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사회 전체가 팬데믹의 영향권에서 전혀 벗어나질 못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하버드 의대와 코넬 의대를 필두로 많은 의대들은 다음 학기 수업을 온라인으로 하겠다고 발표하고 있지만 컬럼비아, 유펜, 밴더빌트 등의 대학들은 전면적이진 않지만 강의실 수업을 재개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는 엇갈린 분위기에서 이번 의대입시에서 인터뷰를 어떤 식으로 진행할 지에 대한 의대들의 고민은 깊어만 가는데 과연 지금 현재 어떤 대안들이 논의되고 있는지 알아보기로 하자.
의대입시에서 인터뷰가 문제가 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전통적으로 의대 인터뷰는 초대받은 학생들이 해당 의대를 직접 방문하여 이루어져 왔기 때문이다. 대학입시에서의 인터뷰처럼 거주지 인근에서 졸업생들과 만나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직접 해당 의대에 방문해야 하니 비행기 타고 여행을 해야만 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당연히 전날 도착해서 쉬고 다음 날 인터뷰에 참여해야 하니 숙박도 해야 하는 부담을 갖게 된다. 가족여행을 가는 거라면 장거리 운전을 해서라도 비행기 타는 것을 피할 수 있고 며칠 동안 묵을 숙소에 도착해서는 짐 풀기 전에 온 가족이 몇 시간이 걸리더라도 꼼꼼히 닦고 치우고서 여행을 즐길 수도 있겠지만 자녀 혼자 비행기 타고 가서 호텔이나 의대생 방에서 함께 자며 인터뷰에 참여하는 기존의 방식을 불안해하지 않을 부모는 거의 없을 듯싶다. 의대 관계자들도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인데 이 점을 간과할 리 없을 것이고 당연히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으므로 올해의 의대입시요강을 발표할 때 USC 의대나 죠지타운 의대처럼 아예 올해 입시기간 중의 모든 인터뷰는 온라인으로 하겠다고 진작에 발표한 의대도 있었고 죠지워싱턴 의대처럼 일단 온라인 인터뷰를 기본으로 하되 상황이 나아지면 바꾸겠다고 발표한 의대들도 많다. 물론 알바니 의대나 스탠포드 의대와 같이 MMI(Multiple Mini Interviews) 방식의 인터뷰를 시행하는 의대들은 아직 해법을 찾지 못하고 현장 인터뷰를 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지만 실제로 인터뷰에 학생들을 초대하기 시작하는 8월초면 이들의 입장도 명확해 지리라 본다.
올 의대입시 분위기가 이렇듯 온라인 인터뷰 쪽으로 흐르다 보니 전미 의대연합회(AAMC)에서는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선보였는데 그것은 VITA라고 불리는 비데오 녹화 인터뷰 방식이다. Video Interview Tool for Admissions: Essentials for the 2021 Season이 공식명칭인 이 VITA는 비단 올 의대입시 뿐 아니라 향후의 의대입시에서도 활용하여 의대입시 인터뷰의 틀을 완전히 새롭게 바꾸겠다는 시도이다. 아직은 보완할 부분이 보이긴 하지만 학생들 입장에서는 안전하고 편리하며 금전적 부담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건 사실이다. 특히 올해는 VITA를 활용하여 의대 인터뷰에 임할 수 있다면 학생 본인은 몰라도 그 부모는 매우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 VITA의 개념은 단순하다. AAMC가 준비한 인터뷰 6가지에 대해 인터뷰에 초대받은 학생이 답을 하는 모습을 녹화하여 학생을 평가하는데 활용한다는 것이다. 기존방식과 마찬가지로 인터뷰에 초대할 지를 결정하는 것은 각 의대의 역할이지만 학생에게 어떤 질문을 할지를 각 의대가 결정하지는 못하고 AAMC가 미리 결정한 질문에 대한 학생의 대답을 녹화파일로 보면서 그 학생을 합격시킬 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인터뷰에 초대할 지를 결정하기 이전까지의 과정은 기존의 의대입시와 동일하므로 일차 원서와 이차 원서, MCAT 점수 그리고 추천서 등 모든 자료를 검토하여 인터뷰에 초대할 학생을 결정하게 된다. 그리고 나서 기존에는 인터뷰하자고 초대하며 인터뷰 날짜를 정하고 그 날 해당 의대에서 그 의대가 정한 방식의 인터뷰를 하고 합격여부가 결정되었으나 VITA를 활용하는 의대들은 특정 학생을 인터뷰에 초대하는 과정이 학교에 언제 오라고 하는 대신에 AAMC가 주관하는 VITA를 통해 녹화파일을 보내라고 알려주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각 의대가 인터뷰에 초대한 학생들에게 AAMC가선정한 VITA 시행사인 HireVue라는 회사가 따로 이메일을 보내 VITA에 참여하라고 알려주며 8월부터 4월 사이에 인터뷰를 어떻게 하고 그 파일을 어떻게 각 의대로 보내는지에 대한 자세한 안내를 하게 된다. HireVue라는 회사는 2004년도부터 비데오 인터뷰를 통해 각 기업들이 직원을 선발할 수 있도록 도와온 회사로 이번에 새로 생긴 아이디어가 아니라 AAMC가 올 의대입시에서 각 의대가 인터뷰를 어떻게 할 지를 고민하므로 이를 돕기 위해 추천하고 나선 대안이다. 미리 준비된 질문에 대해 응시자가 자신의 답변하는 모습을 녹화하게 돕고 이 비데오를 각 의대에 보내주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HireVue가 맡은 역할이다. 학생들은 AAMC가 준비한 6가지 질문에 대해 답변하는 모습을 한 번만 녹화하면 모든 인터뷰 과정이 끝나는 것이다. 그 녹화파일이 그 학생을 인터뷰에 초대한 모든 의대들에 보내지므로 학생들의 부담은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한번 실수하면 올해 입시는 망친 것이니 이는 단점이다.
동일한 한 학생을 인터뷰에 초대하는 결정을 여러 의대가 순차적으로 했다면 이 학생은 첫번째 인터뷰 초대를 받았을 때 VITA를 통해 비데오 녹화를 해서 보내면 그 다음부터 이 학생을 인터뷰에 초대하는 의대들은 이전에 녹화된 파일을 받아 평가하는 방식이니 각 의대가 중요시하는 “왜 우리 학교에 오고 싶냐?”는 질문은 못하게 된다.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기존의 6가지 질문은 녹화하고 각 의대 별 질문은 글로 적어서 보내는 방식도 논의되고 있으나 이는 이차 원서에서도 이미 질문한 내용이므로 굳이 따로 묻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현재까지 거론되고 있는 6가지 질문들은 기존의 의대입시 인터뷰에서 가장 많이 묻던 내용들이므로 크게 걱정할 사항은 아니지만 앞에서 말했듯이 MMI 방식의 인터뷰를 하던 의대들의 입장정리가 이 VITA가 성공적인 의대 인터뷰 대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지 여부를 결정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주리라고 본다. 현재로서는 7월 중순에 VITA에 참여할 의대명단을 발표하겠다고 AAMC가 말하고 있으니 조만간 좀더 확실한 얘기를 할 수 있겠다. 어떤 질문들에 대해 얼마나 길게 대답해야 하는지 등에 관한 실질적인 VITA 대책은 다음 시간에 이어서 알아보기로 하자.
준비된 자만이 오는 기회를 붙잡을 수 있으니 미리 알아 두자.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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