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에 원서접수를 개시하여 2016년 8월에 신입생을 받을 미국 의대는 총 144개교에 달한다. 올 해 새로 신입생을 선발하기 시작한 3곳의 신생의대가 합류했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의 California Northstate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in Elk Grove, 뉴욕의 CUNY School of Medicine in New York, 그리고 텍사스의 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Dell Medical School in Austin이 제한적 학생선발을 허락받고 올 해부터 입시원서를 받고 있는 신생의대들이다. 필자의 칼럼을 최근에 읽기 시작한 독자들은 130개 정도로 알고 계시며 그 이유는 7~8년전에는 125개도 안 되는 의대가 존재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10년 미만의 시간에 근 20개의 신생의대가 생겨났으니 이는 미국 역사상 가장 치열한 의대경쟁률과 더불어 최단기간 최대 신생의대설립이라는 양대 기록을 세운 시기가 바로 최근 5년이다. 더 중요한 것은 의대숫자가 바뀐 것 이상으로 의대입시제도 자체에도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는 점이고, 작년에 지도하던 방식 그대로 학생을 지도하면 낭패를 보게 되는 혼돈의 시대를 겪고 있으므로 필자도 매년 입시가 그저 반복되는 일상이 아닌 매년 연구하고 노력하는 격변기에 맞는 입시지도를 하고 있는데 일부 학생들은 그저 프리메드는 이렇게 하면 된다는 의대 다니는 선배얘기에만 의존하는 실수를 범하고 있어서 안타깝다. 올 해 의대입시에서 학생을 선발하고자 원서를 접수하고 있는 의대숫자조차 모르며 원서를 제출하는 학생이 생각보다 엄청나게 많다는 얘기가 바로 우리 한인 학생들이 정보력에서 밀리고 있다는 확연한 증거로 볼 수 있다.
미국에서, 아니 전 세계에서 미국의대만큼 그 입시과정이 복잡하고 정교하며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입시제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감히 확언한다. 물론 완벽하다는 말은 아니지만 부족한 점이 있거나 주변국가에서 더 좋은 제도를 적용하면 적극적으로 그 좋은 제도를 도입해서 활용하는 분위기까지 감안해서 평가를 하자면 최고의 입시제도라는 것이다. 신설학교 허가를 내어줄 때 몇 단계로 나누어서 심사하고 재평가하는 과정을 거치며 심사숙고 하는 미국에서 신설조건이 실제로 실습할 병원도 있어야 하는 등의 조건을 갖고 있어 가장 까다로운 의대를 이렇게 많이 신설하고 하고 있다는 것도 인간수명의 연장 및 베이비 부머 세대의 고령화, 그리고 오바마 케어의 영향으로 병원의 문턱이 조금 낮아진 것 등이 고려되어 10년전부터 정부와 교육기관 및 의료투자기관 등이 열심히 노력한 결과물이다. 정보를 분석하고 데이터 분석에 공을 들이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 분석결과에 따른 합당한 행동을 하고 있어서 대단하다는 평을 들을 자격이 있다. 후진사회나 공부를 못 하는 학생들의 공통점은 문제인식은 매일 잘도 하지만 그 문제를 해결할 노력은 말하는 순간에 그치고 몇 년이 아니라 몇 달, 아니 며칠만 지나도 까맣게 잊고 다시 옛날 모습으로 돌아가 있다는 점이다. 적어도 미국의대는 문제점이 보이면 해결책을 수년 내에 제시하며 그 기간 동안 체계적인 계획을 투명하게 발표하고 진행상황을 모두가 함께 공유하므로 발전하고 있다.
며칠 전 필자의 칼럼을 수십 편 읽었다는 독자가 현재 미국의대 숫자가 140개인데 왜 135개라고 적었냐며 필자 칼럼의 신뢰도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었다. 수 백편의 칼럼 중에 오래 전에 적은 일부만 읽고서 시작된 신중하지 못 한 행위였지만 한인사회 전체를 아끼는 마음은 감사하다고 답하며 훈훈하게 마무리 된 해프닝이었다. 긴 세월 동안 칼럼을 적다 보니 근 십 년에 가까운 시간 전에 적어놓은 글들이, 아니 바로 작년에 141개의 의대에 대해 적어놓은 글들이 옛날 얘기가 되어 버린 것보다 더 많은 입시제도의 변화를 어떻게 전달할 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하는 사건이기도 했다. 더 고민되는 점은 바로 너무 마음 편한 학생들이라는 점이다. 미국의대진학에 관한 전문적 지식을 보유한 필자는 이렇게 연구하고 고민할 것이 매년 생기는 의대입시를, 그리 많이 공부하지 않고 박봉에 시달리는 학교 어드바이져의 말에만 귀를 기울이며 안일하게 준비하고 있으니 말이다. 부모가 의사가 아닌 학생이 별로 입학하지 못 하는 그 의대라는 곳에 가겠다는 학생이 열심히 공부하지도 않는 어드바이져 말에만 의존한다면 그저 원서대금이나 내주며 들러리 서주는 대부분의 불합격생의 그 긴 줄에 한자리 예약하는 꼴이다. 부모가 의사가 아닌 학생이라면 남들보다 훨씬 더 심각하게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필자가 도와 열심히 준비하여 의대에 진학한 자녀를 둔 의사부모도 주변에서 물어보면 우리 애는 별로 한 것 없다고 웃으며 얘기하는데 그 말을 듣고는 별로 한 게 없어도 의대에 가는 줄 아는 학생과 부모를 선량하며 순수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에는 그 학생이 낭비할 시간과 부모가 감당할 마음의 상처가 너무 안타깝다.

11/22/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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