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열심히 준비했는데…”라며 부모 앞에서 펑펑 울던 아들의 얘기를 꺼내시며 필자 앞에서 눈물과 한숨을 보이시며 도무지 어떤 얘기를 해줘야 하냐고 물으시던 부모에게 필자가 할 수 있던 답은 “더 열심히 하면 되죠.” 뿐이었다. 말장난이 아니라 현실이다. 미국의대를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치고 열심히 안 하는 학생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부모가 전하는 A군의 준비상황은 필자의 귀에는 전부 기본적이고 누구나 다 하는 것들이었기에 결론은 학생을 필자가 만날 수 있게 주선하시라는 말로 만남을 정리했다. 아무리 자녀들과 소통이 잘 되는 부모라도 부모와 자식 간에 나누는 대화가 객관적이 되기가 쉽지 않고, 또한 대부분의 경우에는 부모들의 정보력이 자녀가 전하는 모든 것들을 이해하기에 부족하므로 학생을 만나보지 않은 상태에서 부모에게 해결책을 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믿는다. 아니 위험한 발상이므로 전혀 하고 있지 않는 일이다. 전문가의 잘못된 조언이 한 학생의 인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위에서 말한 A군은 NYU에서 3.8이란 학점을 유지하고, MCAT 35점을 받은 이 학생은 병원봉사, 리서치, 쉐도윙, 리더쉽 포지션 유지, 제 3세계 봉사 등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들을 갖추고 있었고, 영어성적도 뛰어나니 글쓰는 실력도 문제가 되지는 않는 경우이다. 부모의 말에 따르자면 자녀가 대학에 입학하는 날부터 필자의 칼럼을 매주 오려서 자녀에게 보내주며 읽게했다고 하니, 자녀교육에 온 정성을 쏟는 전형적인 따뜻한 가정에서 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잘 자란 학생임에 틀림이 없어 보인다. 사실 필자를 만나러 오며 필자의 칼럼들을 오려서 모은 두꺼운 스크랩북을 들고 오는 많은 부모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불쑥 들기까지 했다. 학생과 부모 모두 진짜 아는만큼은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안 좋다니 필자의 책임인 듯한 생각까지 들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마음이 불편한 상황에서 샌프란시스코 출장 중에 평소에는 바빠서 접하지 못 하던 런던 올림픽 경기를 시청하며 그 학생에게 줄 답을 찾은 듯 싶다. 즉, 대한민국 펜싱 국가대표 선수들의 전화위복 케이스를 자녀들에게 알게 하자는 것이다. 신 아람 선수가 미숙한 진행요원들 덕에 아주 긴 1초를 맞이했고, 그로 인해 동점상황에서 점수를 내어주어 패배를 맛본 이후 한국 펜싱선수들은 잘못된 판정의 빌미조차 주지 않으려고 적극적으로 승부를 펼쳐 놀라운 성과를 얻었다. 이 장면을 보며 바로 “절박함” 혹은 “절실함”이 우리 선수들에게 그동안 열심히 훈련한 본인의 능력을 충분히 아니 그 이상으로 발휘하게 했다고 느낀 사람이 필자만은 아니리라고 믿는다. 이 점을 자녀들에게 전하자. 한국인으로서 뿌리교육을 시키기에도 좋은 점이라고 믿지만 의대진학을 바라는 자녀뿐 아니라 어느 분야에서든 이 미국땅에서 본인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백인, 흑인, 히스패닉을 비롯한 다른 어떤 인종의 학생들이 노력하는 만큼만 노력해서는 부족다는 것을 알려야 우리 자녀들의 미래가 더 밝아지리라고 믿기 때문이다. 부모들이 생업에서 열심히만 해서는 특별한 성과를 얻을 수 없었던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더 열심히 하라는 얘기를 좀 더 효과적으로 전하기 위해서는 신 아람 선수가 겪었던 마음고생과 그 배경을 간접적으로 알려줘서 우리 자녀들은 그런 마음고생을 겪지 않게끔 해주는 것이 우리가, 평등의 나라라고 불리우나 실제로 살다보면 꼭 그렇지는 않은 이 미국땅에서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믿는다.

A군과 그 부모가 이 칼럼을 읽겠지만, 직접 전화를 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아울러 이제부터의 의대진학 세미나에서도 열심히 하는 학생들에게 왜 간절한 마음이 추가로 필요한지를 전달해야겠다. 절심함, 간절함, 혹은 다른 어떤 단어로 표현을 하든 우리 한인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인종별로 그리 평등하지는 않은 의대진학제도에서 동양계 학생으로서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남들이 하는 만큼의 열심,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알려줘야 하겠다. 필자가 말하는 열심히 하는 학생들은 잠잘 시간은 충분히 자며 만날 친구는 다 만나는 그런 학생들이 아니라 본인 나름대로는 많은 것들을 희생하며 자기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다. 몇 시간을 자야하는 지를 두고 부모와 언쟁을 한다면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학생이라고 분류하기는 쉽지 않으므로 간절함의 의미를 전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이번 런던 올림픽이 인생을 바꿔놓은 계기가 되기를 바래본다. 땀흘린 우리 선수들의 수고가 우리 자녀들에게도 도움이 된다면, 눈뜨면 들여다 보던 런던 올림픽 소식은 정말로 감사하고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다. 부모의 도움이 현실화되는 순간일 수도 있겠다.

남 경윤 / 의대진학 컨설턴트
703-835-0604
kynam@GradPrepAcade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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