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USMLE Step 1 점수체계가 P/F로 바뀐 큰 변화에 대해 2주에 걸쳐 그 원인과 대책에 관해 알아봤는데 오늘은 현재의 레지던시 매칭제도에 영향을 주는 Step 1 이외의 중요한 요인들에 관한 최근 자료를 분석하여 그 요인들의 실질적 의미를 설명하고자 하니 이 내용들을 올해 의대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가정은 물론이고 미래의 의대생이 될 현재의 대학생 혹은 중고교생을 둔 부모들이 이해하고 실행하여 자녀가 성공적으로 의대에 진학하는 것은 물론이고 추후 원하는 전공분야 의사가 되는데 실질적 도움이 되기 바란다.
의대졸업생들이 전문의가 되기 위해 각 전공분야에서 트레이닝을 받고자 지원하는 취업과정이자 교육과정인 레지던시 프로그램 지원과정을 관장하는 NRMP(National Resident Matching Program)은 The Match라고 줄여서 부르기도 하는데 이 NRMP가 2018년 7월에 처음 발표했고 2019년 10월에 보완한 2018년 레지던시 매칭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여느 해와 다름없이 경쟁이 치열한 전공분야일수록 Step 1 성적은 높았고 그 분야는 주로 수술을 집도하는 신경외과, 성형외과, 정형외과, 이비인후과와 매우 적은 인원을 선발하는 피부과와 방사선종양학과 등이었다. 이런 경쟁이 치열한 전공분야에 성공적으로 매칭된 지원자들의 평균 Step 1 성적은 상위 20% 이상인데 의대생들 간의 경쟁에서 상위 20% 이상의 성적을 받는다는 건 참으로 힘겨운 일임이 분명하다. 만일 누구나 이름을 아는 유명한 병원에 매칭되기 바란다면 성적이 전체 의대생들 중 상위 5%에 포함되어도 장담할 수 없으므로 이 Step 1 시험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많은 의대생들이 우울증과 신경쇠약에 걸린다는 말이 가볍게 들리지 않을 것이다. 명문의대에 진학한 학생들은 전공분야에 대한 목표설정과 동시에 그들 나름대로 바라는 수준의 병원에서 레지던트로 트레이닝을 받고 싶을 것이고, 비명문의대에 진학한 학생들은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는 마지막 기회로 레지던시 매칭에 최선을 다 하고자 할 텐데 그를 위한 중요한 관문 중 하나가 바로 Step 1 시험이었다. 이제 그 Step 1이 Pass/Fail, 즉 합격/불합격으로 바뀌니 그 외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부분들의 중요도가 커질 것이므로 그것들에 대한 데이터를 보며 그 숨어있는 진짜 의미를 알아봐야 하겠다.
Step 1이 기초과학에 관한 지식을 측정하는 시험이라면 Step 2의 필기시험인 CK(Clinical Knowledge)는 임상에 관한 지식을 측정하는데 이 역시도 성적분포도가 Step 1과 다르지 않으니 일반적으로 학습능력이 뛰어난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받고 있으며 위에서 말한 경쟁이 치열한 전공분야인 신경외과, 성형외과, 정형외과, 이비인후과, 피부과 및 방사선종양학과 등에 매칭된 학생들의 성적이 두드러지게 높았다. 그러므로 Step 1이 P/F로 바뀌더라도 의대생들의 학습능력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그리 큰 문제는 없다고 보는 것이고 여기까지는 지난 주에 이미 언급한 사항이었다. 참고할 사항은 미국 MD 의대 졸업생들의 평균 CK 성적은 245.6점으로 Step 1 평균성적인 232.8보다 높았으므로 이는 향후에도 미국 MD 졸업생들이 DO나 외국 의대졸업생들보다 레지던시 매칭에 더 유리한 입장을 고수하리라고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레지던시 매칭에 시험성적 외에 일반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는 부분은 리서치 경험이니 이 속설이 사실인지에 대해 알아보자. 한국의대나 캐리비언 의대 등을 졸업한 외국 의대출신 학생들과 미국내 DO 의대생들에 관한 분석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이번 기회에는 미국의 MD 의대 졸업반 학생들의 데이터만 참고한 분석이다. 미국 MD 의대 졸업반 학생들의 평균 리서치 경험은 3.3건에 달하는데 앞에서 말한 경쟁이 치열한 전공분야에 매칭된 학생들의 리서치 경험은 5건 이상에 달하며 이런 치열한 전공분야들은 매칭에 실패한 학생들의 리서치 경험도 평균치인 3.3건보다 많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되겠다. 성형외과의 경우 매칭에 성공한 학생들의 리서치 경험이 5.4건이며 실패한 학생들의 리서치 경험도 5.1건이니 이는 평균치보다 아주 높은 수치임을 알 수 있고, 성형외과 매칭에 실패한 학생들의 리서치 경험이 역시 경쟁이 치열한 정형외과 매칭에 성공한 학생들의 평균치인 4.9건보다도 높다는 점을 주시해야 하겠다. 아울러 리서치 경험치가 6.1건으로 단연코 두각을 나타내는 전공분야는 방사선종양학과로 이는 연구비 지원이 암연구에 집중되어 있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리서치 경험을 횟수로 알아본 데이터 외에 본인이 실행한 리서치 내용을 발표한 경력에 관한 데이터가 따로 있는데 이는 리서치를 통해 습득한 정보를 연구요약서(Abstract), 연구발표(Presentation), 혹은 연구논문출판(Publication)을 통해 남들과 지식을 공유한 경험을 의미한다. 이 지식공유를 수치화한 데이터가 정말 흥미롭다. 전체 미국 MD 의대 졸업생의 평균 지식공유 수치는 5.8건인데 지식공유 수치가 가장 높은 분야인 신경외과에 매칭된 학생들의 지식공유 수치는 18.3건이며 이에 반해 신경외과 매칭에 실패한 학생들의 지식공유 수치는 8.9건이다. 방사선종양학과 매칭에 성공한 학생들의 지식공유 수치는 15.6건이고 피부과는 14.7건, 성형외과는 14.2건, 정형외과는 11.5건이라는 지식공유 수치를 보이고 있다. 반면에 같은 수술분야이지만 일반외과 매칭에 성공한 학생들의 경우에는 다른 수술분야에 비해 낮은 6.2건의 지식공유 건수를 보이고 있으며 리서치 경험치도 평균수치인 3.3건보다 조금 많은 3.6건으로 다른 수술분야에 비해 적은 편이니 연구실적이 뛰어나지 않지만 수술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일반외과에 지원하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일 될 수도 있다. 반면 신경외과를 목표로 하는 학생이라면 지식공유 수치가 높지 않으면 가능성이 희박하다. 필자가 지도하여 신경외과에 매칭된 학생들의 평균 지식공유 수치는 최소 20건 이상이니 참고하자.
다음 주에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봉사경력과 레지던시 매칭의 상관관계와 추가적인 학위취득, 즉 의대졸업시에 받는 의학박사 학위 외에 의대에 진학하기 이전이나 의대 재학시에 취득한 석사학위나 박사학위가 레지던시 매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알아보겠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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