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게재된 의대진학 전에 갖는 갭 이어(Gap Year)에 관한 글에 대해 많은 독자들이 의견을 보내주었기에 이를 정리해서 다른 가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공유한다.
현재 갭 이어를 보내고 있는 자녀를 둔 가정에서는 갭 이어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유용하다는 의견을 보인다. 학점관리를 잘 하기만에도 바쁘고 지치는 프리메드 대학시절에 너무 큰 부담을 주면 오히려 중도에 포기하는 일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대학시절에는 학점관리와 특별활동 등 교내에서 할 수 있는 일들에 주안점을 두게 하고, 졸업 후에 MCAT을 비롯한 다른 조건들을 충족시키도록 하니 편안한 마음으로 준비할 수 있으므로 현재 아주 부드럽게 의대진학준비가 되고 있다고 느낀다는 의견이다. 아주 좋은 의견이다. 모든 프리메드 자녀를 둔 가정이 이런 마음가짐으로 자녀가 부담을 느끼지 않고 본인의 미래를 향해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정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줄 수 있다면 우리 한인사회의 미래는 아주 밝다고 믿는다. 그것이 비록 의대진학이 아니더라도 부모가 자녀를 이 정도로 믿고 지원해 주고, 자녀는 부모와 생각을 공유하며 본인의 미래를 위해 노력한다면 세상은 아주 많이 더 평화롭고 아름다운 곳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부모는 대학생 자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과정을 거치며 살고 있는지를 잘 모른다는 사실과, 대학을 졸업하면 자기 삶을 자기가 책임져야 한다는 미국에서 자란 건전한 우리 자녀들의 사고방식이 대학졸업 후에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의대진학에 대비하기에는 긍정적이지 않은 결정을 내리게 유도한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전형적으로 실패하는 갭 이어 실례라면 다음과 같다. 성적이 모자라 다시 학교로 돌아가 재수강을 통해 성적을 올려야 할 학생이 그나마 생물 등 자연과학을 전공하고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연구실 테크니션 일자리를 얻어 돈을 벌며 의대진학을 준비하고자 한다. 연구결과가 있으면 의대진학에도 도움이 되리라는 믿음도 있으므로 이 길이 최선이라고 믿으며 부모에게 떳떳하게 얘기하고, 부모도 자랑스러워 한다. 그러고는 의대에 재수, 삼수를 하고도 진학을 못 해 결국 부모의 사업을 확장시키는 프로젝트에 뛰어든다. 부모의 비즈니스를 물려받고 확장시키는 일이 나쁘다는 것은 절대로 아니지만 본인이 세워놓은 꿈을 이루지 못 한 절망감을 맛보는 과정이 너무 통속적이라 안타깝다는 것이다. 자녀가 갭 이어를 갖게 된다면 자녀에게 가장 필요한 보완사항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게 돕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스스로 돈벌이를 해 가며 준비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당연히 대학을 졸업한 자녀가 돈벌이를 하며 의대진학을 준비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모든 학생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닐 수도 있고 자녀들은 이 점에 부담을 느낀다. 부모가 이 점을 알고 대화하자. 그렇지 않다면 갭 이어는 피하는 것이 오히려 나은 결정일 것이다.
또 한가지의 의견은 공부를 아무리 잘 해도 생각이 어리므로 가능하면 졸업을 하고 나서 의대에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도 동의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모든 학생의 키와 몸무게가 다르듯 정신연령도 지극히 개별적이다. 나이가 많다고 항상 키가 더 크지 않음과 같다. 사춘기 때라면 맞는 말이 대학생에게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더 많은 여학생들이 갭 이어 없이 의대에 진학하는 것도 사실이다. 다시 말하지만 대부분의 학생은 갭 이어를 갖고서 의대에 진학하는 것이 맞는 일이다. 하지만 갭 이어를 가져야 유리하다는 말은 틀린 말이고 이는 학생 개개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결정할 일이다.
남 경윤 / 의대진학 전문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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