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의대진학 지원자들의 결과가 다 나온 현재 관심은 내년 의대진학 지원시의 경쟁률로 모아지고 있다. 즉, 2012년 6월 5일에 원서접수가 시작되었던 2013년 8월에 의대 신입생이 될 학생들을 선발하는 과정이 2013년 3월에 마무리 된 것이다. 마무리 되었다는 의미는 하버드 의대를 비롯한 합격자 발표가 가장 늦은 의대까지 모두 합격자를 발표했다는 의미이다. 물론 아직도 대기자 명단에 있는 학생들에게는 끝나지 않은 싸움이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에게는 2013년도 의대 신입생 선발과정은 마무리 되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이제는 2014년 의대 신입생 선발과정을 목전에 두고 있고, 그 경쟁률에 대한 필자의 견해를 묻는 부모와 언론사 교육부문 담당자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결론은 상황이 그리 밝지 않다는 것이다.
의대진학이 어려운 이유 중의 하나로 상당히 긴 입시기간도 포함된다. 앞에서 설명한 대로 8월에 입학할 의대 신입생을 선발하기 위해 전년도 6월부터 원서를 접수하니 총 15개월이 소요되는 과정이다. 2014년 8월에 의대 신입생이 되기 원하는 학생은 약 2개월 후인 2013년 6월에 원서를 접수할 수 있다. 물론 원서마감까지를 계산한다면 아직 반년은 남았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는 자녀의 말만 믿고 안심하고 있을 부모들도 있겠으나 그렇게 말하는 자녀는 아마도 이번 사이클의 의대입시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 할 확률이 훨씬 더 높은 학생이라는 것은 각오하기 바란다. 만일 자녀가 아직 MCAT도 치루지 않은 상태에서 이번 사이클 의대진학을 생각한다면 그리 바람직한 일정은 아니다. 4월에 3번의 MCAT 일정이 남아있지만 지금 지원을 한다면 자리가 없을 확률이 99%일 것이다. 5월에 있을 4번의 시험은 학기말 고사와 겹칠 수 있으니 차라리 뒤로 미루는 것도 나쁘진 않다.
아무튼 코앞에 닥친 이번 지원과정에는 악재가 꼈다. 연방정부가 긴축재정 상태에 접어든 탓에 비행기 여행을 위한 공항출입이 시간이 더 걸리는 일로 변한만큼 피부로 느껴질 일이 바로 의대진학에서도 느껴질 것이다. 일단 가장 큰 일은 의대 졸업생들이 거쳐야 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대한 정부 지원금이 대폭 삭감되므로 당분간 의대 졸업생들이 레지던시에 응시하는 과정에서 경쟁률이 높아질 것이다. 이는 곧 각 의대가 좀 더 경쟁력 있는 신입생을 선발하려는 노력을 할 것이고, 신설 의대에 대한 인가를 주는 과정에서 더 까다로운 기준이 적용될 것이다. 아울러 NIH가 의료연구에 지원하던 정부 지원금이 삭감되므로 의대들이 긴축재정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므로 장학금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그나마 학비가 저렴한 주립의대의 경쟁률을 부추기는 일이 되겠다. 물론 UCSF처럼 월등하게 뛰어난 주립의대에 진학하기란 언제나 힘든 일이지만 그에 비해 조금 수월했던 주립의대에 진학하기도 점점 힘들어 지겠다는 전망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준비가 잘 된 학생이라면 더 많은 의대로부터 합격통지를 받을 것이고, 뭔가 조금 부족해 보이는 학생을 선발하고자 모험을 하는 의대는, 특히 주립의대는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다.
매년 이맘때면 느끼는 것은 의대 입학사정관의 눈은 참 정확하다는 점이다. 좋다는 의대에서 합격통지를 받은 대부분의 학생들은 다른 좋다는 의대에서도 동시에 합격통지를 보내온다. 서로 장학금을 줘가며 그 학생을 데려가려고 전쟁을 한다. 의대학장이 학생 뿐 아니라 그 부모까지 개인적으로 저녁식사에 초대해 가며 스카우트 전쟁을 한다. 하지만 반대로 뭔가 조금 부족한 학생들은 대부분의 의대의 대기자 명단에 든다. 끝까지 피를 말리다가 합격하니 참 열심히 준비시켜서 대접받고 진학시키는 보람과 조금 부족하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준비시키길 잘 했다고 스스로 위안을 삼는다. 역시 좋은 평가를 받는 학생들의 공통점은 Patient Oriented Heart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3.8대의 학점을 보유한 한인 학생의 경우에 의대진학은 절대로 따 논 당상이 아닐 수도 있지만 최고의 대우를 받으며 진학할 수도 있는 분기점이다. 3.8에서3.9 사이의 학점에 리서치만 열심히 한 학생이 최상위권 의대에 진학하는 일은 없다. 좋다는 주립의대라면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지만 최상위권은 어렵겠다. 하지만 이 성적대의 학생이 자기만의 방법으로 환자중심의 사고방식을 행동으로 옮겼다면 최상위권 의대들에서 서로 데려가려고 할 수도 있다. 만점을 받고도 연구실에서 지낸 시간을 가장 자랑스러워 하는 의대 지원자라면 별로 좋은 지원자가 아니다. 특히 의대재정도 긴축되고 레지던시 자리도 위태로운 미국의 재정위기는 이번 사이클 의대진학을 더욱 어렵게 만들 테니 남은 2달을 어떻게 현명하게 준비할지 더욱 고민해야 할 일이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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