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4년 동안 학생당 학비와 기타 경비를 계산해 보면 돈이 참 많이 드는 과정이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현재 의대 4학년으로 한 학기 후에 의대를 졸업할 학생들을 기준으로 평균값을 구해보면, 주립의대의 경우가 약 $220,000, 사립의대가 약 $290,000로 계산된다. 등록금만 낸다고 학교에 다닐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모든 경비를 합산한 Cost of Attendance를 의미하며 여기에는 아파트 임대료와 식비 등이 모두 포함된 것이다. 일년에 소요되는 경비는 이를 4로 나누면 주립의대가 약 $55,000, 사립의대는 약 $72,500이 든다고 볼 수 있지만 이는 매년 최소 2%에서 최대 5%까지 상승하고 있으므로 현재 대학생들이 의대를 졸업하는 시점에서 계산하자면 사립의대를 졸업하기 위해서는 약 $300,000의 경비가 발생할 것이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위의 액수는 미국에 있는 모든 의대를 대상으로 평균값을 계산한 것이므로 한인 학생들이 진학을 선호하는 의대들의 경우에는 조금 더 높은 학비가 소요될 것이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한인학생들은 대도시 주변의 의대에 진학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며,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파트 임대료 등의 부대경비가 비싸지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비용이 덜 드는 주립의대에 진학하더라도 대략 좋다는 사립대학에 보내는 비용이 드는 것이 의대교육이지만 그나마 반가운 것은 돈이 없어 의대를 못 다니는 일은 최소한 발생하지 않게 해주는 여러 재정보조 프로그램들이 있다. 의대를 졸업한 학생이 융자금을 상환하지 못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예상되므로 융자를 얻는 것은 수월하므로 의대생의 약 85%는 의대학비의 일부를 융자로 해결하고 있다. 물론 이 중 일부는 전액을 다 융자에 의존하기도 하지만 이런 학생은 약 7% 정도이고 전체 의대생의 약 20% 정도는 그 융자금액이 십만 불 미만이다. 2013년도에 의대를 졸업한 학생들의 융자금 전체 평균치를 보자면 약 $170,000 수준이며, 주립의대가 $160,000이 조금 넘고 사립의대는 $180,000이 조금 넘는다. 현재 이자율이 5.41%와 6.41%인 두 가지 융자제도를 활용하나, 이는 금융정책의 추이에 따라 올라갈 수 있다. 융자금의 액수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점에 주지해야 한다. 바로 사립의대들이 주립의대들 보다는 훨씬 풍부한 장학금 제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간혹 부모에게 부담을 주지 싫다거나 본인이 빚지기 싫어서 사립의대에는 원서도 내지 않겠다는 무지한 학생들을 접하는데, 착하고 이성적이라고 칭찬을 들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력이 떨어지는 부족한 학생으로 분류가 되어야 한다. 여러 의대에 원서를 내고, 주립이든 사립이든 합격한 학교에서 어떤 장학금을 주겠다는 제안이 오는 지도 보고, 혹은 합격한 의대의 Financial Aid Office에 그 학교가 연계된 기관이나 주정부의 특별 재정보조 프로그램이 있는 지를 확인한 후에 모든 조건을 따져봐도 주립의대가 나은 선택이라고 판단되면 그 때 최종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다. 또한 전액을 융자로 의대를 마쳤더라도 레지던시 시절에 Loan Forgiveness 제도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즉, 주정부나 공군 등의 기관에서 이미 발생한 융자금을 대신 갚아주고 레지던시를 마치고 해당 기관에서 일정기간 동안 근무를 하는 계약을 맺는 것이다.

매력적인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명문사립의대들은 풍부한 장학금을 제공하고, 군의관으로 모셔가려고 육해공군에서 경쟁적으로 모든 경비에 용돈까지 제공하고 있으며, 융자금을 대신 갚아주겠다는 프로그램들도 존재하니 의대생이 되기가 어려운 것이지 의대학비를 조달하는 것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 일반 대학원과 달리 의대/치대에 재정보조를 신청할 때는 대학교 재정보조와 마찬가지로 부모의 재정상태가 함께 보고된다. 일반 대학원생들은 스스로가 돈을 벌며 학비를 충당할 수 있다고 보므로 독립적 개체로 보지만, 의대/치대생들은 금전적 자립을 할 수 없다고 보므로 대학원생임에도 불구하고 부모의 재정상태를 고려해서 융자금의 한계를 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부모가 돈이 많다고 융자를 안 주겠다는 것이 아니라 위에서 말한 현재 5.41%와 6.41%로 구분되는 융자 중에 더 싼 이자율의 융자금의 한도를 정하는 것뿐이고, 원한다면 어떤 경우라도 학비 및 모든 생활비를 융자할 수 있다. 의대를 졸업하고 빚더미에 앉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스로가 매력적인 지원자가 되도록 공부도 열심히 하고 더 많은 환자들을 돕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또한 충분한 조사를 통해 각 학교 안팎의 재정보조 프로그램들을 알고 나서 지원할 의대를 결정해야 하겠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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