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여러 번 반복적으로 설명을 드려도 많은 가정에서 궁금해하고 오해를 하며 의미가 없는 걱정을 하고 있는 부분이 유학생으로서 미국에서 의대/치대에 진학가능 여부로 보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능하다. 위의 질문을 해온 가정의 경우를 살펴보며 유학생의 의대진학이 어려운 이유 및 문제점을 살펴보자.
유학생인 A양은 하버드 대학에서도 공부를 아주 잘 했다고 부모는 알고 있었고, 주변에서도 착하다고 칭찬이 자자한 상황이었고, 방학마다 쉬지도 못 하고 의대진학준비를 열심히 해서 의대에 지원했으나 단 한 군데의 의대에서도 인터뷰 조차 받지 못 하자 필자가 잘못된 정보를 주고 있다고 원망을 하며 연락해 왔다. 물론 결론적으로는 그 부모가 필자에게 사과하며 마무리된 웃지 못할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지만 대학에서 공부를 아주 잘 한다는 기준을 부모들이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하겠다. 일반적으로 4.0 만점을 기준으로 3.5 이상이 되는 학생들은 Dean’s List라는 우등생 명단에 든다. A양은 대학 4년 동안 몇 번 Dean’s List에 오른 적이 있었으니 공부를 열심히 한 학생은 맞다. 하지만 3.5라는 학점이 의대진학에 충분하다고 보지는 않는다는 것을 A양의 부모는 모르고 있었다. 그저 한국의 특목고에서도 상당히 뛰어난 학생이었고, 하버드 대학에 다니고 있으며 언젠가 학교에서 우등생으로 뽑혔다는 얘기를 들었으므로 공부도 아주 잘 한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게다가 MCAT에서 영어독해 성적이 한 자리 수로 의대에 진학할 준비가 거의 안 되었던 학생이었다. 필자가 미국의대에 진학시킨 유학생들 중 많은 학생들이 한국에서 특목고를 다녔던 학생들이므로 경험한 사항은 일반적으로 그들의 영어구사능력은 그들과 같은 대학에 재학하는 일반학생들에 비해 부족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많은 유학생 부모들이 간과하며 그저 몇 년 전 대학진학을 준비할 때 SAT에서 만점에 가까운 성적을 받았다는 사실로 영어에 대한 걱정도 별로 안 하고 있어서 안타깝다.
결론적으로 A양은 학교성적도 의대에 진학하기에 부족했고, MCAT에서도 다른 학생들에 비해 불리한 입장이었다. 즉 부모가 생각하던 “공부를 잘 하는 학생”에서 “의대진학을 원하는 학생 중에는 성적이 하위권에 속하는 학생”에 가까운 학생으로 분류가 달라졌다는 사실을 그 부모가 깨우치게 되었다. 물론 성적만으로 의대에 진학하는 것은 아니므로 성적 외적인 부분들을 살펴보니 그 분야에서도 그리 경쟁력이 높지 않았다. 학기 중에도 열심히 특별활동을 했고 방학마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던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명문대학에 다니는 학생들 중에 그 정도로 열심히 살지 않는 학생은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또한 그 부모는 모르고 있는 듯 싶었다. 프리메드 학생들 뿐 아니라 일반 학생들도 방학이면 집에 있는 시간보다는 본인의 관심분야에서 인턴쉽을 하고 봉사여행을 떠나며 대학생활을 하고 있다. 특히 열심히 프리메드 생활을 하는 학생들의 경우에는 여름방학 기간동안 최소한 3가지 분야에서 시간을 쪼개서 활동하므로 집에 와서 보내는 시간이 거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자면 여름방학 3달 중에 6주는 NIH에서 리서치 인턴쉽에 참여하고, 2주간은 해외의료봉사에 참여하며, 나머지 2주간은 장애우 캠프에 카운셀러로 참여한다. 중간중간 남는 시간에는 다음 학기 수업준비를 한다든지, 아니면 MCAT 준비를 한다든지 하며 생활하는 학생들을 옆에서 지켜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도 있는 것이 사실일 정도로 열심히 준비한 학생들이 의대에 진학하는 것이다. 아니 의대뿐 아니라 다른 학생들도 여름방학은 캠프 카운셀러로 참여하는 것이 흔한 일이고, 제 3세계 봉사에 참여하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며, 비영리단체에 인턴으로 참여하는 것은 어렵지 않게 보는 일이며, 관심분야 기업에서 인턴쉽을 하는 것도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굳이 프리메드 학생들만 죽을 고생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이다. 본인의 미래에 대한 열정이 능력 있고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 대학생들이 여러 경험을 쌓도록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원동력이지 결코 의대에 가기 위해, 또는 법대나 특정 기업에 가기 위해 의무적으로 하는 행위가 아니다. 이런 열정적인 다른 대학생들과 비교했을 때 A양이 보여준 열정은 부족한 성적을 뛰어넘을 만큼 매력적이지 못 했기에 어떤 의대에서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A양 정도로 준비한 학생이 의대에 가는 일은 절대로 없다. 유학생이어서 못 간 것이 아니다. 주립의대를 제외한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유학생에게 관심을 갖지 않을 의대는 없을 것이다. 아니 좀 더 정확히 주립의대 중에도 좋은 의대는 매력적인 유학생에게 관심을 보이지만 그 정도 열심히 준비했고 영어도 잘 하며 부모가 경제력도 갖춘 유학생을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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