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불리하지 않다. 물론 본인의 부족한 부분을 잘 보완하고 있거나 장점을 좀 더 부각시키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고 있지 않는 경우라면 대학졸업하고 시간이 몇 년이 지나도 의대진학에 불리한 사항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더 나은 조건으로 의대에 진학할 수 있는 투자의 시간이 되고 있을 확률이 높다.
이번 8월에 의대 신입생이 되는 필자가 지도한 학생들 중에는 대학졸업 후 5년이 지난 현 시점에 의대에 진학하는 학생도 있고, 두 차례나 의대에 불합격하고서 필자를 찾아와 2년간 각고의 노력을 함께 하여 삼수 끝에 의대에 진학하는 학생도 있다. 한 번 실패하고 재수하여 의대에 진학하는 학생의 숫자도 적지 않으므로 언제 대학을 졸업했느냐는 사실이 의대진학에 미치는 영향은 전혀 없다고 단언한다. 객관적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단언하고 있지만 문제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바로 학생과 부모의 심리적 부담감이다. 삼수 만에 의대에 진학하는 학생들의 공통점은 부모에 대한 죄송스러운 마음에 한 번 실패하고는 두 번째 도전을 서두르게 된 주요 요인이라고 한다. 준비가 제대로 안 되어 있었으므로 첫 도전에 실패했었을 학생들이 스스로에 대한 불만족도 갖지만 이보다 훨씬 더 큰 무게로 누르는 압박감은 바로 부모가 느끼는 실망감에 대한 부담이므로 대부분 서둘러서 다음 도전을 하게 되고, 이는 두 번의 실패로 끝나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나마 두 번을 실패하고 필자를 찾아온 학생과 부모 중에 일부는 인생역전의 선택을 한 경우가 되겠지만 그렇지 못 한 가정의 대부분은 의대진학의 꿈을 접어야 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물론 두 번 떨어지고 필자를 찾은 학생과 부모 중에도 졸업 후에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났다고 생각하고 서둘러 다음 도전을 주장하는 경우에는 필자의 도움을 받지 못 하기 쉽다. 두 번이나 떨어진 학생을 의대에 진학시키는 일이 쉬운 일은 절대 아닌데도 무조건 만난 그 해에 의대에 지원하도록 도와달라고 하면 난감한 일이다. 대부분은 최소 2년 후에나 진학하게 되는 것이 통례이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자 한다면 시간이 소요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고, 일 년을 준비하고 원서를 제출해도 일 년간의 지원시기를 거쳐야 하므로 합격을 해도 2년 후 입학을 계획하고 재도전을 하지 않고는 대부분 불가능에 도전하는 격이다.
학생이 부모에게 실망감을 안겨준 부담감에 더 서두르고 있다면 부모의 입장은 어떤가? 염려와 걱정에 하루하루를 지내게 된다. 5년이 걸려서라도 의대진학이 확실하기만 하다면 힘들어도 경제적인 지원을 아낄 이유가 별로 없지만 만일 내 자녀가 20대를 온통 의대진학준비만 하다 결국 그 끔을 이루지 못 한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특히 대학시절에 집을 떠나 있던 자녀가 집에 돌아와 의대진학을 준비하고 있다면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사실 자체가 걱정과 염려로 다가온다. 어떤 경우에는 짜증과 원망으로 다가 오기도 하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하는 부모도 있다. 자식사랑, 자식의 미래에 대한 걱정, 좌절하면 어쩌나 하는 염려 등에 주변에서 걱정해주는 말조차 감사하게 들리지 않는 심리적 갈등을 거치게 된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실타래가 꼬였을 경우를 생각해 보자. 늦어지고 짜증나고 힘껏 당길수록 실은 점점 더 꼬일 것이고 끊어내지 않고는 해결할 방법이 별로 없게 되기 십상이다. 더 좋은 방법을 다들 안다. 마음을 비우고 차분히 꼬여있는 매듭을 풀어나가는 것이다. 처음 계획보다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릴 수는 있어도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그나마 실타래는 끊어내고 새 것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자식을 내다 버릴 수는 없는 일이고 차라리 의대진학을 안 시키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일 수 있다. 가능성을 제대로 판단해 줄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시점이다. 이런 경우 필자는 학생에게 “부모가 너를 믿고 투자해 주실 것을 설득해 봐라.”라는 조언을 한다. 부모에게 자신을 믿어달라고 설득하여 경제적 지원을 받아 필자의 도움을 받은 삼수생들은 모두 의대진학에 성공했다. 마음가짐이 남 달랐기 때문이고, 부모도 마음의 준비가 제대로 되었기에 자녀와 갈등이 줄어든 때문이고, 또한 필자의 말 한마디도 놓치지 않고 착실히 준비하다 보니 의대진학이 현실화 되고 있다고 믿는다.
결론적으로 대학졸업 후 몇 년이 지났어도 의대진학은 가능하지만, 부모에게 조차 믿음을 못 주는 학생이라면 의대진학은 어차피 힘든 일이다. 진작에 다른 진로를 찾게 하는 것이 자녀를 위한 길일 수도 있다. 아울러 기왕 믿고 기다려 주기로 했다면 진득하게 믿어주는 것이 남들보다 조금 늦게라도 의대에 진학하는 자녀를 축하해 줄 수 있는 날을 맞이하는 비법이다.
남 경윤 / 의대진학 전문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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