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A_611

5월 중순이다. 이제 약 열흘 후면 다음 사이클의 의대 입시가 시작되는 시기인데 아직 이번 사이클의 의대 입시에서 합격 소식을 듣지 못한 학생들은 가슴이 저며오고 의기소침해 지기 쉬운 시기이므로 이 시간을 어떻게 현명하게 이겨나갈 지에 대해 상황 별로 정리해 알려서 해당 가정에 도움이 되기를 바래본다.

인터뷰에 아예 초대를 받지 못했던 학생들은 차라리 일찌감치 마음의 정리를 하고 다음 사이클을 준비하고 있었을 테니 차라리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혹시라도 지금도 인터뷰가 오려나 기대하고 있는 학생이 있다면 그런 시기는 이미 지나 갔으니 마음을 접고 다음 수순을 밟으라고 권하는 것이 맞고 대부분의 학생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인터뷰에 다녀와서 대기자 명단에 오른 학생들이다. 4월 30일을 기점으로 모든 합격생들이 자신이 진학할 의대 한곳을 선택하는 과정을 거쳤고 그 이후부터 계속 활발하게 대기자 명단에 있던 학생들이 기쁜 소식을 듣고 있다. 5월 1일에 소식을 들은 학생들이 일주일간 고민을 할 여유가 주어졌으니 5월 8일에 어느 정도 윤곽이 나왔는데 이는 상위권 의대의 대기자 명단에 있던 학생들에게 주로 해당되는 상황이다. 그 과정이 두 차례 정도 더 반복되는 5월 22일이면 흔히 좋은 의대라고 인정받는 학교가 대기자 명단에서 합격생을 추가로 받아드리는 일은 마무리 된다. 그 다음은 5월 8일이나 5월 15일부터는 상위권 의대에 추가로 합격된 학생들이 포기한 중위권 의대 자리를 대기자 명단에 있던 학생들이 채우게 되는 과정이 뒤를 이을 것이고 하위권 의대 대기자 명단에 속한 학생들까지 모두 제 자리를 찾아 가면 얼추 5월 말이 된다. 물론 이 과정은 이해를 돕기 위해 단순화 시켜 상황설명을 한 것이지 의대 별로 날짜가 정해져서 그 때에 추가합격생을 발표한다는 의미는 절대로 아니니 오해는 없기 바란다. 오늘 주제의 요점은 5월말까지 기다렸는데 아무 곳에도 합격하지 못한 학생이 존재할 것이고 누가 그 경우에 처하게 될 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에 기인해 과연 지금 이 순간 대기자 명단에 올라있는 학생들은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지내고 있어야 하냐는 점이다.

자신의 단점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는 학생들은 더 이상 기다리지 말고 다음 사이클에 지원할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현명하다. 하지만 자신의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기는 결코 쉽지 않으므로 5월 22일이라는 기준을 제시한다. 만일 5월 22일까지 대기자 명단에 올라 있던 어떤 의대도 기쁜 소식을 주지 않는다면 미련을 접고 5월 27일에 시작하는 다음 사이클의 의대 입시에 임할 것인지 아니면 일년 간 충분히 준비를 더 해서 내년 6월 1일에 의대에 지원할 지를 신중하게 고민해야만 한다. 만일 재도전을 준비하기 시작한 6월 초에 대기자 명단에서 풀려서 추가로 합격하게 된다면 필자에게 투덜대며 의대에 진학하면 된다. 그런 불만은 학생이나 필자나 기쁘고 즐겁게 하며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사이클이 시작되기 이전에 마음의 준비를 하지 못한 학생은 의기소침해 져서 헤어나기 어려운 지경에 처하기도 하니 최소한 이런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도 5월 22일이라는 기준점을 미리 잡아두는 것은 유용하다. 지금도 많이 불안한 심리상태에 놓여 있겠지만 새로운 사이클이 시작되면 마치 트랙을 여러 바퀴 도는 중장거리 육상경기에서 선두그룹에 한바퀴 이상을 추월 당한 후미 그룹의 선수가 겪는 극심한 낭패감과 패배감을 맛보게 되며 그건 긍정적 자극이 아니라 절망감으로 발전하는 경우를 여러 번 목격했기에 각 가정의 부모들에게 드리는 간곡한 당부의 말이다. 털고 일어나서 새롭게 시작하면 또 금방 일년은 지나간다. 분명히 부족한 부분이 있었기에 원하던 결과를 얻지 못했을 것이니 그 부분을 보완하는데 시간과 열정, 그리고 필요하다면 금전을 투자하면 된다. 여기서 가장 먼저 언급한 부분이 시간을 투자하라는 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세상 모든 일에는 그 일이 일어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꽃이 피기 위해서도 시간이 필요하고 갓난 아이가 걷는데도 일정 시간이 필요하듯 의료적 경험이 부족한 학생이 필요한 경험을 쌓는데도 시간이 필요하고 리서치 페이퍼가 저널에 게재되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MCAT 성적을 올려야 하는 학생은 말할 나위 없이 더 열심히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고 일단 공부를 시작했더라도 일정 성과를 낼 때까지 워밍업이 되는데도 시간이 필요하니 절대로 시간은 단축시키고 결과는 극대화 시키는 묘안을 찾지 말기를 당부한다. 그런 건 없다고 생각하고 필요한 부분을 보완하면 누가 봐도 아름다운 노력을 경주했다고 인정해 줄 것이다. 특히 환자를 돌보며 그들에게 용기를 주며 치료하는 직업을 가질 젊은이라면 더욱 더 모든 일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확고한 사고방식을 갖고 기다리며 노력할 줄 알아야 남들에게도 그런 기다림의 미학을 전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이미 그런 과정을 거쳐 진작부터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시작한 학생이라면 5월 27일부터 시작되는 다음 사이클 의대 입시 원서접수에 늦지 않게 임해서 원하는 결과를 얻으면 된다. 한번 거쳤던 과정이므로 불안한 마음 없이 잘 준비하겠지만 지난 사이클에 제출했던 원서에 적힌 내용을 그대로 똑같이 활용하는 건 피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일년간 자신이 얼마나 성장 했는지 보여주는 것이 재도전 학생들에게 가장 효율적인 성공 방식인데 그런 기회를 단순히 편리함을 앞세워 포기하고 전년도의 내용 거의 그대로 재활용하는 것은 부모가 나서서 막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더 이상 시간낭비하지 말고 다른 진로를 찾아 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두번씩이나 의대 입시에 실패하고 필자를 찾아온 학생들 중에는 첫번째 원서와 두번째 원서가 거의 차별화 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의대에 가겠다는 똑똑한 우리 아이가 절대로 그럴 일이 없을 것이란 믿음은 잠시 접어두고 지극히 상식적인 얘기를 자녀와 나누기를 권한다. 만일 그런 당연한 얘기를 한다고 짜증을 내면 기쁘게 그 짜증을 받아주면 된다. 앞에서 내색을 안 할 지라도 혹시 그렇게 편안하게 원서를 준비하던 자녀라면 마음이 덜컥 하며 다시 준비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으니 그렇다면 얘기를 꺼낸 보람이 생기는 것이다. 별 것 아닌 듯 싶은 부모의 말 한마디가 자녀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고 실제로 이런 일은 아주 빈번하게 발생하니 참고하자.

똑똑한 사람도 자신에게 닥친 당황스러운 순간에 객관적이고 상식적이지 못하게 대처할 수도 있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201-983-2851
kyNam@GradPrepAcade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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