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 사회에 끔찍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2020년의 암울한 봄에 큰 소리로 불평은 못하면서 속이 썩어가고 있는 학생들이 있으니 바로 올 봄에 MCAT 시험을 보려고 신청을 하고 시험을 준비하던 의대입시생들의 얘기다. 3월부터 취소된 MCAT은 4월 일정도 취소되었고 5월에는 볼 수 있을지 조차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니 답답한 마음이 그지 없을 테니 MCAT 성적 없이도 의대에 지원하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 함께 알아봐야 하겠다.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 시점에서 MCAT 시험을 보고 안 보고가 뭐 그리 중요한 일이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올 6월에 의대에 지원하려고 준비해온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인생이 달린 문제로 여겨지는 것이 당연한 일일 수 있다. 물론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해 시험장의 문을 걸어 잠근 일은 다행인 일이지만 만일 시험을 볼 기회조차 갖지 못해서 의대에 지원하지도 못한다면 이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지금까지 100% 확실하게 이런 경우 어떻게 하겠다고 발표한 의대는 없지만 현재의 분위기로는 만일 시험장 폐쇄로 인해 MCAT 성적을 일차 지원서 제출시에 함께 제출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MCAT 성적 외의 조건들을 기준으로 인터뷰 초대여부를 결정지을 듯 싶다. 어차피 최종 당락에 관한 결정을 하기 전까지는 시간여유가 조금 있으니 인터뷰에 다녀오고 나서라도 MCAT 성적을 제출하면 그 성적까지 고려해서 합격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미이니 지금으로서는 시험장 폐쇄로 인한 피해는 최소화 되리라 보인다. 실질적으로 6월 1일에 시작되는 올 의대입시 사이클에 지원할 학생이 아직 한번도 MCAT을 본 적이 없는 경우는 흔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된다. 이런 학생이라면 갭이어 없이 지원하고자 바쁘게 대학 3학년 생활을 하고 있느냐고 이번 봄에 MCAT 시험을 보려고 계획했던 능력있는 학생일 확률이 높지만 그와 반대로 제대로 준비를 못한 학생이 마음만 앞서서 이번 학기가 끝나면 조금 준비해서 여름에 MCAT 보고 바로 의대에 지원하려는 학생일 수도 있겠다. 전자의 경우처럼 갭이어 없이 의대에 진학하려고 노력하는 3학년 학생이라면 MCAT 성적 없이 지원하고도 나중에 좋은 성적을 제출하여 궁극적으로 원하는 의대에 합격하여 진학할 확률이 높지만 후자의 경우처럼 제대로 준비가 안 되어 차일피일 하던 학생이라면 어차피 의대에 합격할 확률은 크지 않으므로 차라리 일년을 더 착실히 준비한 후에 다음 의대입시 사이클에 지원하는 것이 더 안전한 계획이라고 보인다.
하지만 이 두 가지 경우에 해당하는 학생들보다 더 많은 학생들은 이미 MCAT 성적을 갖고 있지만 원하는 성적을 얻기 위해 6월이 되기 이전인 3월이나 4월에 다시 시험을 봐서 6월 1일 이전에 좀 더 준비가 잘 된 지원자의 모습을 갖추고자 시험신청을 하고 시험준비를 해오던 학생들이다. 이들의 경우에는 희비가 조금 갈릴 수 있다. 이전 MCAT 성적이 그나마 어느 정도 수준이 되는 학생이 원서를 제출하며 재시험 날짜를 알린다면 큰 제약없이 인터뷰에 초대받을 수 있을 것이지만 그렇지 않고 이전 MCAT 성적이 너무 안 좋은 경우라면 그런 학생에게 선뜻 인터뷰 초대를 할 의대는 많지 않아 보인다. 차라리 MCAT 시험을 본 적이 없는 학생이 유리한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겠다는 의미이다. 마치 노 크레딧인 사람이 배드 크레딧인 사람보다 차를 사기가 더 유리한 상황과 유사한 경우가 되겠으니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가장 피해를 보는 이번 사이클 의대 지원자는 이전 MCAT 성적이 아주 안 좋은 학생들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어차피 준비가 잘 된 학생들은 작년 여름이나 늦어도 올 1월 시험에서 본인이 원하는 성적을 확보해 놓았으니 이 문제에서 자유롭다. 또한 마지막 순간까지 학점을 조금이라도 더 올려보려고 노력했던 4학년 졸업반 학생들 중 MIT나 컬럼비아 등의 대학처럼 이번 봄학기의 성적을 무조건 모두 Pass/Fail로 한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 또한 마지막 학기에 학점을 높이고자 했던 계획에 차질이 생겼으니 피해를 본 경우가 되겠다. 또한 연구가 막바지에 이르러 6월에 의대에 지원하기 이전에 연구결과가 나와 이를 원서에 자랑스럽게 적고자 했던 학생들도 현재 대부분의 연구가 소강상태에 빠져 있으므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고 봉사경험이 부족해 올 봄부터 열심히 봉사에 참여하기 시작했던 학생들도 봉사에 참여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으니 피해를 보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역으로 말하자면 누군가는 대학 신입생 시절부터 꾸준히 봉사에 참여해 왔고 연구에 정진해 왔을 것이다. 그렇다면 내년 이맘때 명문의대에 전액 장학금을 받고 진학하는 학생들은 바로 그런 학생들일 것이라는 유추가 가능하다. 모든 프리메드 학생들이 고교를 졸업하는 순간부터 의대입시를 대비할 수는 없었겠지만 만일 이번에 고교를 졸업하는 학생들 중에 의대에 진학하기로 마음의 결정을 이미 내린 학생이라면 지금부터 어떤 마음가짐으로 지내야 할 지가 자명해 진다. 본인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화학분야라면 대학입시의 결과가 나온 지금부터 해당 대학의 일반화학 교재를 구해 선행학습을 하든 아니면 AP 화학이라도 통달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SAT 영어를 800점 받지 못한 학생들은 완벽하지 않은 자신의 영어실력을 증진시키고자 노력해야 하겠고 체력이 약한 학생이라면 지금부터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에 충분한 시간을 투자해야 하겠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중요한 이 시점이라고 해서 운동을 못 하거나 공부를 못할 이유는 전혀 없으니 오히려 방해요소 없이 부족한 것을 보완하기에 적합한 시기이다.
MCAT 시험장이 5월이면 열릴 지 6월에도 안 열릴 지 아직 아무도 예측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건 의대합격생을 발표하는 가장 빠른 날짜인 10월 15일 이전에 좋은 MCAT 성적을 제출할 수 있다면 이번 사이클에 의대에 합격할 수 있을 테니 불안해하지 말고 남은 시간동안 최선을 다해 시험준비에 만전을 기하면 되겠다.
어린 시절부터 매사를 미리 준비하고 차분히 대사에 임하는 습관을 지닌 학생이라면 평생 평화롭고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것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준 교훈이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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