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과학 과목에 흥미와 재능을 가진 학생들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이언스 올림피아드나 인텔 혹은 지멘스 과학경시대회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일반 대학에서 학생을 선발할 때와 의대가 포함된 대학/의대 통합과정에서 학생을 선발할 때 적용하는 기준에 차이가 있으므로 이를 감안하여 자녀를 지도하기 바란다.
일반대학에서 학생을 선발할 때는 그 학생이 갖고 있는 잠재적 가능성을 기준한다. 대학생활 4년 동안 그 학생에게 잠재된 가능성을 극대화 시켜주는 것이 바로 대학의 기능이라고 믿기 때문이니 이는 지극히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통합과정에서 학생을 선발할 때는 의대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기준이 적용되며 이는 가능성이 아니라 의학이라는 학문을 공부할 준비가 되어있느냐는 점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고교시절에 통합과정에 지원하여 의대에 진학하든 아니면 대학을 마치고 의대에 진학하든 의대는 준비된 학생만을 선발하는 프로페셔널 스쿨이기 때문이다. 이해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프로페셔널 스쿨을 한국말로 다시 적으면 직업학교라고 표현할 수 있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기관이다 보니 그 해당분야, 즉 의학이란 학문을 연마하여 의사로서 우리 사회에 이바지할 전문가가 되기 위한 기본적 인성, 소양, 소통능력, 과학적 탐구심 및 학습능력을 검증하는 것이다. 부족해도 틴에이져 학생에게 잠재된 가능성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의 선발기준과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방식을 활용하는 것이 의대이다 보니 많은 학생들이 최선을 다 했지만 대학/의대 통합과정에는 합격하지 못 하고 명문대학에는 쉽게 합격하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다. 또한 고교시절의 접근방식으로 의대 진학을 준비한 많은 대학생들도 고배를 마시는 일이 우리 한인사회에서 너무 많이 목격되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 없다.
과학경시대회에서 입상한 학생 A와 B를 비교해 보자. 어려서부터 과학분야를 좋아했던 두 학생 중 A는 성적은 극 최상위에 속하고 SAT도 만점을 받았다. 지멘스 과학경시대회에서도 9학년 때 벌써 리지어널 파이널리스트에 올랐었고, 11학년에는 내셔널 세마이 파이널리스트에 올랐으니 과학점 탐구심에 대해서는 누구도 의심할 바 없는 모습을 갖춘 학생이다. 반면에 B는 성적표에 B도 있는 학생이었고 SAT는 만점을 받지 못 한 학생이었다. 지멘스 과학경시대회에서는 11학년에 리지어널 세마이 파이널리스트에 머문 입상경력이 전부였으니 객관적 관점에서 보자면 A보다는 과학적 탐구심이 떨어져 보인다. 하지만 두 학생 모두 대학/의대 통합과정에 지원을 하고 보니 그 결과에서는 B가 더 우수했다. 지원한 8곳의 통합과정 중 5곳의 통합과정에 합격한 B와는 달리 A는 모든 통합과정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고 아이비리그 대학에 진학했다. A가 갖고 있는 극도로 우수한 학습능력과 과학적 탐구심은 많은 대학에서 욕심을 낼 만한 자질이 맞지만 거기까지 였다. 반면 B는 본인이 관심있던 과학분야 클럽을 교내에 만들어 동급생 및 후배학생들에게 가르치며 이끌었고 교장선생님과의 깊은 대화를 통해 형편이 어려운 지역의 도서관과 손잡고 그 지역의 어린 학생들에게 과학적 호기심을 불러올 만한 많은 실험 기회를 제공했다. B는 당연히 통합과정에 진학했고 현재 너무도 행복하고 여유 있는 대학생활을 즐기며 조금 부족한 영어 독해력 증진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지내고 있다.
두 학생의 차이는 가진 것을 사회와 나누는 성향에 대한 것이다. A라고 봉사 시간이 없을 리는 없다. 하지만 진짜 좋아하는 것을 즐긴 학생이 쓴 글과 해야만 해서 한 일에 대해 쓴 글을 읽으며 그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입학사정관은 없다. 대학은 워낙 많은 학생들을 선발하다 보니 간혹 실수가 있을 수도 있다고 양보하더라도 통합과정에 원서를 내는 학생은 숫자가 많지 않다 보니 실수가 나올 확률이 극히 낮으므로 성적만 좋다고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절대로 아니다. 글에서 느낀 점을 의대 입학사정관이 직접 인터뷰에 초대해서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과정도 거의 모든 통합과정에서 시행하고 있으니 철저한 검증을 통해 입학이 결정된다. 부자는 아니더라도 가진 것을 주위와 나누기를 즐기는 사람냄새 나는 이웃도 있고 부자로 보이는데 주위와 나누는 일은 전혀 없는 이웃이 있다면 여러분은 어떤 이웃에게 더 마음이 가겠는가? 만일 과학은 좋아하는데 봉사에는 별로 관심과 흥미가 없어 하는 자녀가 있다면 차라리 과학경시대회에 참가하지 않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 자기가 부자라고 떠들고 다니지만 커피 한잔을 안 사는 동창을 만났을 때 느끼는 기분을 생각하면 이해될 얘기이다. 봉사에 관심 없는 학생이라면 의대 말고 다른 진로를 권하거나 봉사의 기쁨을 알게 부모와 함께 하는 봉사에 참여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에게도 유사한 일이 벌어진다. 갭 이어를 비롯해 엄청나게 많은 시간을 연구실에서 보냈으나 봉사정신이 약한 학생들이 의대에 낙방하고 있으니 참고하자.
남 경윤 / 의대진학 전문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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