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지만 수의대에 진학하는 것도 어렵다는 말로 이해하시면 되겠다. 의대진학, 치대진학과 마찬가지로 수의대진학이 어려운 첫번째 이유는 수의사를 양성하는 수의과 대학원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과 캐나다를 합쳐봐야 수의과 대학원, 즉 편의상 수의대로 불리우는 College of Veterinary는 단 33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30군데도 안되는 미국내 수의대에 진학을 원하는 학생수는 한인 학부모들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다. 특히 미 중부지역 등 대도시 이외 지역에서의 수의사의 역할은 대도시 위주로 정착을 한 우리 이민자들이 이해하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한인 학생들이 수의대를 지원하는 경우의 대다수는 애완동물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전체의 1/3에 해당하는 수의사들은 가축을 돌보는 경우에 속한다. 물론 전통적으로 가축을 돌보는 수의사의 수가 더 많았던 현상이 애완동물을 돌보는 쪽으로 기울어졌고 그 비중은 계속 높아지지만 수의대에서 학생을 선발할 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이유는 가축을 돌보아야 한다는데 있다. 전통적으로 수의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궁극적으로 우리 인간들이 먹을 식재료인 가축, 즉 소와 닭이 건강하게 자라고 식용에 적합한 상태에서 도축되는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인간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직업이기에 입학기준이 당연히 엄격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물론 애완동물을 잘 돌보아서 인간의 행복지수를 높히는 것도 중요한 일이기에 또한 엄격한 입학기준이 적용되기도 한다.
많은 부모들이 어떤 수의대에 진학하려면 대학에서의 GPA가 얼마면 가능하냐는 질문을 우선적으로 하고 있지만, 필자는 이 지면을 통해 수의대의 정체성에 대해 이해를 돕는 것에 주력하고자 한다. 위에서도 언급한 수의사의 역할에 대해 일부 학생들은 수의사가 무슨 인간이 먹는 음식을 간수하는 존재냐고 반발을 할 것을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지만 문두에 강조한 이유는 수의대의 존재가치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지 못 하며 수의대에 지원하여 낙방하는 한인학생들에게 부모들이 꼭 들려줘야 할 얘기를 하고자 함이다. 한국에서의 수의대를 생각해보자. 수의대는 농대에 속해 있는 전공이다. 한국에서 서울대 농대 수의과에 입학한 친구나 친지를 둔 부모들이 많을 것이다. 이상하게 수의대는 대부분 서울대 출신인 듯 싶을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 글을 읽는 부모들의 시대에는 한국에 수의대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도 10개가 채 안되는 수의대가 한국에 존재하고 있다. 모두 국립대학에만 존재한다. 서울대, 충남대, 전북대, 경북대, 제주대 등 사립대학이 아닌 곳에만 존재한다. 미국에서의 수의대도 똑같이 생각하면 이해가 쉽게 될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수의대는 대도시 주변이 아닌 지역의 주립대학에만 존재한다. 코넬도 농대는 주립으로 나머지는 사립으로 양분되어 있다는 어려운 사실을 굳이 이해하지 못 해도 적어도 코넬이 대도시에 있지 않다는 것은 다들 아는 일이다. U Penn과 Tufts가 대도시에 있는 거의 유일한 수의대로 분류되지만 미동북지역에 위치한 수의대 분포를 감안한다면 놀라운 일은 아니다. 뉴욕주에는 코넬, 보스턴이 위치한 메사츄세츠 주에는 Tufts, 필라델피아가 지역에는 U Penn 수의대 외에는 없고, 그 외의 지역은 모두 주립대학이라고 봐도 무관하다 보니 자기 주에 거주하는 학생들을 우선적으로 선발하고자 하는 것도 한인학생들에게 불리한 점이다. 한인들의 대부분이 대도시 위주의 거주형태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수많은 UC 혹은 Cal State 대학중에 오직 UC Davis에 수의대가 있으니 그 경쟁은 당연히 치열하겠다. 다시 강조하지만 가축을 기르는 행위는 우리의 먹거리와 관계가 있고, 이를 농업이라 부르며 이것이 한국에서는 수의대를 농대에 포함시켰던 이유고, 미국에서는 농촌지역에 위치한 주립대에서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분야라는 것이다. 의대를 나온 사람이 모두 성형외과만 원하지 않듯 수의대를 나와서 모두 애완동물만 다루지는 않는다. 무엇이 더 좋다는 의미가 아니라 수의대의 설립이념을 이해해야 진학에 도움이 되겠다. 결론은 어떤 이유로 수의대에 지원하더라도 그 저변에는 인간애가 깔려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주요사항은 동물들과 충분한 시간을 보냈다는 검증과정이다. 수의대의 메카로 불리우는 코넬 수의대에 진학시킨 학생의 경우 대학생활동안 1,500시간이 넘는 Animal Experience Hour를 유지했으나, 코넬에서는 보통의 수준이라고 한다. 자기가 소유한 말을 자기가 관리하는 한인 학생이 드물다 보니 이해가 쉽지 않겠고, 방학이면 목장을 소유한 부모를 도와 가축을 돌보는 한인 학생이 많지 않다는 것이 우리 한인 2세들이 수의대에 진학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그렇다면 적극적으로 동물병원에서의 근무경력이라도 늘려야겠고 그 외에 Pet Rescue 등의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자기만의 경험을 바탕으로한 Personal Statement을 써야만 수의대진학이 의대진학보다 어렵다는 말을 그만 할 수 있을것이다.
남 경윤 / 의대진학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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