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의대에 진학하고자 하는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은 어떻게 하면 다른 이들을 제대로 돕는 일을 하며 살 수 있을 지를 고민하다 의학을 전공하고자 결정했다고 하니 참으로 아름다운 현상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의대입시에서 에세이 내용이나 인터뷰 대답에 다른 이들을 돕고자 이 일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금기시되어 있는데 그 이유는 그 생각이 나쁘기 때문이 아니라 너무 많은 학생들이 똑같이 그렇게 표현하므로 듣는 이의 입장에서는 진위파악도 문제지만 식상한 표현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 아름다운 생각을 자기 나름대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매력적인 방법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이 부분을 미국의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봐도 좋다.
미리 인정한다. 학점관리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하지 무슨 남을 돕고자 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이 중요하냐는 의견에 반대하지 않는다. 좋은 학점을 유지하는 노력은 너무나 당연히 중요한 일이다. 그 어렵다는 의대에 진학하여 남을 도우며 살겠다고 심각하게 고민하고 결정한 학생이라면 학점관리는 잘 하고 있어야 정상이라고 믿기 때문에 그 점은 접어두고 설명하고 있다. 학점관리가 제대로 안 된 학생이 의대에 원서를 제출하면 의대에서는 그 학생을 만나보고자 노력하지 않는다. 남을 돕고자 한다면 일단 자신이 능력을 갖춰야 하는데 대학생이 학점관리를 제대로 안 했다면 자기 자신도 돕지 않고 살고 있는 학생인데 그 학생이 과연 누굴 도울 수 있겠냐는 생각이 잘못된 생각은 아니다. 특히나 따뜻한 조언을 하며 남을 돕겠다는 것이 아니라 의학이라는 학문을 습득하는 길고 힘든 과정을 거쳐야만 할 수 있는 전문분야에서 일을 하겠다는 학생이 학점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것은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의미이므로 그 학생이 적은 에세이도 신뢰도가 떨어진다. 그러므로 그 학생을 만나 인터뷰를 통해 의견을 들어보는 것이 의미가 없어 보이게 된다. 게다가 엄청난 노력을 통해 눈에 띄게 좋은 학점을 보유하고 있는 학생들을 만나는 일이 일반적인 경우인 의대입시에서 학점관리가 제대로 안 된 학생을 만나보고 싶게 되는 일은 대단히 드문 일이다. 하지만 이 말이 대학학점이 나쁘면 의대 진학의 꿈을 꾸지도 말라는 말은 아니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자신의 학습능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기회는 남아있기 때문이다. 만일 현재 대학생인데 학점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다고 느낀다면 천천히 공부할 것을 권한다. 굳이 Full time으로 학교를 다니지 않아도 좋고 일년이든 한 학기 잠시 쉬며 부족한 분야에 대한 보완을 하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성적이 아주 안 좋은 학생들을 의대에 진학시킨 경험이 많은 필자의 비법이 바로 휴학을 잘 활용하도록 돕는 것인데 의대 진학에 대한 확실한 결심이 안 된 학생들은 휴학을 택하기 쉽지 않을 테니 학점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생 자녀들과 대화할 때 참고하기 바란다. 이미 졸업한 학생이라면 재수강을 통해 일단 실력을 증진시켜야 한다.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본인의 학습능력을 키우고 지식을 습득한 이후라면 이제 출발선에 다시 설 수 있게 된다. 오늘 하는 조언은 일단 이 출발선에 온전히 서 있는 학생이 똑같이 잘 준비된 학생들과 경쟁하는 의대입시에서 좀 더 나은 결과를 얻기 위해 의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을 미리 알고 대처하기 위해 공유하는 내용이니 오해 없이 참고하기 바란다.
남을 돕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는데 그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중에 특히 의료적인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는 마음, 즉 환자중심의 사고방식, Patient Centered Mind Setting을 강조하지 않는 미국의대는 단 한곳도 없다. 이건 미국의대 뿐 아니라 한국의대를 비롯한 전 세계 어떤 의대라도 마찬가지이다. 그것이 바로 의학이 존재하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환자를 돕는 봉사만 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환자를 돕는 봉사는 학점관리를 잘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너무나 당연한 일이고 그것도 안 했는데 의대에 진학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아니 환자를 돕는 봉사도 안 해본 학생이 의사가 되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일이니 그 부분은 더 이상 강조하는 것도 민망하니 오늘은 넘어가겠다. 남을 돕는 봉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그 봉사를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조언을 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예를 들어본다. A 와 B는 갭이어 기간에 학원에서 SAT를 가르치며 의대입시에 임하고 있다고 가정하자. 노동은 숭고한 것이고 노동을 통해 금전적인 이득을 얻는 것은 정당한 행동이기도 하며 남을 가르치는 행위는 특히나 의대입시에서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므로 이 두 지원자들의 경력을 본 의대는 둘 다 좋게 평가할 것이다. 그런데 A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일주일에 한번은 소외계층 학생들에게 무료로 SAT를 가르치는 봉사활동도 함께 하고 있으며 추후 의사가 되어 의료적인 사회정의를 실현하는데 참여하고자 한다는 에세이를 적었다면 A가 B보다 더 많은 의대로부터 인터뷰 초대를 받게 된다. 우리 사회를 위해 더 필요한 인재가 될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지원자를 만나서 얘기해보고 싶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다. 필자와 함께 이런 식으로 자신의 바쁜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소외계층을 위한 다양한 봉사를 해온 학생들은 인터뷰에서부터 우리 의대에 와 달라는 당부를 들으며 합격통지를 받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그러했고 이번 사이클에서도 이 현상은 달라지지 않았다. 아니 앞으로 100년이 지나도 이 현상은 바뀌지 않을 것이고 이는 의대입시에만 적용되는 일도 아니다. 사업을 하는 부모들이든 직장내 고위직에 올라 있는 부모들도 익히 다 알고 있다. 그저 해야 할 일만 해서는 남들보다 앞서 가기 어려울 뿐 아니라 도태될 수 있으므로 남들보다 한 발짝 더 일찍 앞서 나가야 한다는 것은 인생에서 성공하는 당연한 방법이다. 법대에 진학하기를 원하든 월가에 진출하기를 원하든 자신이 진정 바라는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남 보여주기 식이 아니라 진짜 본인이 그 목표를 왜 갖게 되었는지를 생각하면 하고 싶은 일들이 떠오를 테니 자신의 삶에 대한 생각을 먼저 하고 나서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면 된다.
생각도 안 하는 것보다는 생각이라도 하는 것이 낫지만 생각에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진정한 용기이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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