다.
질문하신 어머님께 양해를 구하고 이 학생의 경우를 많은 부모님들과 함께 고찰하고자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A군만의 얘기가 아닌 우리 한인학생들 중 많은 학생들이 유사한 성향을 보이기 때문이며, 이래서는 의대진학이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미리 진로를 바꾸든지 아니면 적극적인 대인관계를 할 수 있도록 부모님께서 도와주시든지 둘 중 하나를 권하기 위함이다. 크게 보면 과학자로 분류되는 의사라는 직업은 과학과목들만 잘 해서는 절대도 될 수 없는 응용 과학자이다. 사람을 고치는 신성한 직업인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사람을 아끼고 사람들과 잘 융합해야만 하는 전제조건이 따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과학과목을 열심히 공부하는 이유도 사람을 위한 과정일 뿐이지 과학을 위한 것이면 안 되겠다. 그러므로 의대에서 지원자를 분류할 때 가장 최상위 기준으로 적용하는 사항이 Patient Oriented Heart인 것이다. People Skill은 너무나 당연히 의대에 입학할 학생이라면 갖추어야 하는 전제조건이 된다. 매일 환자를 진료할 의사가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를 싫어하거나,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 하다면 진료받을 환자도 고생이지만 싫은 일을 매일 해야만 할 본인도 고역일 것이다. 성적만으로 의대생을 선발하던 한국의 의사들이 본인의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높지 않은 이유가 바로 이러한 점에 기인하고 있다. 한국의 모든 의사가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공부 잘 하면 의대에 진학하는 공식에 의거해 학생 개개인의 성향이 무시된 채 의대에 진학했던 경우라면 당연히 매일매일이 고역일 수 있다는 것이다.
People Skill이 부족한 학생들의 또 한가지 특성은 영어성적이 뛰어나지 못 하다는 것이다. 절대적이지는 않겠지만 언어구사력이란 사람들 간의 만남 속에서 자연스럽게 발달되는 것이므로 당연한 결과일 수 있겠다. 어떤 경우에는 이러한 성격을 굳이 고칠 필요는 없다. 만일 부모님들의 성향도 이러하다면, 자녀의 성격을 개조해서 의대에 보낸다는 것은 답이 아니라고 본다. 학생에게 더 적합한 Profession을 찾는 것이 진정한 자녀사랑이 되겠다.
남 경윤 / 의대진학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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